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월 3일 여행은 시작되었다.
대한항공 KE173편(10:40~14:05)을 예약하였기 때문에 2시간 전인 8시 40분 공항 도착을 목표로 움직였다. 여행계획을 짤 때 성인 4명이 집에서 공항으로 갈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공항버스인데, 광명 철산동에서 인천공항까지는 공항버스(6014번) 성인 편도 16,000원, 4명이니까 64,000원, 왕복은 128,000원이다. 이 비용이 크기도 하거니와 버스를 타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1km나 떨어진 정류장으로 가는 것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자차로 가서 5일간 장기주차를 하자는 결론이었다.
이번 여행처럼 성인 여러 명이 공항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비용이 주차요금과 비교해서 경제적이지 못하다면 공항의 장기주차장을 추천한다. 사설 주차대행(발렛) 서비스도 있지만, 직접해도 거의 어려움이 없으니 직접 하는 것을 권장한다. 처음 여행을 위해 검색을 했을 때 대부분의 블로그 글들이 대행업체 홍보에 가까운 글들이어서 실망스러웠다.
장기주차장 예약 및 이용
https://parking.airport.kr/reserve
장기주차는 3일 이상 30일 미만까지 가능하며, 사전예약을 통해서만 주차 가능하다. 내 경우 대한항공이 2터미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2터미널 장기주차장 예약을 했다. 최소 이용일 기준 3일~45일 이전까지 예약 가능하며, 1일 9,000원의 요금을 받는다. 24년 3월 1일부터는 예약부도를 막기 위해 1만 원의 예약보증금을 받으며, 이용완료 후 5일 이내 반환이라고 한다. 예약 후 No show가 많은 것 같다. 내가 이용할 2월 당시에는 예약 보증금제도는 없었다.
예약을 하면 문자를 받게 되고, 장소와 일정 등의 내용이 안내된다. 예약 시간보다 일찍 오거나 예약 지정시간 2시간 이내 도착은 것도 문제 없다고 안내받았다. 어찌 되었거나 1일 9,000원이므로 5일이면 45,000원, 그리고 공항고속도로 요금(3,200원 왕복 6,400원), 유류비 정도만 계산해도 공항버스 이용료보다 저렴하니 이 방법을 사용했으며, 아주 만족스러웠다.
제2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 이용팁. 장기주차장에는 2터미널과 5~15분 정도 간격으로 무료 셔틀이 다니는데, 장기 주차장이 넓어 B->A->C 정거장 순서로 손님을 운송한다. 터미널에서 출발한 셔틀은 B정거장에서 A정거장 거쳐 터미널과 가장 가까운 C정거장에 들르는데, 터미털에서 장기주차장까지는 약 15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출차 시 정산은 모바일 앱(인천공항 가이드 앱)과 유인정산만 가능하다. 무인정산 기기(정거장에 있는 기기)에서는 정산 불가하며, 유인부스는 서쪽(사무동) 쪽만 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자.
앱을 통한 사전 결제 시는 무인/유인 모두 통과 가능하므로 가급적 출차 시에는 모바일 앱 결제를 해놓는 것이 좋다. 만일 물건을 놓고 내려 터미널에서 다시 장기주차장으로 가야할 경우 구역에 따라 다르지만 B정거장 구역에 주차하였다면, 빠르게 물건을 찾은 후 C정거장으로 뛰어가면 다음 차가 아닌 타고 왔던 셔틀을 다시 타고 터미널로 돌아갈 수 있다. (차에 가방 하나를 두고 와서 직접 경험했다. ㅜ.ㅜ) 새벽시간대에는 셔틀이 운행하지 않으므로 참고... 걸어서 제2터미널로 갈 수 있는 '인도'가 없으니 셔틀과 택시만이 이동 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할 것.
예약주차장에 들어와서 A정거장 방향의 사무동 사이 중간 중간에는 권역을 구분한 듯한 차단기가 있는데, 그냥 그 앞으로 차가 가면 자동으로 열리므로 걱정하지 말고 그대로 차단기 앞으로 가면 사무동 방향으로 갈 수 있으니 참고.
아침 7시 20분 출발, 공항 예약주차장은 08:10 도착, 셔틀타고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08:30, 다시 가방 찾으러 다녀온 시간이 09:05이었다.
