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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일 차. 오전에 빠르게 순천 명소 한 곳을 둘러보고, 가까운 남해로 들어와 보리암을 다녀오면서 오후 시간을 조금 빠르게 움직였다. 하동 최참판댁은 여행 마지막 날인 내일(5.18 수) 오전에 서울 올라가는 길에 들르려고 생각했으나, 관광 마치고 돌아가는 경로상 고속도로 타기가 조금 어렵고, 여행 마지막 날 조금 더 일찍 서울로 향해서 한 곳을 더 들르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일정을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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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쌈밥을 먹고는 다시 남해군의 위쪽 하동으로 이동했다. 하동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까지는 1시간 정도 걸렸으며, 국도였지만 아기자기한 시골 모습 풍광도 눈에 담으며 섬진강변을 달렸다. 섬진강 벚꽃 필 무렵 아주 아름답다고 소문이 나 있는데, 이미 벚꽃은 완전히 녹색식물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소설 토지(출처 : 교보문고)

우선 최참판댁은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 대해 알고 가야 재미있다. 토지는 이미 3차례나 방송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도 줄거리를 아는 사람들이 많다. 소설속 1부의 주요 무대이기도 한 하동 평사리는 일제강점기를 겪고 있던 우리 어느 농촌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첫 드라마는 1979년에 제작되었다고 한다. 리메이크 작은 KBS에서 1987년에, 다시 2004년 SBS에서 김현주, 유준상 주연으로 제작 방영되었다. 앞 두 번의 드라마와 달리 3번째 방송에서는 5부 완결 편으로 제작되었다.

5대째 만석군 대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최참판댁의 몰락 과정과 일제에 의한 민초들의 고난과 저항이 소설 속 주요 테마다. '서희'와 '길상'이 주인공이며, 드라마에서는 한혜숙, 최수지, 김현주가 각각 1대, 2대, 3대 최서희 역할을 맡았다. 나는 1987년 방영되었던 리메이크작의 어린 서희 안연홍의 모습이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는 드라마였다.

소설가 박경리는 1926년 경남 통영 출신으로 2008년 5월 5일 폐암으로 작고했다. 얼마 전 작고한 김지하 시인은 그의 사위다. 소설 토지는 박경리가 1969년 43세 때 쓰기 시작한 소설로 총 5부를 1994년 8월 15일 탈고하여 26년의 긴 여정을 마쳤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해방을 맞은 1945년까지의 긴 여정이 총 5부에 걸쳐 담겨 있다.

시사저널의 토지 탈고 관련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소설 토지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하다.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11349 

 

우리문학의 '거대한 마침표' - 시사저널

朴景利씨(68)의 대하소설 〈토지〉가 1994년 8월15일 새벽2시에 끝났다. 25년 동안, 1897년부터 1945년을, 평사리에서 서울과 간도, 일본을 넘나들며 흘러와 하구에 다다른 대하의 저 ‘거대한 마침표

www.sisajournal.com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토지의 모티브는 작가의 외할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기반했다고 하는데, 거제도 어느 곳에 넓은 땅에 농사를 짓던 가족에게 역병이 돌아 그 집 어린 딸아이 남아 집안을 지키다가 어떤 남자가 데려갔고, 객줏집에서 설거지 하는 아이의 모습이었다는 이야기였다고 한다. 박경리는 우연한 기회에 하동 친척집에 들렀다가 소설의 무대를 하동 악양 평사리로 정했다고 한다. 완만한 경사의 집터와 그 앞의 너른 전답, 옆으로 섬진강이 흐르는 조건이 소설의 무대로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승용차로 갈 수 밖에 없는 장소라, 최참판댁 쪽으로 가면 주차장이 몇 군데 나눠져 있고, 어렵지 않게 주차를 하고 최참판댁으로 갈 수 있다. 주차료는 따로 받지 않으며, 동네 입구(악양 종합 관광안내소)에서 입장료를 구입해야 하는데, 성인 1인 2,000원이다. 따로 검표를 하지 않았지만 표를 구입해야 하는 곳임은 충분히 알 수 있다.

최참판댁 안내도

최참판댁은 동네인데, 한옥 14동, 초가 50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박경리 문학관과 따로 운영되는 한옥체험관과 문학&생명관이 있다. 매표하면서 안내도 리플릿을 참고하면 관람 경로를 알 수 있다.

최참판댁으로 가는 길에는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있겠다.

[토지 등장 인물들의 집 투어]

최참판댁은 크게 박경리 박물관, 평사리 사람들 거주지(초가)와 최참판댁 가옥으로 나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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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었거나 드라마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등장인물들의 집들을 찾아가 볼 수 있다. 그리고 집 앞에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소개도 함께 있으니 토지를 이해하는데 더 빠른 도움이 될 것이다.

중간중간에 이런 포토존도 만난다. 대청마루에 앉아 평사리 들판을 바라볼 수 있다.

