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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la Mobility Korea는 지난 3월 29일 최초의 Android 3.0 Honeycomb 기반 타블렛 컴퓨터인 Xoom을 국내에 공개했다.

Google이 타블렛 컴퓨터 전용 OS로 발표한 Honeycomb을 탑재한 첫 제품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진 Xoom은 듀얼코어 1GHz Tegra 2 CPU를 탑재했고, 1GB DDR2 램, 32GB 내장 메모리를 장착했다.

10.1인치의 WXGA(1280x800) 와이드스크린을 장착했으며, 1080p HD 영상을 재생하고, 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듀얼 LED 플래시)를 통해 720p의 HD 동영상 녹화를 지원한다. 전면 200만 화소 카메라를 통해 영상통화가 가능하며, HDMI 출력을 지원하여 대형 스크린으로 동영상과 사운드 출력이 가능하다.

Xoom은 이미 연초에 벌어진 CES와 MWC를 통해 자세히 알려졌고, Apple iPad에 대적하는 Android 진영의 대표 제품으로 각인되어 있다.


Xoom은 이제까지 발표된 타블렛 컴퓨터 중에서 가장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자랑한다. 듀얼코어 CPU를 비롯하여, 램 사이즈도 DDR2 1GB를 장착하여 넉넉해진 사용성을 과시하고 있다.

Android 3.0 Honycomb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드려는 Motorola의 노력은 제품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CPU와 RAM뿐만 아니라 영상채팅 지원과 500만 화소 카메라와 듀얼 LED 플래시를 통한 720p의 HD급 동영상 촬영 기능 등은 다분히 iPad 1세대를 겨냥한 것이었다. 1080p의 Full HD급 영상 출력과 HDMI 외부 출력은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잘 드러나 있다.

Xoom은 고화질의 영상출력과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한 게이밍 기능, 영상통화 및 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를 대표적인 기능으로 내세웠다. 비즈니스맨을 위한 업무 지원 기능은 강조하지 않았다. 랩독(lapdock)을 내세운 Atrix폰과는 대조적인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국내 출시 발표 프리젠테이션에서도 iPad 2와의 신경전은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iPad 2의 Video Mirroring과의 직접 비교로 신경전을 벌였다. iPad 2와의 영상 출력[각주:1] 장면을 비교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국내 시장 구도 역시 iPad 2와 Xoom이라는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의도다.

iPad 2와의 경쟁은 제품 출시 통신사에서도 드러나는데, SKT 단독으로 출시된다. KT가 iPad 2를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SKT 역시 iPad 2를 출시하겠지만, KT보다는 SKT를 통한 판매가 iPad 2와의 경쟁 구도에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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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 발표 자리에서도 판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제품 원가면에서 iPad 2에 비해 확실히 높기 때문에 출시되더라도 iPad 2와 같거나 비슷한 가격을 맞추기는 힘들 것 같다. 사실 Motorola의 최대 고민이 바로 출시 가격이다.

가격의 장벽을 넘는다 하더라도 또 다른 장벽이 버티고 있다. 그것은 바로 Android 타블렛 전용 App의 열세다. iPad 2를 선택하려는 고객의 상당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iPad용 App 활용에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의 경쟁 요소였던 애플리케이션 마켓 경쟁이 그대로 타블렛 시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발표회 자리를 통해 Xoom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강조했는데, 게임이나 콘텐츠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뒷받침이 없다면 단지 하드웨어 성능만 좋은 타블렛 컴퓨터로만 남을 공산이 크다. 이는 Motorola만의 고민이 아니라 Android 진영 전반의 고민이다.

최고 사양을 위해 희생한, 제품의 무게와 두께 역시 iPad 2에 비해 불리하다. CTIA를 통해 발표된 삼성전자의 Galaxy Tab 10.1에 비해서도 무겁고 두꺼워 지면서 또 다른 단점으로 떠올랐다.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릴 경우 소비자들에 의한 입소문은 Xoom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게임의 룰을 바꾸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Xoom이 출시되면서 Android 타블렛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커졌다. Apple iPad가 타블렛 컴퓨터 시장에서 독주하는 구도에서 진정한 경쟁 상대를 만났다는 구도로서 Xoom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이전에 삼성전자의 Galaxy Tab이나 Dell Streak 등이 출시되었지만 iPad와 직접적인 경쟁구도를 만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3월 2일 Apple이 iPad 2를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는 다시 바뀌었다. 전작인 iPad 1세대에 비해 큰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는 없었지만 제품 가격을 동결시키면서 상대적으로 Android 타블렛 컴퓨터 가격들이 iPad에 비해 높은 가격대로 비쳐졌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타블렛 컴퓨터는 iPad 2와 가격 맞추기에 돌입했다.

Xoom은 iPad 2와 본격적으로 맞붙는 Android 진영의 선봉장이다. 또한 같은 Honeycomb 기반의 타블렛들에게 레퍼런스 타블렛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최소한 Xoom과 비슷한 성능 혹은 그 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심어주는 제품이기도 하다.

이처럼 Xoom의 상징성은 충분하지만 시장에서의 성공은 다른 이야기다. 현재 타블렛 컴퓨터 시장을 바라보는 소비자 측면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조되고 있다. Apple iPad가 만들어 놓은 구도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Motorola가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구도하에서 경쟁하려면 iPad 2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가지면서 성능의 우수성을 장점으로 내세워야 한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 확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관점에서의 시장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하드웨어적인 우수함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활용도를 강조하고, 이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 구축이나 사례를 만드는 것이 유리할 것 같다. Google 서비스 혹은 자체 서비스를 통해 SaaS나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비즈니스 활용도로의 접근이 답으로 보인다. 전략적인 Third Party와의 제휴를 통한 전용 비즈니스 솔루션의 공급도 생각해 볼만하다.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

Xoom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iPad 2와의 직접적인 경쟁구도다. Apple이 구축한 게임의 룰을 따르게 되면 Xoom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이미 가격은 Apple이 많은 우위를 확보한 상태다. 뛰어난 하드웨어는 현재의 게임에서는 월등히 유리한 조건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Xoom은 과연 어떤 전략으로 시장을 풀어나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엔터테인먼트보다는 비즈니스 쪽이 나아보인다.

  1. iPad는 4:3 비율의 출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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