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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Jobs가 없는 Apple을 상상하는 것은 무언가 좀 어색하다. Apple의 미래를 논할 때 Steve Jobs가 빠진다는 것은 김 빠지는 일이다. 현재 Apple의 유일한 위험요소가 바로 CEO Steve Jobs라는 이야기는 맞는 말이다. 그만큼 오늘의 Apple과 앞으로의 Apple에 있어서 Steve Jobs는 중요한 인물이다.

Steve Jobs가 미국시각으로 월요일 병가를 위해 Apple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9년 1월에 병가를 위해 6개월 휴직한다고 밝힌지 꼭 2년만이다. 그는 2004년 췌장암 수술에 이어 2009년엔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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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어떤 이유로,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한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으며, 대신 Apple CEO직은 계속 유지하며 중요한 의사결정은 관여할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주주들과 시장에서의 동요를 막기위한 발표로 보인다.

이번에도 지난 2009년처럼 CEO 역할은 현재 COO인 Tim Cook이 맡아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한다. Steve Jobs의 두번째 병가 소식이 발표된 날은 마틴 루터킹 데이라는 기념일로 뉴욕증시가 휴장한 날이다. 그리고 분기 실적 발표 하루를 앞둔 날이었다.

Steve Jobs의 부재, Apple의 고민이자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


오늘날 Apple의 성공은 Steve Jobs가 이룬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Jobs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다. 어려움에 처한 Apple에 복귀 후 iPod과 iTunes로 Mac PC에 이어 새로운 비즈니스 사슬을 구축하였고, 2007년 iPhone 발표와 함께 급성장을 이룩했다.

Apple 내부의 주요 인사들과 Steve Jobs가 함께 이루어낸 성과겠지만, Jobs의 리더쉽과 카리스마는 Apple 제품이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었음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또한 그만큼 Steve Jobs는 Apple의 성장과 떼어놓을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iPhone은 발매 4년만에 1억대 출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가는 300 달러를 훌쩍 넘었고, 시가총액으로 3천억 달러를 넘었다. 시총기준으로 소프트웨어 자이언트 Microsoft도 제쳤고, 주식시장 전체에서는 Exxon Mobil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Tablet 컴퓨터 시장도 흔들어놨다. Mac PC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Gartner에 따르면 Mac PC는 2010년 4분기 미국 PC 시장에서 9.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성장하고 있다. 1위 HP부터 4위 Toshiba까지 모두 Windows 기반 PC 제조사들인데 이들 제조사들과 쟁쟁하게 맞서고 있다.

이처럼 근래 2~3년간 세계 IT 시장은 Apple을 빼고는 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iPhone과 App Store, iPad, iTunes 등 하드웨어, 서비스 등 Apple이 기준이 되어 경쟁하는 구도로 바뀌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Apple의 공헌은 지대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Apple의 최대 위험요소는 아이러니하게도 Steve Jobs 자신이다. Apple 혁신의 원천이며, Apple 저력의 기반인 Steve Jobs는 시대의 아이콘이며, Apple의 희망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Apple에게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인물이기도 하다.

분명 Apple 내부적으로나 Steve Jobs 자신도 후계구도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나름대로 준비가 되고 있었을 것이다. 대체적으로 Steve Jobs를 이을 인물로 현 COO인 Tim Cook을 꼽고있다.  

Apple COO, Timothy D. Cook


Tim Cook은 1998년 Steve Jobs가 Apple CEO로 복귀후 그가 직접 뽑은 참모였다. 당시 Compaq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Jobs가 러브콜을 했다. 꼼꼼한 성격에 빈틈없이 일처리 하는 성격의 Cook은 Steve Jobs와 호흡이 잘 맞았다고 한다.

Jobs가 일을 벌이면 Cook이 마무리를 하는 형태가 많았고, 공급망(Supply Chain) 전문가인 Cook은 Apple 제품의 부품 수급과 완제품 공급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iPhone과 iPad 등 Apple의 인기제품의 공급전략은 Tim Cook이 맡고 있다. 

최근 Tim Cook은 대외행사에 Steve Jobs를 대신하여 자주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Verizon Wireless iPhone 발표 때에도 나왔고, 분기실적 발표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언론이나 주주들에게도 자신의 존재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으며, Steve Jobs를 이을 인물로 조금씩 부각되고 있다.

Tim Cook의 CEO 대행은 2004년 Jobs의 췌장암 수술 때와 2009년 간이식을 위한 병가 때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당시 나름대로 Apple을 무난하게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연봉도 5,900만 달러(한화 약 650억원)를 받았다. 기본급이 80만 달러였지만, 보너스가 5백만 달러, 제한주 부여와 각종 보상을 합쳐 6천만 달러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다. Cook은 또 Nike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어 Nike로부터도 보수를 받고 있다.

한때 HP CEO로의 영입설이 오르기도 했지만, Tim Cook은 Apple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Apple을 떠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Apple COO 자격으로 Apple 경영 전반을 맡고 있는 Cook이기에 Steve Jobs로부터의 신뢰도도 높다. 

이번 Steve Jobs의 병가는 여러가지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최고의 주가와 시가총액으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iPhone과 iPad로 모바일 시장에서 정상의 위치에 올랐으며, 차세대 제품 로드맵이 정립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포스트 Steve Jobs 시대를 준비하는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병가를 통해 Apple에서 Steve Jobs의 영향력을 서서히 줄이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켜 기업의 성공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비춰진다. 물론 Steve Jobs의 실질적인 치료도 진행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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