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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네트워크(인터넷)에 연결할 기기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PC,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은 기본이고,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이제는 가전도 네트워크 연결을 요구하기도 한다. TV는 OTT 서비스 앱을 주로 사용하기에 이해가 되지만, 백색가전이라 불리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 같은 제품들도 동작상태나 원격제어 목적으로 네트워크에 붙여야 하는 시대다.
우리집은 작년 말까지 구리선으로 100Mbps 인터넷 요금제(인터넷 슬림)로 사용하다, 1Gbps 요금제(인터넷 에센스)로 바꿨다. 이젠 100Mbps 요금이나 1Gbps 요금이나 통신비 결합을 하면 비용에서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고, 네트워크 기기들도 100Mbps 속도 이상을 지원하다보니 대세에 따르기로 했다.
작년 말까지만해도 구리선을 이용한 1Gbps 서비스를 이용하다, 지난 4월말 아파트 전체 네트워크를 광(fiber)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조금 더 안정적인 1Gbps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집안 네트워크를 메시(mesh) 구조로 바꾸려는 계획을 했다.
[이지메시 설정 전 상황]
실평수 18평, 계약평수 24평인 우리집은 3개의 방과 거실, 주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발코니확장이 되어 있는 구조인데, 공유기 3대를 이용하여 네트워크를 구성해 사용 중이었다. 세대통신단자함(CDB)에 KT 광단말 모뎀을 통해 들어온 신호를 iptime(아이피타임) A1004(Giga 유선 4포트, 무선 AC1200)를 통해, 1회선은 안방의 Apple TV, 다른 1회선은 NAS(iptime NAS1Dual), 1회선은 입구방(딸 아이 방), 1회선은 작은방(작은 아이 방)으로 연결해서 4포트를 사용했다. 요즘 통신사 모뎀은 4포트를 기본 제공하고, 각각 공인 IP가 제공되기 때문에 A1004 공유기에 1개 회선을 매핑해서 사용했다.
통신사 모뎀, 공유기를 세대통신단자함에 한번에 모두 넣기에는 공간이 부족해 보여, 공유기 선택에 고민이 많았다. 유선 100Mbps 지원 공유기는 크기가 작은 것들이 많지만, Gigabyte 지원 유무선 공유기는 기본적으로 크기가 있으며, 안테나까지 있어서 단자함에 배치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우리집 단자함 크기는 300mm x 300mm(내부 280mm, 280mm) 사이즈다. 보통 24평~33평 정도 아파트엔 200mm x 300mm(내부 147mm, 250mm) 부터 400mm x 500mm(내부 355mm, 455mm)까지 있으며, 깊이는 통상 80mm이다. 일반적인 세대통신단자함(CDB)는 케이스 전체(내부, 커버) 교체가 가능한 규격품이다. 포털에 '세대통신단자함'으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으며, 커버만 따로 살 수도 있다.
통신설비 용어 MDF, IDF, CDB 그리고 안내선 (cusee.net)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으면 NAS같은 네트워크 저장장치 공유가 가능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장점이 있어서, 꼭 필요한 기기들만 함께 그루핑(grouping)했다. PC와 NAS, Apple TV는 속도 이슈로 유선 네트워크로 연결했으며, 프린터, 전력량 측정기, 공기질 측정기, 공기청정기 등을 동일한 공유기 무선 대역으로 연결해서 사용했다.
특히 NAS를 중심으로 2대의 데스크톱PC 유선 연결이 필요해서, 입구방과 작은방 PC를 같은 공유기의 네트워크로 묶었으며, 안방의 Apple TV는 infuse를 통해 영상을 NAS로부터 연결하여 감상하기 위해 같은 네트워크로 연결했다. 유선 4포트 연결은 공유기가 4포트 지원기기여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빠른 네트워크 속도를 요구하지 않은 기기들은 무선 Wi-Fi로 연결 사용했다.
거실 스마트TV와 연결할 IPTV셋톱박스는 모뎀에서 공인IP 매핑된 1회선을 바로 거실로 연결해서 사용했으며, IPTV셋톱박스(올레tv셋톱)의 인터넷회선 포트엔 인터넷전화기 AP를 연결해서 사용했다. 공유기 업그레이드나 어뎁터 고장으로 공유기 사용이 불가해도 TV는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군대 간 아들 방(작은방)을 재택근무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 방으로 모뎀에서 1회선을 A6004NS-M(Giga 유선 4포트, 무선 AC1900) 공유기에 물려 무선 AP로만 사용했다.
주로 가족들의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을 무선으로 연결할 공유기는 A3004NS-M(Giga 유선 4포트, 무선 AC1300)을 거실에 두고 무선 연결에만 사용했다. A6004NS-M과 A3004NS-M은 세대통신단자함 안의 A1004와 네트워크 대역이 다르다. 공유기 디폴트 C클래스 대역인 192.168.0.1을 A1004가 사용했고, 192.168.1.1과 192.168.10.1 대역을 각각 나머지 공유기에 설정해서 사용했다.
