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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최대 통신사인 Telefonica가 브라질 최대 통신사인 Vivo 인수를 추진했으나 포르투갈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브라질 Vivo S.A.는 브라질과 남미를 통틀어 가장 많은 5천만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통신사다. Vivo는 포르투갈 국영통신사였던 Portugal Telecom(PT)과 스페인의 Telefonia의 조인트 벤처(Brasilcel)가 브라질 통신사 몇 개를 인수하여 만든 통신기업이다.

Telefonica는 PT의 주식 9.2% 가량을 가진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Vivo는 브라질에 지역적으로 설립된 통신사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뭉친 회사다. Telefonica와 PT가 각각 소유하고 있는 통신사들을 Brasilcel이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Vivo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Brasilcel은 Vivo 지분의 60% 가량을 가지고 있다.

최근 Telefonica는 남미 지역 통신시장의 성장을 예상하고 이 지역에서의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PT와 공동 소유하고 있는 Vivo를 자사로 영입시키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그래서 Vivo의 대주주인 Brasilcel에 남아 있는 PT의 지분 전량을 71억 5천만 유로(약 93억 달러)에 매입하기로 결정하고 PT 주주들의 승인을 끌어냈다. 그러나 포르투갈 정부에 의해 이 계획은 무산되었다.

포르투갈 정부는 PT에 500주의 차등의결권을 지닌 비거래형 주식인 이른바 황금주(Golden share)를 이용하여 Telefonica로의 Brasilcel 주식 매각을 반대했다. PT 민영화 당시 포르투갈 정부는 500주의 황금주를 부여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Telefonica는 포르투갈 정부의 소수 황금주를 이용한 주식매입 반대를 비난했다. 현재 유럽연합에서는 황금주를 인정하지않는 분위기다. 판례로도 남아 있을 정도로 황금주에 대해 부정적이다.

결국 Telefonica는 EU 재판소에 포르투갈 정부의 황금주 사용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EU는 Telefonica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난 16일로 인수제의 기간을 연장했지만 결국 인수는 무산되었다. 결과적으로 포르투갈 정부의 반대때문이었다.

현재 남미시장은 거대한 이동통신시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인구와 생활습관 때문에 이동통신 시장에 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브라질을 제외한 나머지 남미 국가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어 언어의 문제도 통일되어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서유럽 국가들은 최근 경기 침체와 국가 부채 등의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인 최대 통신사인 Telefonica가 남미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 모르지만, 포르투갈 역시 남미 특히 동일 언어권의 브라질 통신시장을 스페인에게 넘겨 주는 것은 마뜩치 않았을 것이다.

현재 상태에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시장을 두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신경전이 어느 정도 정리될 때까지는 쉽게 결론이 나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베리아반도의 이웃한 두 나라의 복잡하게 얽힌 역사만큼이나 통신시장 경쟁에 있어서도 결코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황금주에 대한 비판 혹은 필요성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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