출국과 홍콩 도착
예약주차장 주차 후 잠시의 소동(가방 하나 가지러 다시 예약 주차장 다녀옴) 후 대한항공 체크인 카운터를 갔다. A~E 구역 사이에 가면 되는데, 우리는 사전 오토체크인을 항 상태로, 수하물 셀프 백드랍만 하면 되는 상태였다. 여권과 탑승권(QR)만 있으면 수하물은 아래와 같은 자동 수하물 위탁기기에 넣어 비행기에 보낼 수 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항공사 직원들이 수하물 셀프 백드랍을 도와줘서 더 수월하게 짐을 부칠 수 있었다. 이때 시간은 09:15 쯤으로, 대기줄이 짧아 금방 가능했다.
그다음으로 클룩으로 예약한 iPad용 데이터 SIM을 찾으러 갔다. 출국심사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Book Store가 있는데 여기서 받았다. 이미 우리 가족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사전에 SIM을 구입한 상태라 빠르게 SIM 구입은 진행되었다. 급하게 여행자보험을 가입하느라 조금의 시간 지체. 미리 인터넷으로 했으면 1만 원 내외로 가능했을 텐데, 삼성화재부스에서 하니 제일 싼 게 3명 7만 원 조금 넘는 상품으로 결정.
그리고 출국심사. 어라, 이번에는 바지벨트까지 모두 제거하라고 하네. 심사를 마친 시간은 09:45. 역시 출국 전에는 한식이지... 하며 식당으로 올라가 한식부터 빠르게 한 그릇씩 해치웠다. 비록 5일간이지만 한식은 꼭 출국 전이나 출국 후에는 땡긴단 말이지.
밥 먹고 나니 벌써 탑승시간이 되었다. 10:25에 탑승했고, 정확하게 40분에 비행기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15분이 흘러 10:55에 이륙. 드디어 하늘을 날았다.
참고로, KE173편은 A220기종으로 실내 좌석이 2-3열의 좌석에 엔터테인먼트 LCD도 없는 기종이다. 따라서 기내 Wi-Fi에 접속해서 이용하는 무선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였다. 가져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패드에서 Wi-Fi로 접속해서 영화, 음악감상, 실시간 비행정보 등을 볼 수 있다. 의자 상단에는 USB-A 타입 충전구가 있고,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의자 아래에는 전원콘센트 1구가 있다. 잘 모르겠으면 승무원에게 물어보면 알려줄 것이다. 전기를 이용해서 충전이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면 되겠다. 노트북, 패드 이용 시에는 유용할 것 같다.
비행기가 안정 고도에 오르면 여유가 생긴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거나 무선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거나 영화를 보는 사람, 잠을 청하는 사람, 창밖을 구경하는 사람 등등. 그러다 어느 순간 기내식 도착. 난 무난한 비빔밥을 받았고, 귀찮아서 대충 고추장 넣고 비볐다. 좁은 좌석에 불편한 수저 세트로 비비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샐러드에 비빔밥에 후식 과일에 맥주 음료까지. 배가 불러 빵은 나중에 먹기로.
홍콩 첵랍콕 공항은 거의 14:00가 되어 착륙했다. 비행시간 3시간 30분 정도로, 홍콩은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즉, 1시간의 시차가 발생한다. 홍콩시간 14:36분경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와서 수하물을 찾았다. 입국심사장으로 가는 길은 무척 긴 여정이었다. 사람들이 가는 대로 따라갔고, 마지막 갈림길이 있을 때 공항직원에게 물어서 갔다. 벌써 3번째 홍콩인데도 헷갈린다. 워낙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니 심사도 바로바로 끝났다.
비행기가 작아서인지 수하물도 금방 찾았다. 이때 캐리어 바퀴가 망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거의 8년 넘게 사용한 가방이라 바퀴 교체할 때도 된 듯. 빠르게 수하물 2개를 찾아서 나갔다.
역시 관광의 도시답게 입국 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홍콩관광청 부스가 있다. 아마도 '나이트트릿' 바우처 수령 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먼저 들어야 하는 곳으로 안내하고 있던데, 사실 인기 바우처(저녁시간 지정 음식점, 바 등에서 사용 가능한 HKD100달러 할인 바우처 무료 지급)이다 보니 이미 소진된 곳이 많아 우리는 아예 포기했다. 이미 설명절(중국 춘절) 여파로 중국인들이 대거 입국이 시작되는 시기였고, 덩달아 외국인들의 입국도 많아 바우처 소진이 빨라졌다고 들었다.