[이지메시(EasyMesh)란?]
3대의 공유기가 우리집의 모든 네트워크 서비스를 감당했는데, 제일 고생하는 녀석은 아무래도 세대통신단자함의 A1004 공유기였다. 당근마켓을 통해 1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서 사용 중이었는데, 기본적으로 펌웨어를 통해 iptime Easy Eesh 유선 에이전트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참고로, EFM네트웍스 iptime(아이피타임)이 구현하는 EasyMesh(EasyMesh는 IEEE1905.1 기반의 Wi-Fi Alliance가 만든 표준기술 규격이다.)에 대해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참고) Wi-Fi EasyMesh | Wi-Fi Alliance
이지메시의 핵심은 간단하다. 여러 대의 공유기(네트워크 장비)를 유선/무선으로 서로 연결하여 하나의 네트워크(SSID)로 사용하여, 접속하는 단말기 최적의 상태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네트워크 로밍(roaming) 기술이다.
이지메시를 구성하는 요소는 3가지다. 전체적인 이지메시 관리, 제어를 담당하는 역할의 '컨트롤러(Controller)', 메시를 구성하는 서브 공유기 '에이전트(Agent)' ,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같은 네트워크 연결 사용 기기를 '스테이션(Station)'이라고 한다.
iptime(아이피타임) 기준으로 설명하면, 컨트롤러 기능의 공유기와 에이전트 기능의 공유기(컨트롤러 기능 공유기는 모두 에이전트 기능 포함) 그리고 이지메시를 지원하지 않는 공유기로 구분된다. 출시가 오래된 공유기일수록 이지메시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자세한 지원 공유기는 iptime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iptime 공유기를 가지고 있다면, 펌웨어업데이트를 하면 금방 알 수 있다. EasyMesh 셋업메뉴가 보이면, 최소 에이전트 기능을 하는 공유기다.
이지메시를 구성하려면 최소 1대의 공유기는 콘트롤러 기능을 가져야 하고, 에이전트는 유선 또는 무선 이지메시를 지원해야 한다. 위 그림처럼 콘트롤러와 에이전트가 유선과 무선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네트워크(외부에서 보면 같은 대역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한 하나의 공유기로 보임) 구성이 가능하다.
가령, 스마트폰을 거실에 있는 공유기에 연결 사용하다, 안방에 들어가면 신호가 약해지거나, 5GHz의 고속 무선통신에서 2.4GHz의 무선통신망 접속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무선 공유기 Wi-Fi 신호가 약하거나 도달하지 않는 음영지역에서 네트워크 접속이 불안할 때 이지메시는 확실한 해결방법이 된다.
집에서 사용하는 통신사 Wi-Fi AP나 가정용 공유기는 2.4GHz 지원 또는 2.4/5GHz(듀얼밴드) 공유기로 구분되는데, 특성상 2.4GHz 공유기(802.11B/G/N)는 업/다운로드 속도는 54Mbps(최대 72Mbps~600Mbps까지) 등으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파장이 5GHz 보다는 길기 때문에 장애물이 있어도 신호 연결면에서 유리하다. 반대로 5GHz의 802.11AC는 속도는 Gbps를 넘는 속도도 나오지만, 단파장으로 장애물(벽, 문)을 투과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전파의 회절성이 2.4GHz가 훨씬 좋아서 속도는 비록 느리지만 집안 곳곳에 연결이 가능하다. 장애물이 없는 개활지에서는 출력과 전파의 특성상 5GHz의 신호가 더 멀리가긴 한다.
어쨋든 집안에서 802.11AC를 지원하는 Wi-Fi 5 규격의 단말은 늘고 있는데, Wi-Fi 4 연결(802.11n)은 지금 시점에 적합한 서비스는 아니라 할 수 있다. 2019년부터는 최대 10Gbps까지 무선통신이 가능한 802.11AX 규격인 Wi-Fi 6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지금은 가장 가성비 좋은 규격이 Wi-Fi 5라 볼 수 있다. 여기서 가성비란 네트워크 구성시 소요 비용인데, 아직까지 AX규격의 공유기들은 비싼 편이다.
[우리집 이지메시 구축하기]
이지메시를 구축하기로 마음 먹고 제일 먼저 고민한 것은, 현재 4포트인 A1004 유무선 공유기를 메시 콘트롤러가 가능한 제품으로 바꾸려는 것이었다. 단자함에 넣을 수 있는 크기에 콘트롤러 기능이 있고, 가능하면 더 많은 유선 단말기를 수용할 수 있는 8포트 공유기를 찾는 일부터 했다.
집안에 사용 중인 모든 공유기가 iptime이었기에, 또한 펌웨어 업데이트에 대해서만큼은 진정성 있고, 저렴한 메시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염두에 둔 브랜드는 무조건 iptime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조건에 가장 잘 맞는 모델은 유선 8포트(Giga)에 적당한 크기를 가진 T5008이라는 모델이었다.
