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야기, 군대 이야기는 여자들이 정말 듣기 싫어하는 대화주제라고들 한다. 아무래도 남자들만의 세계인 군대에 대한 이야기는 군대생활상을 잘 모르는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공감가는 부분들이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내무반 생활 등은 코메디 소재로도 사용되었고, 많이들 들어서 그나마 좀 알고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소재들은 훈련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유격훈련, 행군, 화생방 훈련 등이 있을 것이고, 얼차려 이야기나 특이한 전우들에 대한 이야기들일 것이다. 힘들어서 그런지 제대하면 군대가 있는 방향으로 오줌도 누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물론 난 오히려 제대하고도 군생활한 곳으로 자주 놀러 갔었다. 이해를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가 군생활을 한 곳은 유명 관광지가 있는 지역이었다. 바로 설악산과..
소집시간이 다가오자 102보충대 앞은 입소자와 동행한 가족, 친지들로 가득했다. 머리는 대부분이 짧게 자르고 와서 어색한 자신의 머리를 만지며 애써 웃음짓는 입소자들이 많이 보였다. 눈물을 흘리는 가족과 애인인듯한 여자. 노래를 부르며 입소하는 친구를 환송하는 친구들... 아마도 그런 광경을 본 사람들 많을 것이다. 소집시간에 맞추어 보충대는 마이크를 통해 입소자를 제외한 모두 보충대 밖으로 나가줄 것을 방송한다. 슬슬 긴장되는 분위기... 아니나 다를까 입소자를 뺀 나머지 사람들이 나가자 한무리의 군인들이 입소자를 정렬시키고 있었다. 육중한 입구의 철문을 닫자마자 엄포를 놓는 마이크 소리가 쩌렁 쩌렁 울린다. 소위 '군기'잡기가 시작되었다. 눈이 많이 온 바닥은 흰 눈으로 다져져 있었는데, 느닷없이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