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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화두에 오른 것은 이른바 '창조경제'라는 것이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 핵심 키워드는 융합' 등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기저에는 기존의 산업보다는 더욱 혁신적인 산업 경제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ICT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과의 융합이 화두가 되고 있다. 여기에는 청년창업과 같은 일자리 창출 및 실업난 해소라는 사회적 요구가 함께 맞물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청년창업 아이템으로 급속히 떠오른 것은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Start Up)기업들이다. 1인 창업이 가능하며, 적은 자본으로도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는 앱 개발은 많은 젊은 예비창업자들을 설레게 했다. 물론 이런 바람이 최근 몇 년간 지속되었지만, 성공적인 창업으로 이어졌는지는 좀 다른 얘기다.
Wall Street Journal은 얼마전 블로그를 통해 숫자를 중심으로 세계 앱 경제(App Economy)에 대한 짧은 글을 하나 게재했다. 앱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이미 앱으로 창업을 한 분들은 한번쯤 읽어볼만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원문 : The Surprising Numbers Behind Apps
(이하 본문 이미지 출처 : WSJ 블로그)
● 앱 경제 규모
Gartner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앱 시장의 규모는 약 250억 달러 수준이며, 2015년에는 45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작년의 154억 달러 규모보다 약 62% 늘어난 수준이다.
250억 달러는 작년 극장용 영화 매출의 두 배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상업용 극장 영화 시장보다 커진 시점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수많은 앱들이 개발되어 소비자들에게 선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2008년 7월 첫 선을 보인 첫 모바일 앱 스토어인 Apple의 App Store는 약 80만개, Google의 Play 스토어는 70만개, Microsoft의 Windows Phone Marketplace는 12만 5천개의 앱이 등록되어 있다. 그 다음으로 Amazon AppStore가 7만개의 앱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앱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우리가 가진 스마트폰에서 자주 사용하는 앱은 10개 내외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1년 동안 약 63%는 바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고작 37%의 앱만이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사용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앱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는 뜻이다.
● 앱 사용 시간
Flurry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약 8개 앱 정도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생각보다는 많은 숫자의 앱이지만, 이들 8개 정도의 앱으로 하루에 약 2시간 정도를 보낸다고 한다. 2년전인 2010년보다 약 두 배 정도 늘어난 시간이다. 그만큼 앱 사용시간은 늘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경우 TV 시청시간과 웹 서핑 시간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앱을 사용하는 시간은 두 시간(120분)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는 어떤 나라도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
조만간 자연스럽게 TV를 시청하는 시간보다 앱을 사용하는 시간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한 앱은 TV같은 동영상 미디어, YouTube같은 스트리밍 미디어가 다 포함되어 있어 미디어 재생기로서의 역할도 확대해 나가는 상황이다.
앱 사용시간은 늘지만, 그렇게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 사용시간의 43%는 게임인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아직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스마트 기기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사적인 물건이라는 의미다. 짧은 시간 집중하기 좋은 기기로서 스마트 기기는 인정을 받고 있으며, 가장 우선은 게임을 즐기는 도구라는 점이다.
게임에 이어 SNS는 26%로 뒤를 이었다. 네트워크 연결이 일상화되면서 소셜 활동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특히 Facebook이나 Twitter를 비롯하여 Vertical SNS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사용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사용시간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큰 맥락에서 본다면 모바일 메신저도 SNS로 볼 수 있다.
유틸리티 앱 사용이나 생산성 앱은 의외로 사용시간이 짧은 편이다. 유틸리티 앱들은 특수한 목적에서 가끔씩 사용하고 한번에 사용하는 시간이 짧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반면 생산성 앱들은 사용시간은 비교적 다른 앱에 비해 길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2% 정도의 사용비율을 가진다는 것은 결국 아직 기업용 디바이스나 개인의 경우에도 생산성을 위한 도구로 활용은 초기단계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 보급이 늘어난다는 점과 기업에서의 업무용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생산성 앱의 사용시간이 늘어날 여지는 얼마든 있다. 앱 개발자라면 이런 부분을 노리고 태블릿용 앱과 B2B 시장을 겨냥하여 개발을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 앱 판매 가격과 수입
App Store와 Google Play에서 각각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무료 앱들이다. 소비자들의 사용비율이 높은 게임 앱의 경우에도 유료보다는 무료가 훨씬 더 많다. 광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한 것도 있고, 무료 속에서 유료 앱으로의 전환을 고려한 것들, 또한 In-App Purchase(IAP) 모델도 많다. 게임에서는 일종의 Freemium 전략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켓의 양대 축인 Apple App Store와 Google Play는 각각 56%와 72%의 앱들이 무료다. 마켓 사업이 늦은 Google Play의 경우 수적인 열세를 무료 앱의 등록으로 보강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등록의 용이함과 더불어 관리보다 자율을 중요시 하면서 앱 등록이 크게 늘어났다. Google의 정책이 맞아들어갔지만 그 후유증도 점점 커지고 있다.