아! 이 얼마만의 홍콩인가! 금색과 붉은색이 물든 공항을 보니 여기가 역시나 중국의 홍콩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일주일 후면 춘절이니 공항을 비롯 홍콩 전역은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모든 색이 붉은색, 황금의 색상 노란색이 홍콩의 색깔이었다.
처음 방문한 두 아이들 교통패스로 사용할, 클룩으로 예약한 여행자용 옥토퍼스카드 2장 수령(나와 아내는 2016년 방문 시 이미 거주자용 구입). 공항은 A Hall과 B Hall로 구분되는데, 공항 탑승구 방향 중앙을 기준으로 오른쪽이 A Hall, 왼쪽이 B Hall이다. 옥토퍼스카드 수령은 A Hall 쪽 A13 obs 부스에서 받을 수 있는데, 예약 상품뿐만 아니라, 현장구매도 가능하다. 그 외에 다양한 곳에서 옥토퍼스카드를 판매하니 홍콩 와서 카드 구입해도 된다.
HKD50가 충전되어 있는 여행자용은 보증금 환불이 없고, 카드발행비용 부과되는 카드다. 거주자용이 있는데, 보증금 HKD50가 있는 카드다. 옥토퍼스카드는 홍콩여행의 필수품이다. 다만, 옥토퍼스는 현금으로만 충전 가능한 선불카드이며, MTR, 버스, 트램스타페리, 편의점, 일부 식당 등에서 사용 가능한 다목적 카드다. 최초 충전금액은 HKD50으로, 편의점 어디를 가더라도 바로 충전된다.
'Octopus 八達通(빠다통)' 모바일 앱이 있는데, 이 앱을 설치하면 잔액확인과 활성화를 시킬 수 있다. NFC 통신으로 잔액과 사용처 기록(iOS는 최근 10건만 보여줌)을 볼 수 있고, 휴면상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참고로, 옥토퍼스카드는 일정기간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비활성화된다. 회원가입을 하면 더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나, 홍콩현지 휴대폰 번호가 있어야 가능하다. 비회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카드 활성화, 사용처 기록 확인(잔액확인 포함)이므로, 설치해 두고 잔액확인할 때 유용하다.
도심으로 이동하기: A21 버스로 침사추이로
홍콩국제공항에서 도심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장 빠른 것은 공항철도 AEL(Airpot Express Line)이고, 약 25~30분이면 홍콩섬까지 갈 수 있다. 요금은 1인당 HKD100(한화 약 17,000원)이다. 택시는 편하게는 갈 수 있으나 가장 비싼 수단이다. 성인 4명이면 HKD400이니... 요금은 택시와 비슷. 그래도 Group 할인 요금이 있으니 참고.
인원이나 짐이 많을 경우 빨간 택시(구룡이나 홍콩섬) 타면 되고, HKD300~400 정도 요금이 나온다. 해외에는 대부분 그렇지만, 트렁크에 싣는 짐은 개수에 따라 요금을 더하게 된다. 택시 외에 우버를 불러도 된다. 택시를 탈 때는 반드시 흥정하지 말고 미터로 갈 것. 공항택시는 그런 경우가 잘 없지만, 미터사용 않고 목적지 내려서 엉뚱한 요금(과한 요금) 달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니 주의.
소요시간은 비록 1시간 조금 넘게 걸리지만 홍콩의 첫 풍광을 눈으로 담을 수 있는 방법은 공항버스 이용인데, 홍콩섬까지는 A11, 침사추이까지는 A21을 타면 된다. 요금은 침사추이(구룡) 기준 1인 HKD34.6(한화 약 5,900원). 홍콩 현지인들과 중국인들 동남아에서 오신 여행객들은 공항버스를 선호하는 것 같다. A21 타니 그런 분위기가 물씬.
다만, 일행이 많다면 빠르면서 요금할인이 되는 AEL도 추천할만하다. Group요금제인데, 2명일 때는 HKD75, 3명일 때는 HKD70, 4명일 때는 HKD62.5(한화 약 10,700원) 이다. 티켓은 현장에서만 구입 가능하고 예약 불가이며, 편도만 판매한다. 반대로 홍콩역, 구룡역에서도 Group 티켓 구매 가능하다.
