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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게 되면서 집안의 방 사이 인터넷 연결이 고민되었다.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여서 방마다 유선 네트워크 연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무선 공유기를 이용한 방법도 생각해 보았지만 벽과 방문은 신호를 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어 안정적이지 못한 방법이어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다.

 

PLC(Power Line Communication)는 이미 대중화된 기술이다. 전력선통신(인터넷) 기술은 이미 상용화 10년이 더 된 기술이다. 전기선은 어디든 설치되어 있으니 이보다 더 촘촘한 네트워크는 없을 것이다. 이런 훌륭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데이터 통신 방법이 바로 PLC 전력선인터넷 기술이다.

 

벽을 타고 연결된 UTP 케이블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는 물론 주택의 경우에도 이미 매립된 전력선과 달리 추가적으로 설치하는 통신선은 어떤 방법으로 해도 깔끔하지 못하다. 벽 사이에 통신선을 위한 구멍을 뚫지 않는 이상 문과 벽을 타는 선은 지저분하게 보인다.

 

이럴 때 PLC 기술은 도움이 된다. 방마다 전기를 사용하기 위한 콘센트는 모두 있기 때문에 이곳에 PLC 모뎀을 연결하여 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하다. 인터넷 선로(WAN)포트가 연결되는 포인트에 하나를 설치하고, 다른 한 쪽에 설치하게 되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즉, PLC 모뎀은 최초 2개 이상 있어야 사용이 가능하다.

 

 

 

 

PLC 모뎀을 고민하다가 찾은 제품은 바로 유니콘정보시스템의 PL-200M이라는 모델이었다. 인터넷으로 구입할 경우 4만원 초반에 구할 수 있으며, 최초 연결을 위해 2대를 구매한다면 배송비 포함 8만원대로 구입이 가능하다. 제품 크기는 담배갑 정도다.

 

고정 플러그 타입으로 되어 있어서 콘센트 연결 시 깔끔하게 사용 가능하다. 다만 이런 형태는 멀티콘센트 등에 꽂아서 사용하기엔 부피를 차지하는 편이다. 제품 자체는 벽체 플러그를 고려한 디자인이다.

 

 

전면엔 위로부터 파워라인, 이더넷, 전원의 3가지 LED가 배치되어 있으며, 각각 적색과 녹색, 주황색 그리고 점등 방법을 통해 기기와 통신 상태를 알 수 있다. 이더넷 LED 등의 녹색은 100Mbps, 적색등은 10Mbps 연결을 뜻하고, 점멸은 데이터 전송을 의미한다.

 

제일 상단의 파워라인 LED는 네트워크 활성화 상태를 표시하는데, 보통 녹색(좋음)과 주황색(보통)이 일반적이다. 적색의 경우 연결된 댁내 전력선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나타난다. 네트워크 활성화 상태에 따라 연결 속도(인터넷 속도)가 좌우되므로 녹색인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좋다.

 

 

이번에 설치한 경우, 거실로 들어오는 인터넷을 IPTV인 올레tv 셋탑박스를 통해 나온 WAN을 무선공유기 한 대에 연결하고 이를 전화선으로 연결된 안방에 또 다른 공유기로 연결했고, 다시 안방의 유무선 공유기를 PLC 모뎀으로 연결했다. 오래된 아파트여서 벽이 두터워 무선신호의 손실이 컸기에 안방에 별도 공유기를 설치한 상황이다.

 

인터넷 라인(WAN)에 직접 연결된 방의 PLC 모뎀과 사용할 다른 방의 모뎀은 벽체에 연결된 전력선 네트워크를 통해 통신을 한다. 이 두개의 모뎀은 방과 방사이를 연결하는 일종의 다리(Bridge)역할을 하므로 브리지 모뎀이라고도 한다.

 

PLC 모뎀을 활용하여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WAN을 연결한 모뎀은 그대로 두고, 추가적인 다른 모뎀만 있으면, 전기 연결이 된 어떤 방이나 거실 등에서도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아파트보다는 2층 단독주택 등에서는 별도 UTP 케이블 연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전력선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하나의 조건을 반드시 충족시켜야 하는데, 서로 연결하여 사용할 전력선은 반드시 동일한 네트워크, 즉 하나의 선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서 하나의 두꺼비집(분전반)을 사용해야만 한다. 또한 여러 개의 선로가 있더라도 동일한 선로내에서는 PLC 모뎀을 연결 사용 가능하다.

