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목감기로 고생하고 있다. 콧물도 나지 않고, 고열이 나는 것도 아니며 몸살처럼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먹는 것도 잘 먹고 특별한 어려움이 없으나, 단 한가지 기침이 계속해서 멈추지 않는다. 기관지쪽이 아플정도로 기침이 깊은 곳에서 시작된다. 회사 동료는 혹시 폐병이 아니냐며 놀린다. 몇년전에도 기침만 한 두달 정도로 오래간 적이 있었는데, 놀라서 병원을 찾았더니, 기관지염이라고 했다. 아마도 이번에도 기관지염같은데, 이미 약을 두번에 걸쳐 6일씩이나 복용해도 소용이 없다. 기침이 날 때는 계속해서 난다. 마치, 무슨 위중한 병에라도 걸린 사람처럼 난다. 이렇게 연속해서 기침을 하고 나면 기관지쪽이 아프다. 호흡을 하다보면 기관지쪽이 간질거리는 느낌이 난다. 식구들도 몇주째 이렇게 기침하는 ..
이제 이 계단만 오르면 집이 가까워 진다. 집에 가는 나를 반겨주기라도 하듯 양쪽의 가로등불이 예사롭지 않다. 다시 차소리가 들린다. 귀가를 재촉하는 듯한 싸늘한 바람이 코끝을 스쳐간다. 한쪽엔 옷가방 한쪽엔 노트북이 든 가방을 들고 묵묵히 말없이 지하철을 30분 타고 내린 곳, 성서공단역. 다시 월요일이다. 월요일 밤은 늘 이 입구가 나를 반겨준다. 문득 이곳에 대한 기억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얼른 카메라를 꺼낸다. 아무도 없는 캄캄한 밤하늘이 보이는 지하철 입구. 마치 마법의 세계를 등뒤로 두고 떠나온 듯한 느낌... 숨가쁘게 걸어올라온 거리만큼 딱 그만큼 다른 세계에 와 있는듯한 느낌이다. 건너편 상가엔 불이 꺼져 적막하기만 한데, 오가는 사람도 줄고 거리엔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만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