우리 가족은 AEL이 아닌 공항버스를 선택했는데, 무엇보다 요금도 요금이지만, 숙소로 결정한 로얄가든 호텔까지의 접근성이 AEL보다 공항버스가 좋았다. AEL의 경우 구룡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든 지, 버스 또는 MTR를 타야 하는데, 캐리어를 끌고 4명이 움직이기에는 상당히 번거롭고 성가신일이기 때문이었다. 대신 공항버스는 호텔부근(정거장 내려서 400m 정도 거리)이어서 훨씬 접근성이 좋았다.
AEL 타는 곳은 공항 내부에서 찾기가 매우 쉬우니 패스하고, 버스는 나가서 오른쪽 방향으로 꺾으면 버스 정류장 보인다. 각 목적지별로 버스번호가 쓰여져 있고, A21은 찾기 쉽다. 줄이 있으니 가서 줄 서면 바로바로 버스 도착한다. 참고로, 버스로 도심을 가는 사람들은 현지인이나 중국인들이 많다. 우리나라도 그렇지 않나?
공항버스는 2층 버스로 한번에 많은 짐과 승객을 나를 수 있다. 홍콩의 버스는 공항버스뿐만 아니라 대부분 2층 버스인데, 관광객을 위한 2층 공간은 새로운 경험은 선사한다. 2층 제일 앞열은 치열한 경쟁이 있는 좌석이다. 우리 가족은 이번을 제외하고 홍콩여행에서 2번이나 제일 앞 좌석에 앉는 행운을 누렸다.
버스는 앞으로 타고 요금 결제 후 착석하는 시스템이다. 홍콩섬의 트램은 뒤로 타고 앞으로 내릴 때 결제하는 시스템이므로 참고. 결제수단은 현금, 옥토퍼스카드, 신용카드/체크카드 가능하며, 각 수단별로 결제하는 단말이 따로 있다. 대부분 현금결제 시 잔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현금은 딱 맞춰서 내야 한다. 그냥 카드를 사용하라는 뜻이다. 공항에서 침사추이까지는 HKD34.6이므로 우리 가족 각자의 옥토퍼스로 결제 완료.
참고로, 홍콩의 버스요금은 구간별로 다른데, 탈 때 요금이 결정되는 구조라 타는 승강장에서 최종 종점까지 간다는 가정하에 요금이 결정된다. 따라서 시발점에서 가까운 버스를 타고 바로 다음 정거장에 내리더라도 마지막 종점에서 내린 사람과 동일한 요금을 결제한다. 우리와는 많이 다른 요금구조다. 같은 종착점이라도 번호가 다른 버스는 요금이 다를 수 있다!
가져간 짐(캐리어)은 1층 운전석 뒤에 2열로 구성되어 있으며, 짐을 두고 2층으로 가도 계속해서 버스에 달린 모니터를 통해 캐리어를 비춰준다. 도난의 염려는 크게 없다고 보면 된다. 도둑도 계속해서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다는 사실을 알게되기 때문에 쉽게 남의 캐리어를 가져갈 생각은 않을 것 같다. 다만 비슷하거나 동일한 색상의 캐리어는 주의해서 살펴볼 것. 또한 캐리어 탑승자가 많으면 짐칸이 가득 차는 경우도 있어 짐을 아무렇게 두면 운전사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 2층까지 와서 주인 확인 후 본인이 챙기라고 명령(?)한다. 짐이 제대로 관리될 때까지 차는 출발하지 않는다. 운전사가 폰사진 보여주며 뭐라 뭐라 하는 것은 짐(캐리어) 주인 찾는 거다.
참고로, 공항에 내리자마자 ATM 찾아서 현금 찾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 정신도 없고, 많은 여행객들이 일시에 몰리면 ATM기기에 줄을 길게 서는 경우가 잦고, 처음 이용하는 분들이 많은 이유로 시간도 더 걸린다. ATM 기기는 홍콩 어딜 가든 많다. 트래블로그, 트래블월렛, 토스카드 등 가져간 카드로 수수료 없이 무료 인출되는 기기가 대부분이며, 시내 곳곳에 널려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다만, 옥토퍼스에 충분한 금액이 없거나 미리 찾으려면 공항 여러 곳에 있는 ATM기에서 조금만 찾으면 된다. 우리 가족은 미리 인천공항에서 찾은 HKD3,000(500권종 4장, 100권종 10장)은 중간중간 옥토퍼스카드 충전하고, 여행 끝나는 날 선물살 때 모두 사용했다.
