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난 7월 14일 SK텔레콤은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했다. 비록 올인원 55 이상의 요금제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는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이지만 테더링을 허용하여 무선 데이터의 기기 사용 제한을 사실상 없앴기 때문에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SKT의 무제한데이터 광고 (1)


그러나 발표 당일 QoS(Quality of Service) 제어 계획이 함께 소개되었고, 이는 데이터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졌다. QoS 제어에 들어가면 올인원 55 요금제의 경우 일 70MB로 사용량에 있어 제한을 받는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QoS 제한에 대한 생각을 Twitter에 올린 글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발표 당일 나 역시 이 부분이 있어 실질적인 무제한데이터 요금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QoS 제어라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기술적인 용어와 함께 사용량 제한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QoS(Quality of Service) 제어

QoS란 Quality of Service라는 말의 줄임말로 일반적으로 네트워크 품질과 관련된 용어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QoS 보장'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특정 서비스의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또 서비스 제어의 개념이 들어가 있어서 특정 서비스에 대한 우선권을 주는 것을 이르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그렇다면 SKT가 말하는 QoS 제어 조건은 어떻게 될까?

일반적으로 휴대폰에서 통화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기지국의 신호가 휴대폰에 도달해야 한다.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 얼마의 거리안에 있는 단말기가 기지국과 신호를 주고 받으며 통신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데, 이런 단위를 셀(Cell)이라고 한다.

이동통신망은 세포처럼 셀들이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어 통화를 하면서 이동해도 전화가 끊기지 않는다. 셀에서 다른 셀로 넘어갈 때 서비스를 유지시켜주는 방법을 핸드오버(Handover)라고 한다. 셀과 핸드오버 기능으로 인해 이동시에도 전화나 데이터 서비스가 끊기지 않는다.

또한 일반적으로 하나의 셀에는 통화나 서비스가 가능한 단말기의 숫자에 제한이 있는데, 기지국과 단말기 사이에 연결되는 통신 채널의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큰 행사장에서 통화불능이 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때 이동 기지국 차량으로 해결하기도 한다. 기지국을 늘여 통화채널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SKT의 무제한데이터 광고 (2)


데이터무제한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서비스 접속 요구가 많은 지역에서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단말기가 계속해서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 수용용량의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하나의 기지국에서 여러 채널을 제공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이 계속해서 채널을 점유하고 있다면 다른 사용자들의 접속에 제한을 받게된다. 일종의 망과부하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경우에 QoS 제어를 한다고 SKT는 밝히고 있다.

QoS 발생시 해당 지역(셀)에 있는 사용자 중에서 비교적 대용량 트래픽 서비스 사용자는 요금제에 따라 일시적인 사용허용 용량이 달라진다. 올인원 55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70MB까지로 제한되는데, 동영상 및 음악 등의 트래픽 유발 서비스의 사용제한이 실시된다. 다만 웹서핑, 이메일 등의 일반적인 서비스의 제한은 없다.

무제한데이터의 논란은 바로 이 시점에 발생한다. 과연 사용자들이 SKT의 QoS 제어를 받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제한데이터 요금제이지만, 망과부하로 인하여 QoS 제어를 자주 받는다면 실질적인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라고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궁금증은 지난주 금요일 저녁 SK텔레콤에서 열린 네트워크 실무자와의 간담회 자리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QoS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무제한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얼마나 자주 QoS 제어를 경험할 수 있는가?

SKT는 사용자 중에서 QoS 제어를 경험할 수 있는 경우는 0.01%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 8천개 기지국에서 동시에 과부하가 걸릴 확률을 1%로 잡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다시 특정 사용자가 QoS 제어를 받을 경우가 0.01%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주장을 100% 순순히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스마트폰이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로 인하여 트래픽에 대한 걱정이 없는 사용자들이라면 트래픽 과소비 경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본격적인 Tablet PC의 보급과 태더링 서비스까지 포함된다면 과부하 발생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핵심은 망의 과부하 발생으로 사용자의 QoS 제어 빈도가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은 실제 요금제 시행후 한 두 달을 지켜보면 자연스럽게 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Bottleneck
Bottleneck by icatu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바로 QoS 제어의 범위에 대한 것이다. 만일 자신이 QoS 제어에 걸린다면 하루 종일  QoS 제어가 유지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다. 망과부하 지역에 있고, 계속해서 그 상태가 유지된다면 QoS 제어를 받게 되지만, 해당 셀을 벗어나거나 해당 셀의 망과부하가 해제된다면 바로 사용자 QoS 제어도 풀린다.

이동을 하면서 무선데이터를 이용한다면 QoS 제어를 경험할 경우는 극히 드물어진다. 특정 셀에서만 고정 사용하더라도 망부하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역시 QoS에 대한 염려는 줄어든다.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위한 SKT의 준비

SKT는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출시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조치들을 내놨다. 서비스 지역을 크게 Large Area, Middle Area, Small Area로 구분하여 각각의 대응책을 내놨다.

넓은 지역(Large Area)을 커버하기 위해 4개(음성 3, 데이터 1)의 FA(채널)을 작년에 할당받은 주파수를 합하여 6개의 채널로 늘리고 데이터 채널을 현재 1개에서 3개로 늘리겠다고 한다. 또한 데이터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2011년부터 LTE를 조기 도입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3 섹터용 안테나


Middle Area는 기존 기지국 안테나인 3 섹터 안테나(하나의 안테나가 180도씩 커버하는 안테나 3개로 구성된 방식)를 6 섹터로 교체하여 접속요구를 수용하겠다고 한다. 6섹터 솔루션은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우선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존 3 섹터 안테나는 신호의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형태로 6 섹터 방식으로 교체하면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각각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수용용량은 분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mall Area는 주로 건물안이 많기 때문에 펨토셀을 적극 도입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Wi-Fi를 추가하여 사용자들의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전략인데, 올해 안으로 15,000 국소에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한다. 펨토셀은 유선 네트워크를 3G 신호로 변환하여 소형 기지국 역할을 하는 장비를 말한다.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스펙트럼이 넓었으면

7월 14일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발표때부터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올인원 55 요금제 이상에만 해당된다는 점이다. 월 5만 5천원(부가세 제외)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야만 무제한이 가능하다는 점은 무선 데이터 위주 사용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올인원 55 이상의 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무료문자 제공 기준에 따라 다시 요금이 차등화되는 구조인데, 음성통화량이 적은 일반 사용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무제한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한 원가산정에 있어서 하한선이 있기 때문이겠지만, 한단계 낮춰 올인원 45부터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쉽지만 테더링 허용과 mVoIP의 허용 부분은 무제한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발표 한 달을 훌쩍 넘긴 8월 26일에야 방통위의 인가를 받고 서비스에 들어간 SKT의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방통위의 요금인가가 늦어진 것은 QoS 제어에 대한 해석 때문이었다. 방통위는 QoS 제어로 인해 무제한이라는 표현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소비자에게 올바른 고지를 조건으로 요금제를 인가했다.

그러나 QoS 제어 횟수는 실제 운영을 통해서만 밝혀질 수 있고, 결과를 바로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직은 조심스럽게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만일 연말까지 무제한데이터 요금제가 큰 문제없이 운영된다면 QoS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줄어들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QoS 제어가 지속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는 점에서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데이터 서비스뿐만 아니라 테더링을 통한 서비스 역시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무선데이터 다량 사용자로부터는 절대적으로 환영받을 것 같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