T5008 제품은 인터넷 최저가로 구매해도 배송비 포함 80,000원대인데, 옥션에는 iptime 공유기 제조사인 EFM네트웍스가 재포장 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직영스토어가 있어서 거기서 주문했다. T5008은 배송비포함 58,460원에 구입했다. 이런 리퍼 제품은 단순 변심에 의한 반품 또는 고장 제품 입고 후 수리제품인데, 상태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것 같다. 내게 온 제품은 거의 새제품이었고, 사용 흔적도 보이지 않은 단순 개봉 반품제품 같았다. 리퍼 판매 제품은 수시로 바뀌며, 원하는 모델이 없을 경우도 있다.
T5008은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2019년 12월에 처음 출시되었고, 크기도 우리집 단자함에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이었다.(사실 끝까지 망설인 부분이 바로 크기였는데, T5008보다 작은 T5004(4포트)를 고민했으나, 무리해서라도 8포트 제품을 설치해 보기로 했고, 결국은 성공했다.
A1004가 있던 자리에 T5008을 설치하기 전에 크기를 맞춰봤다. 꽉 끼는 수준으로는 들어갈 수 있으나 케이블을 포트에 연결할 수 없어, 이대로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넉넉한 크기를 보장하지 못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배선 연결 블럭(110블럭, 원텐블럭)때문이었다.
그래서, 케이블 연결 블럭 위치를 아래로 이동했다. 110블럭은 세대통신단자함(바닥이 브레드보드 타입)에서 나사 4개를 풀고 위치를 아래로 조정하여 옮겨 다시 나사로 조이면 끝난다. 이 경우 각 방으로 연결되는 배선 위치가 조금 더 빡빡하게 들어간다는 단점이 생기지만 그래도 못 넣을 정도는 아니다.
최근 지은 아파트는 통신단자에 대한 배려가 충분하기에 넉넉하게 네트워크 수용량을 늘여놨지만, 2007년 지은 우리 아파트는 각 방과 거실 2곳에 전화 1회선, 인터넷 1회선 포트만을 만들어놨다. 케이블TV용 포트까지 해서 2+1의 구조로 벽면단자가 꾸며져 있다.
쉽게 할 수 있는 키스톤잭(벽부형 LAN포트) 바꾸기 (cusee.net)
단자함의 파란색 케이블은 네트워크, 회색선은 전화선 용도지만, 지금은 유선전화를 사용하지 않아 두 회선 모두 인터넷 회선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각 포트마다 파란색, 회색선 CAT5.E (Giga 지원)이 연결되어 있다.
단자함에는 T5008을 넣는 것에 따라 새롭게 배선작업을 했다. 필요한 공구는 위와 같다. 랜케이블 만드는 랜툴(RJ45 8P8C용)이 없는 가정이 많을텐데, 저렴한 것은 1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110블럭에 선을 결착시키는 펀칭과 전선탈피 기능이 함께 있는 저렴한 제품도 있다. 검색해 보니 세트로 5,0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
집에 있던 여분의 CAT5.E 케이블과 RJ45커넥터를 길이에 맞게 만들고 연결하고 블록에 펀칭하는 작업을 했다. 공간이 없어 돌아다니던 단자함 내부의 전원소켓도 고정시켜 깔끔하게 만들었다.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이다보니 발열을 걱정해야 하는데, 통신사 모뎀과 공유기 모두 발열구 방향을 벽방향으로 했다. 그 이유는 단자함박스의 바닥이 브레드보드 형태로 되어 있어서 발열해소 효과가 조금 더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유기 상태 확인을 위한 LED 확인을 위해서라도 바닥은 벽쪽을 향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발열이 심한 편은 아니지만, 24시간 365일 전원이 켜져 있는 기기여서 발열에 조금은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iptime 제품 최대의 문제점은 사실 발열보다 전원 어뎁터인데, 이번엔 얼마나 오래 갈지 지켜봐야겠다. 운 나쁘면 1년도 못 쓰는 경우 있었고, 어떤 제품은 15년 넘게 문제 없었던 제품도 있었다.
정말 딱 맞게 모두 들어갔다. 110블럭을 아래로 옮기면서 생긴 변화다. 단자함 박스 케이스에 덕지덕지 붙어 있던 벽지도 깔끔하게 정리하니 더 넓어 보인다. 전선들은 꼬이지 않게 케이블타이로 묶어주고, 전선들도 간섭이 없도록 구분해 주었다. 집으로 들어오는 통신사 광모뎀도 T5008에 1포트, IPTV 셋탑박스로 가는 포트(거실 TV장쪽)에 1포트를 연결하여 공인IP는 2개만 쓰는 것으로 바꿨다. 그 전엔 4개 모두 썼었다.
자... 이제 집안의 각방과 거실에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 이제 에이전트 공유기 설치와 소프트웨어 세팅하자.
우리집 EasyMesh(이지메시) 구성하기 (2) 설정과 이용하기 (cuse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