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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가스에서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동안 열린 CES 2014는 올해 글로벌 IT 기술의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행사였다. 스마트폰의 일상화에 따른 가전시장의 변화는 이전의 그것과 달리 큰 폭의 진화를 보여줬다.
CES 2014의 종료에 맞춰 Forbes紙는 이번 CES의 가장 파괴적인 혁신 기술 다섯 가지를 선정 발표했다.
이번 CES 2014를 통해 등장한 제품을 중심으로, 앞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기술과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은 올해 ICT 시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1. Embedded sensors
성숙기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으로 인해 다양한 기술과 제품들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나 임베디드 센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저가의 센서들은 다양한 상품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이른바 IoT(Internet of Things)는 스마트폰과 함께 주목받는 기술로 부상했다. 저렴한 가속계센서(accelerometer), 자이로스코프(gyroscope), 지자계센서(magnetometer) 등 센서 부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은 스마트폰과 통신을 통해 의미있는 데이터를 인간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사물인터넷이라 불리는 IoT는 이번 CES 2014의 가장 주류로 부상한 기술 트렌드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센서들은 기존의 물건들에게 부탁되거나 합쳐져서 사람에게 의미있는 정보로서 말을 걸 수 있게 하였다.
프랑스 기업 Cityzen Sciences는 섬유류와 센서의 결합을 통해 스마트 센싱 의류의 프로토타입 제품을 선보였으며, Kolibree는 칫솔에 센서를 내장하여 얼마나 칫솔질을 잘 했는지를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칫솔을 선보였다.
Fujitsu가 선보인 PulseWallet은 손바닥 스캔을 통해 결제 인증을 하는 시스템인데, 신용카드와 한번의 손바닥 정맥 스캔으로 본인인증을 통해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문에 비해 더 보안성과 활용 편의성이 높다. 이런 아이디어 제품 역시 센서의 역할로 탄생한 것이다.
이번 CES 2014는 스마트폰에도 내장되어 있는 일반적인 모션 센서와 특수한 센서 모듈 등을 통해 사물이 인간 또는 또 다른 사물에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선을 보였다.
2. Wearables: IoY(Internet of You)
일반적인 IoT가 사물의 상태와 정보를 인간에게 전달하는데 집중했다면, 또 다른 영역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트렌드의 부상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이른바 IoY(Internet of You)는 자신의 생체정보나 활동 측정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이다.
이러한 IoY는 웨어러블 기술의 형태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Accenture의 Digital Consumer Tech Survey 2014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절반 이상은 웨어러블 기기 구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워치, 각종 활동 측정기, 스마트안경 등 액세서리 형태의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는 CES 이전부터 달아오르고 있는 격전지이기도 하다. Nike의 Nike+ FuelBand SE, Fitbit Force, Jawbone UP24 등은 손목밴드 형태로 초기 모델에서 한번씩 업그레이드를 통해 작년말 신모델들이 출시된 상황이다. Misfit Wearables의 Shine은 동전 모양의 배터리 교체형 디자인으로 앞선 제품들과 경쟁에 뛰어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iHealth Lab은 혈압계, 체중계, 글루코스 측정기, 만보계 등 전문 웨어러블 기기와 측정기 등을 개발 판매하며, 디지털 체중계로 유명한 Withings 역시 다양한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들을 CES에서 선을 보였다.
Netamo가 전시한 JUNE이라는 팔찌는 패셔너블한 디자인과 보석 같은 느낌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피부의 태양노출 정도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소비자에게 어필하려면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려주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필름벨트형으로 침대에 간단하게 설치하여 수면 측정을 하는 Beddit, 신발에 센서를 부착하여 걸음걸이를 교정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하는 Veristride의 프로토타입 등은 모두 웨어러블 분야에서 눈에 띄는 제품들이었다.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트렌드는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는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낮은 기술장벽으로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들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프로토타입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며, 경쟁에 의한 합리적 가격의 형성이 예상된다.
3. Exponential Energy
다양한 임베디드 기반의 기술 외에도 에너지 분야도 관심이 집중 되었다. 특히 모바일 기기의 확산에 따른 천연 에너지 생산과 저장 등에 대한 제품들도 대거 선을 보였는데, 효율성을 높이면서 가격을 낮추고, 더 작게 만든 기술과 제품들이 선을 보였다.
특히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결코 통신과 모바일 플랫폼만의 관심사는 아니었는데, 전기차 활성화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배터리는 많은 관심을 받은 분야다.
