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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미국 최대의 케이블 TV 사업자인 Comcast는 GE가 소유하고 있던 NBC Universal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NBC Universal 지분 51%를 137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한다며 규제당국의 승인을 요청했다.



2009/12/04 - [기술 & 트렌드] - Comcast, NBC Universal 인수

인수발표 1년이 지난 지금 미국 FCC는 Comcast의 NBC Universal인수에 대해 조건부 승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Comcast가 현재의 상태 그대로 NBC Universal을 인수할 경우 미디어 서비스 시장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연합은 올 7월에 아무런 조건없이 Comcast의 NBC Universal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케이블 TV 사업자의 공중파 방송사 인수는 여러가지 상황과 맞물려 잠재적인 문제점 몇 가지를 안고 있다.

우선 Comcast는 위성 방송 사업자, 공중파 방송사와 경쟁관계에 있으며, 인터넷 사업분야에서는 통신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NBC Universal을 인수하게 되면 주요 방송 콘텐츠에 대한 장악력이 생기게 되며, 이를 이용하여 최악의 경우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거나, 공급한다 하더라도 경쟁사가 불리한 조건에 공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DirecTV 같은 위성 방송 사업자는 미국내 주요 방송 사업자인 NBC Universal의 방송 콘텐츠를 공급받아 재전송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경쟁사인 Comcast와 협상을 벌여야 한다. Comcast가 케이블 TV 사업의 경쟁사인 위성 방송사에 좋은 조건의 콘텐츠 제공 협상을 진행할 리 없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Comcast의 경쟁 케이블 TV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NBC Universal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Hulu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Walt Disney의 ABC, News Corp.의 FOX와 함께 약 30%의 지분을 가진 기업으로 Hulu 콘텐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NBC를 Comcast가 인수하게 되면 케이블 TV 사업의 경쟁인 온라인 비디오 사업에 대한 견제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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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케이블 TV 사업자들의 사업 영역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방송과 통신 환경의 변화와 소비자의 콘텐츠 이용 행태의 변화는 케이블 TV 사업자들의 변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Comcast에게 위성 방송 사업자와 케이블 TV 사업자와의 경쟁은 전통적인 영역에서의 싸움이었지만, Hulu같은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는 최근에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경쟁 서비스가 되었다.

Hulu뿐만 아니라 우편 DVD 체인인 Netflix와 주요 통신사들의 자체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Amazon과 Apple, Google 등의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등은 케이블 TV 사업자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여기서 성공의 관건은 방송 콘텐츠의 제작과 확보 능력인데, Comcast가 NBC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면서 갈등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FCC는 Comcast의 NBC Universal 인수건에 대해 Julius Genachowski(줄리어스 제나쵸스키) 의장 명의의 인수 승인 조건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부당 경쟁 부분들에 대한 문제 해소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CC는 공공의 이익과 시장의 건전성 확보, 공정한 경쟁 등의 목적으로 두 거대 기업의 승인 심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 Comcast의 경쟁 사업자들의 우려를 반영하여 승인 조건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현재 FCC 의장의 조건부 승인안은 네 명의 FCC 위원들이 회람하고 검토하고 있으며, 각자의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의장을 포함한 5명 중에서 3명 이상의 승인으로 공식적인 입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검토와 조정에 들어가는 시간은 일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FCC의 조건부 인수 승인이 나더라도 최종적으로 미국 대법원의 승인도 거쳐야 한다. 그만큼 이번 Comcast의 NBC Universal 인수건은 미디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FCC와 Comcast는 인터넷 망중립성 문제로도 계속 대립해왔다. 망중립성 논의의 구체적인 발단이 Comcast의 P2P 사용자 제재로부터 시작되었고, 곧이어 FCC의 Comcast 제재로 이어졌었다. 

Comcast의 NBC Universal 인수 승인 건은 내년 1월 중에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좀 더 빠른 승인 심사가 가능했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자료를 수집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케이블 TV 사업자 Comcast가 NBC Universal의 인수를 완료하고 정상 운영하게 되면 거대 '미디어 파워 하우스'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새로운 Comcast는 케이블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와 NBC의 방송과 미디어 콘텐츠를 동시에 가진 강력한 사업자로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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