 

PL-200M은 2~28M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며, 이론적인 최고 속도는 200Mbps이며, 일반적인 실사용 Peak Throghput은 95Mbps를 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사용환경에서는 이보다 낮은 속도로 연결된다.

 

전력선 통신 기술은 60Hz의 전력선 주파수 위에 데이터 전송을 위한 고주파 신호를 중첩하여 전송한다. 이런 원리는 전화선에 고주파 신로를 중첩하여 전송하는 ADSL과 기술적인 방식은 같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거리의 제약이 있지만, 속도는 빠르다.

 

우리집의 경우 20Mbps에서 50Mbps 사이로 측정이 되었다. 전력선은 기본적으로 가정의 전자제품에 전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많은 전력(부하)을 사용하게 되면 통신에 속도를 미치게 된다. 전기는 60Hz로 전송이 되고, PLC 모뎀은 이보다 훨씬 높은 2~28MHz를 같은 구리 전선을 이용해 사용하므로 상호 영향을 미치게 된다.

 

PL-200M은 Wi-Fi처럼 보안 기능을 제공하는데, 개방된 전력선 공간에서 사용할 경우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보안버튼은 이더넷 포트 옆에 버튼 형태로 되어 있는데, 이 기능을 이용할 경우 서로 연결할 모뎀끼리 암호화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128비트의 AES를 이용하여 보호한다.

 

PL-200M의 소비전력은 최대 4.5W로, 사용하는 동안 계속 전원이 공급되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충전기가 충전 시 5W(5V, 1A)의 전기를 소모하기 때문에 비교하기 쉬울 것이다. 두 대를 연결 사용하고, 계속해서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스마트폰 충전기 두 대를 계속 연결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소비전력이 나올 것이다. 그래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아래 전원 버튼을 이용하여 꺼두면 좋을 것이다.

 

유니콘의 PL-200M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전력선 통신 표준인 HomePlug AV 1.0의 규격을 따른다. 따라서 추가되는 모뎀이 이 표준만 따르면 같이 사용하여 통신할 수 있다. 해당 규격은 Belkin, Broadcom, Cisco, D-Link, Linksys, Netgear, Qualcomm 등 유명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들이 사용하고 있어 호환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기 없는 전력선 통신 모뎀

 

전력선 통신 기술이 발표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주변엔 이런 기술을 사용하는 제품을 잘 볼 수 없다. 이는 우리나라의 주택문화와 관련이 있다. 유무선 네트워크 사용에 유리한 단층 구조의 아파트가 대세를 이루기 때문이다.

 

100Mbps의 시대를 넘어 Gigabit 이더넷 시대의 아파트가 늘고 있으며, 저렴하고 성능 좋아진 무선 공유기가 있어서 전력선 통신 모뎀이 설 자리가 없다. 특수한 환경이 아니라면 대부분, 유무선을 통해 빠른 통신이 가능하기에 굳이 전력선을 통한 인터넷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반면, 북미 등의 국가에서는 넓고, 복층 구조의 주택이어서 전력선 통신은 활용 가치가 높다. 정원 등이나 떨어진 건물(창고) 등에 인터넷을 연결할 방법으로 전력선 통신은 무선 통신에 비해 안정적이고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전원이 연결되면 네트워크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선으로 연결하기 곤란한 지점에 센서 네트워크 설치나 인터넷 카메라 연결 시에 유용할 수 있다. 현관문이나 건물 바깥쪽 등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사용 가능하다.

 

이처럼 단순히 댁내 인터넷 연결 외에 사무실 내 보안이나 센싱, 자동화 등의 목적으로 전력선 통신 기술을 활용한다면 그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비록 전력선 통신 기술이 국내 주택 및 통신 환경에 맞지않는 점이 있지만, 여러 아이디어를 통해 활용한다면 훌륭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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