Distimo에 따르면 2012년말까지 Apple App Store의 평균 앱 가격은 3.18 달러로, Google Play의 3.06 달러보다 0.12 달러 높았다. iPad 앱 평균가는 4.44 달러로 태블릿은 스마트폰 앱에 비해 좀 더 평균가가 높다. 미국 스마트폰 유저들의 87%는 App Store와 Google Play 사용자다.
App Store에서는 1 달러 미만의 앱은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1~2 달러는 9%, 2~3 달러는 4%, 3 달러 이상은 8% 분포를 보이고 있다. 반면, Google Play의 Android 앱은 1달러 미만이 6%, 1~2 달러대가 12%로 유료 앱 가격층이 가장 넓게 차지하고 있다.
5년째를 접어들고 있는 App Store도 속을 들여다 보면 독립 앱 개발자들이나 앱 개발 스타트업들에게는 긍정적이지 않다. App Store 상위 250개 퍼블리셔의 2%만이 새롭게 진입한 사업자들이다. 그만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고착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EA, Gameloft, Popcap 등 덩치 큰 퍼블리셔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스토어 상위권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활발히 벌이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Kakao Talk에 올라가는 앱들이 다수 포진하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앱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GigaOM Pro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간 수입이 15,000 달러 이하인 개발자는 34% 정도이며,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는 35,000 달러 이하 개발자는 65%를 차지하고 있어서, 앱을 통해 수익을 제대로 거두는 개발자는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2%의 개발자들만이 10만 달러 (약 1억 원) 수준의 연간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평균 연간 수입은 4만 5천 달러로 나타났다. 65%가 3만 5천 달러 미만이므로 상위 수익 발생 개발자는 상대적으로 큰 돈을 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평균적인 개발자의 모습을 조사해 보니, 대상자의 40%는 29세 이하 젊은 개발자들이며, 남자가 94%를 차지하여 앱 개발자는 주로 남성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앱 개발 경력이 2년 미만인 개발자가 49% 정도이며, 전업 개발자는 39%, 38%는 대학졸업 이상 학력자들이었다. 설문 조사 대상 개발자의 54%는 북미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1인 개발자는 40%, 2~3인 개발기업은 27%로 나타나서 1인 창업의 아이템으로 앱 개발은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2012년 9월 GigaOM Pro가 웹 기반으로 352명의 응답자를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다.
◆ 앱 비즈니스, 다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한 시점
앱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등장은 벌써 4년이 넘었으며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초기 시작만 하면 일정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치열한 경쟁 속에 아이디어의 독특함과 탄탄한 시나리오, 적절한 마케팅 등이 수반되어야 겨우 성공 기회가 주어질 정도가 되었다.
1인 혹은 2~3명이 창업한 스타트업들은 아이디어 경쟁에서도 이겨야 하고, 스토어 진출 때에는 쟁쟁한 퍼블리셔들과도 싸워 이겨야 한다. 짧은 앱 라이프 사이클은 앱 비즈니스의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순발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플랫폼 비즈니스는 많은 자금과 사용자의 욕구를 잘 읽어야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모두가 Angry Birds의 Rovio가 될 수 없고, 누구나 Kakao Talk을 만들어 대박을 낼 수 없다. 짧은 개발 기간만큼 격렬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으며, 끊임없는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싸움에서 이겨낼 수 없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의외로 앱을 통한 쉽고도 안정적인 사업을 만들 수도 있다. 앱만을 중심에 두는 사업을 하지 말고, 앱을 사업에 활용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만하다. 바로 융합 앱(Convergence App) 혹은 기존 비즈니스에 모바일 기술과 앱을 접목시키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Nike+ FuelBand
Nike+의 운동화 깔창에 설치하는 센서 모듈이나 자동차 OBD 단자에 연결하여 차량 진단 혹은 다양한 기능으로 스마트 카를 만드는 Automatic Link 등은 좋은 사례다. 헬스케어나 메카트로닉스와 모바일을 접목시키는 앱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의외의 좋은 융합 사례가 나올 수 있는 분야다. 앱은 해당 비즈니스에서 부가적인 사업이며, 기기나 단말기 사업, 서비스 자체가 메인이 되는 사업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아니면 아예 Uber Taxi같은 사업 모델로 뛰어드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기존 우리 주변의 산업들을 잘 관찰하여 모바일과 융합을 시켰을 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스마트시계와 스마트안경은 모바일 기술의 집약체로 탄생한 제품들이다. 이미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거나, 곧 상용화될 제품들인 이들 스마트 디바이스들은 모두 기존의 스마트폰에서 구현된 기술과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다.
Kickstarter 같은 Crowd Funding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 제조의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최근 트렌드는 이러한 자금 확보 방식을 통해 쉽게 접근하기 힘들었던 모바일 제조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Crowd Funding 시스템 도입이 멀지 않았다.
이미 비ICT 사업을 하고 있다면 이를 모바일 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 사항이다. 가게와 상품, 서비스, 사업을 알리고 영업기회를 만드는 방법으로 브랜드 앱을 개발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앱 비즈니스를 생각한다면 꼭 앱만을 중심에만 두지 말고, 사업(상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앱을 활용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앱 자체보다는 앱을 사업에 이용하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앱을 통해 가치있는 경험을 선사하거나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앱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앱 비즈니스도 이젠 다음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