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우콤의 클럽박스는 웹하드 서비스이다. 사용자에게 공간을 할당해 주고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때, 고속 및 저속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고속으로 다운로드를 받을 때는 비용을 지불하는 전형적인 웹하드 서비스이다.
이제까지 이런 류의 웹하드 서비스는 불법 영화 파일이나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 서비스 제공사의 저작권 보호 노력이 있긴 하지만, 상당수의 트래픽은 이런 불법자료를 다운로드 받음으로서 발생한다. 웹하드 트래픽의 발생은 곧 수익이므로 이를 쉬쉬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해 왔었다.
전자신문 : 웹하드 통한 합법적 영화 다운로드 시장 열려
기사를 통해 발표된 클럽박스의 새로운 실험은 추후 웹하드 업체들과 영화 유통사들의 관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클럽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나우콤은 3개 영화 유통사와 계약을 통해 클럽박스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DVD Rip영화들의 공유와 다운로드를 합법화 시켰다. 즉, 영화 유통사들이 영화를 공급하지는 않지만, 저작권이 있는 이들 영화들을 유료로 다운로드 받을 때 발생하는 서비스 제공사의 일부를 수익으로 받게 되었다.
클럽박스를 이 서비스를 ‘클린 컨텐츠’라는 이름으로 합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즉, 3개 유통사와의 계약으로 이들 회사에서 판권을 가지는 영화들을 클럽박스 회원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다운로드 받는 ‘퀵다운’으로 받을 수 있으며, 이는 불법이 아니라 합법이 되는 것이다. 대신 수익의 일부를 유통사가 받아가는 모델이다.
이 ‘클린 컨텐츠’ 서비스는 이미 작년부터 시작이 되고 있었고, 최근 유통사를 더 확보하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영화 유통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작 저작권을 가진 유통사는 자신들이 별도로 파일을 제작하지 않고, 일반 릴그룹(Reel Group)들이 제작하여 배포하는 영화가 클럽박스를 통해 유통되고 이를 유료로 사용하는 사용자 집계만 받으면 수익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유통사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돈만 받아가는 형국이 되는 것이다.
영화 유통사들은 웹하드 서비스가 불법 영화 다운로드의 천국인 것을 잘 알고 있다. 저작권 침해를 경고하며 일일히 웹하드 업체들에게 공문을 보내보지만, 서비스 제공사들은 자신들의 수익을 포기하면서 까지 저작권 수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 영화 파일은 1편에 대부분 700MB 짜리 파일 두개내지 3개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 한편에 평균 1.3GB 용량의 다운로드 트래픽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쉽게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불법 영화 다운로드 시장을 왜 서비스 제공사가 나서서 막으려 하겠나?
유통사들도 이번 클럽박스 같은 모델이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오히려 웹하드 업체와 서로 Win-Win 하는 모델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웹하드로 불법 영화가 유통되면서 아무 이익을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일정 금액이라도 받는 것이 유리하고, 별도의 노력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손해 볼 것이 없는 상태다.
웹하드 업체 역시 저작권의 문제로부터 일부 해방되면서 사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게 된다면, 일부 수익을 떼어서 영화 유통사에 준다고 한들 손해보는 것보다 시장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느 웹하드는 합법적인 영화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어느 웹하드는 저작권 침해 경고 공지를 하고 필터링을 해야 한다면, 비슷한 비용을 내는 소비자는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자신이 다운로드 받는 영화가 합법적이라면, 비용을 일부 지급하더라도 합법적인 서비스를 찾지 않을까?
이번 ‘클린 컨텐츠’로 제일 이상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은 영화 릴그룹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료로 배포하기 위해 DVD 영화를 DivX나 Xiv 등의 코덱으로 인코딩하여 전세계로 공개하고 있는데, 이를 웹하드 업체와 영화 유통사가 돈벌이를 하는 것이다.
현재 클럽박스의 경우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구매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1포인트에 1MB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1만원이면 10GB를 받을 수 있다. 원칙은 그렇지만, 추가 보너스 포인트를 적립해 주기 때문에 1만원(부가세 별도)이면 보통 33,000포인트를 제공한다. 그럼 33GB의 용량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며, 약 26편(1.3GB로 계산) 정도의 영화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1편당 약 385원 정도 비용이 나온다.
보도자료에 나온 영화 한편에 1천원~2천원의 기준은, 아마도 1MB당 1원 기준으로 1GB~2GB로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에 영화 한편 다운로드에 500원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영화 한 편 다운로드 500원에 허(許)하라!
내가 생각했던 비용보다는 싸게 제공을 하는 것이다. 만일 클럽박스 월정액 비용인 14,900원(부가세 포함)만 내면 1개월간 트래픽 무제한이므로 신작은 올라오는 대로 모두 다운로드가 가능할 것이다. 이때는 비용으로 계산하면 훨씬 싸다.
이 서비스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유통사의 수익이 되는 유료 다운로드 현황에 대한 자료는 나우콤이 제공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유통사에 판매를 맡긴 영화사들 입장에서 이런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허용할지도 의문이다. 일반인들에게 공급되는 영화 파일이 DRM 등의 아무런 저작권 보호 장치가 없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유통되어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실을 이해하고, 이를 다른 각도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려한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얼마전 DVD로 출시한 '해바라기'도 '클린 컨텐츠'로 올라왔다.
한 편에 400원도 안되는 비용으로 다운로드 받아 볼 생각이 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