Google Map을 열어 목적지인 로얄호텔까지의 경로를 찾는다. 그리고 이동수단을 버스로 결정하면 남은 정거장과 현재 위치를 계속해서 보여주니 내릴 곳을 지나칠 일도 없다. 다만, 도착 예정시간은 믿지 말 것. 교통상황이 좋을 때 기준이라, 구룡의 중심부로 들어가면 계속해서 막힌다. 시간은 늘어나고 결국은 공항에서 1시간 20분가량 걸려서 최종 목적지인 침사추이 그란빌로드 정거장에서 내렸다. 공항에서 14:58분 탑승, 그란빌로드 정거장에 16:15분 하차였다.
우리가 내린 그란빌로드 정류장은 침사추이 네이선로드(혹은 나단로드) 중심부를 지나 반도 끝에서 다시 동쪽으로 올라가는 초입에 있는 정거장이라, 내릴 때쯤엔 승객의 거의 대부분이 비어 있었고, 짐칸의 남은 캐리어도 우리 것만 있었다. 반대로 2월 7일 공항으로 갈 때도 A21을 탔는데, 이때도 첫 짐칸을 우리 캐리어로 실었고, 2층 제일 앞 좌석에 앉아서 가기도 했다.
비록 목적지인 로얄가든호텔까지는 비록 400m가 안 되는 거리지만, 초행길에, 고르지 못한 도로와 많은 인파가 섞여 있어서 고생했다. 거기에 바퀴상태도 이미 4개 중 1개가 부서진 상황이라 겨우 겨우 끌고 호텔로 갔다. 그 외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는데, 이 순간이 가장 노동력을 집약한 시간이었다. 물론 짐꾼인 나만 말이다.
그렇게 한 사람만 땀을 뻘뻘 흘리며, 스마트폰 지도를 보며 이리저리 사방을 둘러보며 호텔을 찾았다. 4박을 할 숙소인데, 로얄가든 호텔은 숨어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 큰 호텔 이마에 크게라도 'Royal Garden Hotel'이라도 적어놓지, 그냥 로비 입구에만 간판이 붙어 있다.
Royal Garden Hotel (로얄가든 호텔)
로얄가든 호텔은 5성급 호텔로 루프탑(17층) 수영장과 헬스장, 사우나가 있으며, 특히 중앙 홀(중정)이 예쁜 호텔이다. 구글평점도 4.2 정도로 좋은 편인데, 의외로 이곳이 하버뷰가 일부 객실만 가능하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던데, 내 경우는 오히려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하버뷰가 보이는 카오룽 샹그릴라 호텔이나 뉴월드 밀레니엄 홍콩 호텔에 비해 조용하고 요금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하버뷰가 주는 가치가 크다는 분에게는 할 말이 없다. 호텔에서 바다뷰를 볼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매일매일 홍콩바다를 보는데, 굳이 호텔에서 바다 보는데 1박에 10만원 이상을 금액을 더 지불하고 싶지는 않더라.
힘들여 호텔 로비를 찾았을 때 몇몇 손님이 대기 중이었다. 도착시간은 16:30으로 15시부터 체크인이었으니 나름 빠르게 도착한 것이었다. Agoda를 통해 예약할 때 성인 4명이므로 커넥팅룸을 요청했으나, 이 호텔엔 커넥팅룸이 없어, 일찍 도착하면 같은 층에 가까운 방으로 배정하겠다는 회신을 받았기 때문에 열 일 제쳐두고 호텔 체크인부터 하게 되었다.
다행스럽게 15층의 09호와 11호를 배정받아 붙어 있는 방을 배정받았다. 호텔은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좌, 우측 구분하여 홀수와 짝수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마도 홀수방들이 시티뷰, 짝수방들이 하버뷰(일부)로 구분하기 좋게 만든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홍콩호텔 중에는 보증금(디파짓)을 받는 곳들이 있는데, 로얄가든도 받는 호텔 중 하나다. 대략 HKD2,000이라는 이야기를 보고 왔으나, 숙박일수에 따라 변동된다는 것을 와서 알았다. 우리는 4박, 방 2개 기준, 어떤 규칙에 의한 것인지는 몰라도 1박당 HKD1,000, 그리고 숙박 전, 후일 각각 HKD1,000을 해서 모두 HKD6,000을 요구했다. 미화달러로 $800 넘는 금액에 한화도로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인데,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로 가승인 처리했다.