도요타의 100% 액화수소 차량은 비록 컨셉카로 선을 보였지만, 미래형 자동차의 기술 수준을 보여줬다. Ford도 태양 전지판을 차량 지붕에 설치하여 주행 중에도 충전이 가능한 C-Mac Solar Energi 컨셉카를 전시했다.
휴대형 배터리 기술도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출시되었는데, Morphie Space Pack같은 제품은 아주 얇은 케이스 형태로 출시하여 기술력을 과시했다. Phonesuit 역시 배터리팩을 내장한 케이스 Flex Pocket Chargers를 선보였다.
모바일 기기 시장의 성장, IoT 시장은 배터리 기술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발전이 예상되는 분야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가솔린과 경유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특히 중요하다. 이번 CES에서도 이런 전기 에너지에 대한 저장과 관리 기술은 많은 관심을 받은 분야다.
4. Driverless vehicles
유난히 CES 2014는 자동차 관련 기술이 많은 관심을 받은 행사로 기록될 것 같다. 무인 자동차 기술은 이미 Google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술적 진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CES에서 선보인 기술들은 상용화 수준의 단계까지 다다랐음을 보여줬다.
주행뿐만 아니라 자동으로 주차를 하는 기술 등 이제 실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기술들이 상용화 직전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특히 Mercedes-Benz가 공개한 데모영상은 무인 자동차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는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테스트에 사용된 S500 자동차는 Google이 그랬던 것처럼 카메라와 레이저를 통한 전자적 거리측정이 핵심 기술이다. Google 무인차와 다른 점은 Google이 차량 지붕에 카메라를 설치한 것과 달리 Benz는 차량 주변에 미니어처 카메라를 설치하여 교통량, 교차로, 보행자, 다른 차량 등에 대한 인지와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적인 완성도는 상용화 단계까지 이르렀으나, 문제는 합법화에 있다. 많은 국가에서 아직 무인 자동차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으며, 일부는 허용이 불가 하다는 점이다. 안전과 직결된 사항이어서 쉽게 결론 내릴 수는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다양한 방법의 검증과 제도적 보완 등의 조치와 함께 머지않아 해결될 것이다.
이런 무인 기반의 탈 것(vehcles)은 비단 자동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미 군사용으로는 무인 정찰기 등 항공 기술과 차량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민간에서도 Drone과 같은 무인 조종 비행기는 실생활에 활용하고 있으며,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AR.Drone으로 유명한 Parrot은 이번 CES에서 Parrot MiniDrone과 커다란 바퀴 기반의 Jumping Sumo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전히 장난감 수준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지만, 이전 제품들에 비해 더욱 정교한 조종과 완성도를 보여줘서 시장의 기대감을 아주 높였다.
Drone의 경우 단순 장난감 또는 항공 촬영 지원 수준을 벗어나 무인 배송, 농사 지원, 환경 감시 등 다양한 임무로 확대를 꾀하고 있는 분야다. 무인 조종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미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온 상태다.
5. Immersive Interfaces
Oculus Rift는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고글 스타일의 게이밍 기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올해 CES에서는 1080p OLED 프토로타입을 선보이며 업그레이드 되었다. Crystal Cove라는 코드네임의 이 제품은 올해 CES의 공식 Best of Best award를 수상했다.
Oculus Rift는 단순히 게이밍 도구로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픈 생태계에서의 가능성이 더욱 돋보이는 제품이다. 공개된 API와 개발자 SDK로 비게임 분야로의 확대도 지원하고 있다. 이른바 Oculus Rift ecosystem을 구축하고 있어 기대되고 있다.
SoftKinetic과 같은 미들웨어 개발사는 Oculus Rift에 깊이와 모션 제스쳐 등을 접목시켜 새로운 경험과 콘트롤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Intel은 SoftKinetic 기술을 내장하여 RealSense라는 또 다른 기술을 선보였다.
근육의 움직임을 제어에 활용하는 모션컨트롤러 Myo와 눈동자를 통한 제어 기술인 스웨덴 Tobii EyeX 엔진은 단순 손에 의한 제어 중심의 기기의 인터페이스에 혁신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CES 2014를 통해 공개된 수많은 제품들은 나름대로의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전의 CES와 달리 올해는 시장에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IoT 시장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고, 자동차가 모바일 기술 및 첨단 에너지 기술의 발전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CES의 트렌드는 분명 IoT와 4K UHD TV, 스마트 자동차 분야로 촛점이 맞춰졌으며, 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이 선을 보였다. 이런 움직임은 2월에 예정된 Mobile World Congress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