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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면서 가장 피곤한 일 중 하나는 기저귀 가는 것이다. 아이가 세상에 처음 나와서 소변과 대변을 가리는 일은 인간이 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어른들은 말한다. 영유아의 대소변 처리는 오롯이 부모의 몫으로 육아의 어려움을 대변하기도 한다.
영유아를 둔 젊은 부부의 쇼핑목록 중 기저귀는 빠지지 않는 필수 아이템이다. 지금은 종이 기저귀가 나와서 때에 맞춰 갈아주면 되지만 예전 우리 어머니들의 시대에는 기저귀 갈기가 어린 자식을 키우기 위한 필수적이며 고된 과정의 하나였다. 소위 천기저귀 빨래는 육아의 노동의 대표적 사례로도 꼽히기도 했다.
브라질 하기스(킴벌리 클라크의 대표적인 기저귀 브랜드)는 재미있는 아이템을 선보였다. 육아잡지가 아닌 IT 뉴스에 등장했는데, 바로 TweetPee라는 디바이스 덕분이다. 아기가 소변을 보면 트위터로 알려주는 센서가 그 주인공이다.
TweetPee : http://www.huggiestweetpee.com.br/
기저귀 위에 부착하는 작은 기기는 습도를 파악할 수 있는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아기가 착용하고 있는 기저귀 위에 새모양의 기기를 부착시켜 두면, 아기가 오줌을 싸게 되면 습도 센서를 통해 상태를 파악하고 지정된 Twitter 계정으로 트윗을 날린다.
트윗은 센서의 정보에 따라 '기저귀 갈 시간', 조금 쌌어요', '전혀 걱정 마세요' 수준의 트윗을 지정된 트위터 계정으로 보내준다. 물론 해당 계정은 아이의 부모님일 것이다. 아이를 돌보고 있겠지만 육아를 통한 경험보다는 과학적인 센서를 활용하여 정확한 타이밍에 기저귀를 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기저귀 갈 시기를 알려주는 것이지만, 기저귀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킴벌리는 아주 현명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다. 기저귀 갈 시간과 기저귀 소모량을 간단하게 기록하게 되므로 다음에는 얼마나 많은 기저귀를 확보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기저귀 판매에 적합한 타이밍도 함께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 센서를 만든 Huggies Brazil은 아직 센서 디바이스의 가격과 발매일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앱에 대해서도 자세히 공개하지 않아서 어떤 기능들이 제공되는지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트윗을 제공하는 기능과 기저귀 사용량 관리 수준은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기에 기저귀를 주문하는 기능까지 포함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Huggies의 TweetPee가 던져주는 시사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센서와 무선통신을 이용하고, 스마트폰의 앱과 연동할 수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것들을 구현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무선 통신을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최고의 개인기기이며, 웬만한 센서는 구현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상황에 여러가지 기능으로 구현할 수 있다.
스마트 융합(앱 융합)은 어렵지 않다. 하기스의 TweetPee처럼 간단하다. 하지만 앱 개발자에게 있어서, 센서 디바이스의 개발은 막연하고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제조사에 있어서 이러한 아이디어를 앱과 연동하거나 무선기술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 개발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융합을 위해 제조와 앱 개발사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혁명은 단순히 앱의 다양화에 그치지 않는다. M2M, 임베디드 기술 등과 연동하거나 자체 센서를 이용하는 서비스, 그리고 스마트 디바이스의 기본 기능을 이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Huggies TweetPee의 경우 실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 개발사의 의도와는 다르게 실용성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과연 이런 제품이 필요할까 하는 의문과 함께 그 수요가 얼마나 사업성이 있는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그냥 단순히 신기하고 재미있는 수준으로 그친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제품을 개발했을 때 시장에 대한 현실적인 수요파악도 중요하고, 그 만큼의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제조 원가도 중요하다. TweetPee같은 단말기는 구현하기 쉽다. 습도센서와 무선통신을 위한 블루투스나 Wi-Fi 모듈과 배터리 등만 있어도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해당 서비스를 지원하는 앱 개발을 하면 끝이다. 물론 이러한 기기의 수익성이 얼마나 되는지 판단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소비자(영아를 둔 부모)들이 돈을 들여 이 제품을 구입할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러한 제품을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자사의 관련 제품(기저귀)를 더 판매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 보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이런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은 여러 가지 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Huggies TweetPee는 여러 면에서 앱 개발자와 제조사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 당장 개발해야 할 여러 가지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