가승인이란 신용카드로 승인(손님의 신용도 확인용)만 되고 가맹점(호텔)이 전표를 카드사에 넘기지 않아 청구처리가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보통 이럴 경우 카드소유주 입장에서는 한도에는 포함되지만, 결제명세서(청구서)에는 포함되지는 않는다. 호텔 담당자에게 언제 취소되는지 물어보니 체크아웃 후 2주 후라고 했다. 가승인이므로 승인영수증도 고객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고, 서명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 (24.3.11 추가) 보증금이 계속해서 결제취소가 되지 않아 카드이용 월한도에 영향을 미쳐, 2월 마지막 주에 호텔로 메일을 보냈고, 호텔 프런트 슈퍼바이저가 바로 다음날 회신해왔다. 우리가 체크아웃한 날(2.7) 결제취소했고, 영업일 기준 7~21일 가량 걸리며, 그 일정을 넘었을 경우 해당 카드사로 문의해보라는 것이었다. 결국 3.5(화) 결제카드였던 KB카드사에 문의했고, 받은 답변은 가맹점 결제취소(전표미매입)요청의 경우 가맹점 요청일로부터 30일 뒤의 첫번째 월요일에 된다고 했고, 실제 30일이 경과한 3.7일 이후 첫 월요일인 3.11(월) 취소되어 한도가 복원된 것을 확인했다. 결국 따로 청구되지 않고 보증금의 역할로만 끝났지만, 의외로 완전한 결제취소는 오래 걸렸다.
다른 분들의 호텔 리뷰에는 웰컴프룻으로 사과가 있었다는 글들이 종종 보이는데, 우리가 갔을 땐 없었다. 아마도 중개거래를 통한 저렴한 요금제(?) 방문자여서 그런지 몰라도 이런 차별은 별로다. 또한 웬만해선 어디든 제공되는 생수가 없다. 이건 좀 의외였는데, 이유는 의외로 화장실에서 찾았다.
세면대에는 수도와 그 옆에 음용수용 수도를 별도 설치해 놨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필터음용수 제공.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뜻에는 동의. 그러나 우린 호텔밖에서 생수를 사서 와서 먹었다. 여긴 중국... 믿음이 안 가서였다. 물론 컵라면 끓일 때는 이용했다. 화장실 세면대 물을 마시라면... 마실 수 있을까? 그냥 관념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찝찝해서 먹지 않았다.
세면대와 샤워부스는 깔끔한 편이다. 오래된 호텔의 느낌이 확 온다. 오래되었다는 뜻이 낡았다는 뜻보다는 예전 고급 호텔의 그 느낌이라는 뜻이다. 수압은 좋은 편이고, 샤워부스는 물이 튀면 화장실로 조금 새어 나오긴 하지만 바닥수건으로 커버 가능한 수준이다. 줄줄 새는 정도는 아니다. 수건(타월)은 1인당 2개씩(일반 1장, 전신타월 1장)이고, 다음날 교체를 요구하려면 샤워부스에 넣어두면 교체해 준다.
침구 교체 역시 매일 바꾸지 않아도 된다면, 그냥 그대로 두면 된다. 교체가 필요할 경우 체크인 시 받은 별도 카드지를 침대에 얹어두면 교체해 둔다. 사실 며칠간 사용한 침구(이불)가 오염될 이유가 거의 없기 때문에 바꾸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땀을 많이 흘렸거나, 음료나 다른 이유로 오염되었다면 바꿔 달라고 해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환경보호라는 측면에서는 호텔의 입장을 지지한다.
룸에는 기본적으로 1개의 멀티어댑터(변환플러그)가 제공된다. 한국형 플러그연결이 가능하며, USB-A 2개 포트도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 우리 가족은 2개의 멀티탭(3구짜리)을 가져갔고, 호텔에서 제공된 변환플러그를 통해 잘 사용했다. 호텔에서 제공된 시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알람시계였는데, JBL Horizon2라는 블루투스 스피커 모델이다. 시계(알람), 라디오, 블루투스 스피커, 야간등 기능이 제공되는 기기인데, 블루투스 스피커로 아주 잘 사용했다.
