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든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배울 기회를 잃는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기본적인 의무교육뿐만 아니라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배우는 청소년의 경우 어른으로 성장해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서 학교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학생들의 일탈은 보통 무단결석과 함께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등교와 학교생활은 중요한 교육의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학생의 무단결석은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사회적인 문제로 커질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Anaheim Union High School District(이하 애너하임 교육청)은 GPS 수신기가 내장된 단말기를 통하여 학생들의 등하교 관리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애너하임 교육청은 달라스에 위치한 AIM Truancy Solutions에서 개발한 단말기를 통해 무단결석을 3회 이상 행한 7, 8 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6주간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무단결석 학생이 AIM 단말기[각주:1]를 받으면, 아침 등교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전화가 걸려서 학교갈 시간임을 상기시켜 준다. 또한 등교를 시작할 때와 도착하면 단말기를 통해 현재 위치를 전송해야 한다. 점심 시간 때에도 하교시간에도 위치 코드를 보내야 하며, 오후 8시에도 보내야 한다.

모양은 휴대폰처럼 생겼지만 사실상 전자팔찌나 족쇄와 다를 바 없는 장치인 셈이다. GPS와 이동통신망을 기본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현재 위치는 언제든 좌표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멘토 프로그램까지 가입하면 일주일에 3회 이상은 전담 코치가 전화를 걸어 상담도 해준다. 학교 생활이나 가정 생활에 어떤 문제는 없는지 멘토링을 해주는 것이다.

이 장치를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는 AIM Truancy Solutions의 지역 책임자인 Miller Sylvan에 따르면, 전자팔찌나 전자족쇄와 달리 휴대폰처럼 생긴 단말기는 학생들에게 거부감이 적고, 휴대가 간편하며 효과도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너하임 교육청은 6주간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AIM 단말기는 대당 300-400 달러 수준이며, 학생 1명당 하루 8 달러 정도의 금액이 지출된다고 한다. 교육청은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통 18,000 달러의 비용을 지출할 것이라고 한다.
 
비용은 모두 주정부에서 지원한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무단결석을 하면 범죄에 노출되어 갱단에 가입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를 막기위해 지원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학교는 학생들이 무단결석을 하면 1인당 하루 약 35 달러의 손실을 보는데 하루 8 달러 수준으로 학생들의 무단결석을 막을 수 있다면 손해는 보지않는 셈이다. 

업체에 따르면 6주간의 AIM 단말기를 통한 무단결석 방치 프로그램은 산안토니오와 발티모어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었고 등교율은 77%에서 97%까지 올랐다고 한다. 또한 시범기간이 끝난 후에도 등교율은 93%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혀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들이 AIM 단말기를 지급받고 이를 통해 등교율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법률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유없이 의무교육을 받지 못하게 학생을 방치하는 부모는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

무단결석을 계속하는 학생의 경우 주법에 따라 해당 학생은 청소년 가정 교육 센터 입소 명령이 떨어지고, 학생의 부모는 약 2천 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만일 학생이 AIM 단말기를 분실하게 되면 부모가 변상해야 하기 때문에 단말기 고의 분실에 대한 준비도 되어 있다. GPS와 이동통신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분실시에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한다.

물론 지역 교육청의 이런 결정에 반발하는 부모들도 있다. 자신들과 자녀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받는 것 같아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녀들의 등교율이 높아지는 것은 범죄의 위험이 줄어드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다수의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GPS와 이동통신은 우리가 더욱 편리한 생활을 위해 제공되는 기술이지만, 때로는 우리를 감시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비록 학생들의 무단결석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서비스지만, 운영 주체의 엄격한 책임감과 윤리 의식이 바탕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2010/02/19 - 학교가 나눠준 노트북 웹캠은 스파이캠이었다

청소년의 교화 목적을 위한 기술의 활용은 사생활 및 인권 침해의 요소가 없는지 잘 판단하여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기술 이전에 사회의 관심이 무엇보다 올바른 청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비록 미국의 상황이지만, 선생님과 가족이 아닌 기술로 청소년을 교화시킨다는 점은 어딘가 개운하지 못하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서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데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1. AIM은 Attendance Improvement Management의 약자로 '등교율 향상 관리'로 해석할 수 있다. [본문으로]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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