그 시절 가옥들과 집안의 구조 등을 알 수 있는 정도이며, 사진 촬영을 위한 다양한 장소들을 찾아내면 된다.

 

[최참판댁 가옥]

주인공 최서희가 살던 만석꾼 최참판댁이다. 문 앞에는 너른 마당과 함께 저 멀리 평사리 들판이 보이는 그야말로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최참판댁이 이곳 관광지의 가장 중심에 있기도 하다.

세트장처럼 잘 꾸며져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나 이곳에서 많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이 있었다는 안내가 있다. 따로 세트장을 만들지 않아도 단일 드라마 세트장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이 장소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다양한 가옥과 한옥의 주요 구조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최참판댁 앞의 마당에서 평사리 들판으로 보면 마음까지 시원하다. 바로 앞의 과수원은 이곳 거주 주민의 것으로 보인다. 아래쪽엔 실제 일반 민가를 구성하고 사람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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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의 전통 한옥 구조가 그대로 조성되어 있어서 아주 익숙하다. 마당과 대청마루가 있고, 모서리 부분에 누각처럼 꾸며진 만석꾼 집안의 가옥이다.

주인공 서희가 살던 별당(서희 어머니의 공간이기도 하다)과 그 앞은 작은 연못은 부잣집 부인의 전형적인 별채 건물이다.

SBS 드라마로 나왔을 때, 어릴 적 서희인 신세경과 성인 서희 김현주의 대사가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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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박경리 문학관으로 이동한다.

박경리 상

박경리 문학관은 그의 생애와 토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소설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소설가의 유품과 이야기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박경리 문학관을 먼저 방문하고 최참판댁을 들러보는 코스가 원래 안내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이미 드라마를 봤기 때문에 제일 마지막에 문학관을 들렀다. 그게 오히려 이곳을 둘러보는데 더 도움이 된 거 같다. 아니면 아예 그 반대도 괜찮겠지만, 그러면 문학관 아래 초가 쪽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 최참판댁을 둘러보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제 관람도 끝났다. 그런데 해가 길어 5시가 다 된 시간에도 대낮같이 밝다. 시간이 애매한데 25분 거리의 쌍계사와 화개장터를 들러볼까도 고민했었지만, 내일 장거리 운전으로 집으로 가야 하므로 무리하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고 다음으로 미뤘다.

[숙소 그리고 광양불고기]

원래 여행 마지막 전날 밤은 남해나 하동쪽에서 쉬려고 했으나, 아무리 찾아봐도 이곳엔 깔끔한 숙소를 찾을 수 없었다. 남해를 찾으면 대부분 근처 사천 삼천포 숙소가 나오고, 하동 역시 찾으면 광양쪽을 추천하니, 고속도로를 타고 돌아가는 경로상 광양으로 숙소를 정했다.

그리고 광양에 왔으니 광양불고기는 먹어야겠지. 얇게 다진 쇠고기에 특징 있는 양념으로 버무린 광양불고기는 광양의 서쪽(순천 쪽) 광양서천이 흐르는 칠성동에 광양불고기 특화거리가 있다. 여러 가게가 모여 있는데, 가격은 서로 다르지만 대략 1인분 18,000원 수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광양불고기를 맛있게 먹고 숙소가 있는 광양항 부근 광양 중동으로 갔다. 숙소에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는 맥주를 꺼내 Netflix로 주말동안 못 본 드라마 보고 잠이 들었다. 이로서 4박 5일 여행의 90%를 소화한 날이 저물었다.

지난 토요일 새벽 광명을 출발해서 4일 동안 서해안과 남해(남도)의 주요 핫스폿 몇 곳을 둘러봤다. 첫 날인 토요일 숙소를 제외한 나머지 3박 숙소는 모두 당일에 숙소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잡았다. 4박 숙소비용은 23만원 가량 지불되었고, 주유는 2번 11만원, 총 거리 961km, 1일 약 240km를 주행한 것으로 계산된다. 집으로 돌아온 17일(수) 복귀한 거리는 376km로 여행 총 이동거리는 1,337km였다.

두 사람의 4.5일간 간식비 포함한 식비는 대략 35만원 정도 나왔는데, 가져간 간편식과 호텔제공 조식 등으로 아침식비를 아꼈고, 점심과 저녁은 가능하면 그 지역의 특색있는 것으로 먹어보려 노력했다. 중간에 커피나 빵 같은 부식도 일부 있었지만, 세끼는 모두 챙겨 먹었다.

4일간 우리 부부는 살면서 잘 가보지 못했지만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심으로 서해안과 남해의 명소 몇 곳을 둘러봤다. 각 장소들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나름 조용한 가운데 풍광을 즐겼다. 다녀 간 지역만 해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를 거쳐 경기도로 돌아왔다. 다음엔 이들 방문지 중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중심으로 집중 공략하기로 하고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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