어매니티는 평범하게 제공되었는데, 칫솔, 면도기 같은 기본적인 것은 제공되는데, '빗'이 없다. 드라이어는 있는데 빗이 없어서 머리를 말리면서 곤란해졌다. 다행히 딸과 아내가 빗을 가져와서 사용하긴 했지만 이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다. 빗 하나가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다. 칫솔도 사용하고 버릴 수밖에 없는데 말이다.
객실마다 무료 Wi-Fi가 제공되는데, 호텔비번은 객실번호와 예약자의 성(Family Name)을 넣으면 된다. 속도를 상당히 빨라 무선으로 200Mbps 정도 나왔다. 호텔TV는 정말 볼만한 채널이 없으니 기대하지 말 것. 중국에 속해있는 지역인 만큼 차(茶)문화가 상당히 발달해 있다. 기름진 음식과 좋지 않은 수질 사정으로 생긴 문화이지만, 다양한 차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커피보다는 차를 자주 마셔보자. 식당 가도 생수를 주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가게들은 생수를 제공하는 편이지만, 홍콩로컬시장이나 딤섬집은 차를 음료 대신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찻잔 외에 맥주나 와인을 마시려면 책상에서 찾아보면 된다. 컵은 감춰져 있다. :) (사진의 접시는 별도 주문한 것이다. 원래 제공되지 않는다.)
이 호텔을 소개할 때 거의 매번 나오는 핫스폿은 바로 루프탑 풀(Rooftop pool)인데, 나는 한 번도 올라가 보질 못했는데, 딸은 수영장과 사우나를 거의 매일 이용했다. 숙박 첫날은 늦어서(18시) 이용 못했지만, 사우나를 이용했고, 아들은 헬스장을 4박 중 3일을 사용했다. 시설은 훌륭했고, 풀에서는 홍콩바다가 잘 보인다고 한다. 날이 차가울 때 온도가 28도씨도 데워지는 온수풀이므로 추위 걱정은 안 해도 되며, 따끈따끈한 자쿠지도 있으니 지금 날씨에도 추위에 떨 필요 없이 수영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추가)아래 사진 슬라이드쇼는 딸아이가 제공한 이미지다.
다만, 운영시간과 상태는 직접 올라가 보거나, 프런트에 문의하면 된다. 수영할 경우 수영복을 미리 갈아입고 호텔가운을 입고 15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갈아타고 17층으로 가면 된다. 탈의실, 샤워시설이 17층에도 있으나 수영복은 환복하고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호텔은 주변에 여러 유용한 장소들이 몰려 있는데, 작은 공원들이 주변에 있으며, 세븐일레븐 편의점, Park N Shop이라는 마트, HSBC은행, 스타벅스, 로컬식당 등이 3분 내 거리에 모두 있다. 특히 Park N Shop(International)은 우리나라의 생필품 마트와 비슷하고, 한국상품과 한국식품들도 꽤 많았다.
거의 모든 홍콩의 편의점에는 한국 소주를 흔하게 볼 수 있고, 일부는 한국 맥주도 볼 수 있다. 홍콩은 주류세가 없어서, 주류 가격이 싼 편이다. 다만, 한국에서 수입한 소주, 맥주는 한국보다 더 비싸다. 맥주는 1.5배 소주는 거의 4~5배 비싸다. 과자나 라면 등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쌌다.
호텔 앞 로컬가게 'New Big Light'는 다른 선택이 없을 때 한번 들러볼 만한 로컬식당으로 완탕 종류와 창펀 종류의 음식이 괜찮은 가게다. 가격도 무난한 편이고 맛도 무난하다. 한국인이 먹어도 특별히 거부감이 없는 정도이며, 향채가 들어갈 법한 음식에는 '메이요 향차이'하면 향채를 빼고 준다. 현금만 결제되는 것 같다.(주인에게 신용카드결제가 안된다고는 답변 들었다)
이 가게는 흥홈, 침사추이, 췐완에 3개의 지점이 있는 체인점이며 무려 홈페이지도 있다. (https://www.newbiglight.com/)
여행 첫날은 공항 도착 후 호텔 체크인 후 급하게 식사를 한 다음 구룡역 부근 ICC(International Commerce Center)의 Sky100으로 이동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으로...
2024.02.14 - [여행과 맛집] - 2024 홍콩 가족여행 가다 (3) Sky100 전망대 관람, 홍콩의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