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안성기 주연의 '라디오 스타'를 봤다.

88년도 가수왕 최곤(박중훈)과 그의 20년지기 매니저 박민수(안성기)는 이젠 별볼일 없는 가수와 그의 매니저이다. 왕년의 인기는 간데없고, 생계를 위해 카페촌에서 라이브 가수로 활동 중이다. 그러다 사고를 치고 빈둥 거리다가 예전에 알던 방송국 라디오 국장의 소개로 강원도 영월의 라디오 중계소로 가게 된다. 거기서 낮에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를 하나 맡게 되어서 다시 재기한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줄거리로는 별 볼 것 없는 영화지만 보고난 뒤엔 뭔가 남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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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영화에 대한 소개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이 영화에 나온 라디오 다시 듣기와 팟캐스트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라디오 방송은 시간과 공간적인 제약을 갖는다. 그러다보니 영월이라는 지역적인 한계로 인해 영월 지역이 아닌 타 지역에서는 '최곤의 정오의 희망곡'을 들을 수 없다. 전파는 전국방송으로 중계되지 않는 이상은 영월의 중계 안테나의 전파가 미치는 곳까지만 전달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엔 라디오 국장이 최곤의 방송이 인기를 얻자 최곤을 서울 라디오 프로를 만들어 주려했고, 이런 계획이 어려워지자 영월에서 전국 방송을 진행한다. 이런식으로 전파와 중계의 힘을 빌어 전국 방송이 가능하다.

두번째, 라디오 방송은 시간적인 제약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알듯이 정오의 희망곡은 정오부터 1~2시간 가량 방송되는 방송이다. 이 방송을 듣기 위해서는 영월이라 하더라도 방송시간이 아니면 들을 수 없다. 라디오 방송은 원하는 방송을 듣기 위해선 그 시간에 라디오를 통해 들어야만 한다.

셋째, 당연한 이야기 이지만 라디오 방송은 라디오 없이 들을 수 없다. 영화 중간에 '이스트 리버(노브레인)'이라는 최곤의 골수팬이 선사한 홈페이지를 통해 사연을 접수하고, 다시듣기(Audio On Demand)의 형태로 방송을 인터넷을 통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을 통해 라디오 방송을 다시 들을 수 있는 것은 현재 각 방송사들이 취하고 있는 다시보기(듣기)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는 인터넷과 PC를 통해 방송사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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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가지 제약 조건을 가진 라디오 방송을 꽃피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팟캐스팅'이다. Time-Shift라는 단어로 이 기술을 설명할 수 있는데, 다른 포스팅에서 설명을 해 두었다.

영월이라는 작은 지역에서 방송되는 라디오 방송이라 할지라도 생방송때 방송을 녹음하여 음성 파일로 저장하고 이를 간단하게 인터넷이 되는 서버에 저장을 하고(아카이빙) 이 방송분을 RSS를 통해 제공한다면, 팟캐스팅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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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전파가 미치지 않는 서울에 있는 라디오 국장도, 부산에 있는 아줌마도, 미국에 사는 교포도 단순히 RSS 주소만을 가지고 지난 '최곤의 정오의 희망곡'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다가 컴퓨터가 아닌 MP3 플레이어로 데이터 싱크하는 과정을 거친 완벽한 팟캐스팅을 하면 인터넷이 접속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언제든 어디서든 지난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KBS 라디오의 '단팥'이 이런 식의 지난 방송을 팟캐스트 해주고 있다.

요즘 라디오 방송을 듣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맞지만, 직업의 특성상 꾸준히 듣는 애청자도 많다. 버스나 택시 기사, 반복되는 작업을 하는 사업장, 매장 등 다양한 곳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라디오 청취자가 많다.

라디오 세대들은 '별이 빛나는 밤에' '이종환의 디스크쇼' 등 너무나 재밌게 들었던 라디오 방송을 기억할 것이다. 특히 공개방송이라도 할 쯤이면 테이프에 녹음해서 몇 번이고 다시 듣던 시절이 있었다. 바로 예전의 그런 녹음하던 수고를 덜고 더 편리하게 제공하는 방법이 팟캐스팅이다.

라디오 역시 방송이다 보니 수익은 방송 중간에 들어가는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 광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많은 청취자가 있어야 한다.

팟캐스트를 통한 라디오 광고는 기존의 라디오와 달리 다양한 측정 방법이 제공된다. 인터넷을 통해 팟캐스트 해서 가져가는 유저들을 분석할 수 있다. 이들을 상대로 맞춤형 광고를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원하는 라디오 방송을 원하는 시간에 MP3로 들을 수 있다면 광고는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팟캐스트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것 같다. KBS가 나서서 전파를 하고 있지만 주변에서만 맴도는 듯한 느낌이다.
 
문득 '라디오 스타'를 보면서 팟캐스트의 미래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땅에 더 많은 라디오 스타를 팟캐스트를 통해 만나보고 싶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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