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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전자신문 1면 하단 기사를 보면, KT가 3대 이상의 단말기를 물린(공유기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추가 과금을 할 계획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전자신문 : 인터넷공유기 부정 사용 제한
이미 몇년전부터 신인증 시스템(웹인증 접속체계 서비스)을 가동하여 KT 초고속인터넷 사용자들의 단말상태를 조사해왔던 KT여서, 기사에 처럼 추가단말 사용자를 가려내고 이들에게 과금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2006/12/02 - [기술 & 트렌드] - KT의 웹인증 접속체계 서비스 개선 안내문 그리고 그 의도
얼마전까지만해도 2대까지의 공유는 인정해 주되, 3대부터는 단말기당 5천원을 추가 과금하겠다는 이야기가 종종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런 여론 떠보기식 기사는 정기적으로 나왔다.
2007/07/31 - [기술 & 트렌드] - KT는 언제까지 공유기 타령만 할 것인가?
2007/08/02 - [기술 & 트렌드] - 과연 공유기가 문제인가?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전자신문 1면 기사에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최근 미국 ISP 들도 종량제 논의를 꺼내들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신문 : 美 인터넷 무제한 요금제 사라진다
KT로 봐서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가입자당 ARPU는 크게 늘지 않고 있고, 유선전화 매출감소에 KTF의 3G 서비스 매출도 크게 신장하는 상황이 아니고, 하나로와 합병한 SKT에 대한 두려움, LG 데이콤의 VoIP 사세 확장 등은 모두 KT에겐 불리한 여건만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명목은 부정사용제한이라고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추가과금을 통한 매출증대에 있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KT는 일반 가정에서 이용자가 3개 이상의 단말을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 일반 네티즌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상용이나 업무용으로 부당하게 단말을 늘려 사용하는 소규모 숙박업이나 소호(SOHO) 사업자들은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야 할 전망이다.
가정에서 3개 이상의 단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단정지었지만, 실제 3개 이상으로 자꾸 늘어나고 있다. 기본 데스크탑이 메인과 세컨드로 사용하는 경우에, 늘어나는 개인 노트북 PC, 게임기, PMP, MID 등의 보급에, IPTV 등 IP를 이용한 각종 가전의 등장은 오히려 3개 이상의 단말기 사용이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KT의 말대로 숙박업소, 기업 등 영리목적으로 KT 회선의 부정사용에 대한 단속과 과금이라면 일반가정 가입자에게 추가과금할 일이 없어야 한다. 가정 가입자는 재판매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과금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단말을 여러대 사용하는 것은 곧 비정상적인 트래픽 유발이라는 공식은 개연성은 있어보이는 것 같지만 근거가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공유기의 특성이 한도내의 트래픽을 나누어 쓰는 것이므로 약정한 것 이상의 과도한 트래픽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PC 한대를 쓰고 있는 사용자가 웹하드를 이용하여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하는 것과 3대의 PC에서 동시에 웹서핑을 하는 것을 비교하면 트래픽이 더 많이 발생하는 쪽은 전자의 다운/업로드 작업이다.
서울경제 :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또 연기
방통위가 VoIP 전화번호 이동 서비스를 이달말이 아닌 다음달로 미룸에 따라 실제 시장의 반응을 조금 더 있다가 알 수 있게 되었는데, 인터넷 전화 번호이동은 기존 쓰던 번호 그대로 VoIP 서비스에 가입 및 사용이 가능하여 유선전화시장에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VoIP 번호이동제도가 실시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업체는 KT이다. 또한 단순히 번호이동뿐만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사업자까지 동시에 바꿀 가능성도 높아진다. 결합상품으로 갈아탈 이유가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보다 설득력이 높기 때문이다.
전화(VoIP), 인터넷, IPTV 등의 이른바 TPS로 묶음 상품이 나오고 있는 점은 KT의 통신사업을 바라보는 자세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KT가 이런 시점에 메가패스 가입자의 단말기 대수에 대한 과금을 주장하는 것은 뭔가 잘못 짚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행여나 경쟁업체가 동조할 것이라고 본다면 그것도 오산이다.
어떤 통신사업자든 자사의 상품을 통해 수익을 높이 올리려 하는 마케팅은 정상적인 것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서비스의 출현으로 소비자의 통신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고, 신규 서비스의 가입율이 높지않은 가운데서 추가 과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정말 자살골을 넣는 행위가 아닌가 생각된다.
부정사용으로 인해 피해가 크다면, 타 경쟁업체들도 KT에 수긍하고 비슷한 과금정책을 가지고 나갈 것이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이를 점유율 확대의 호기로 삼을 것이다.
또한 VoIP 번호이동제도와 맞물리게 되면, KT는 유선가입자 탈출러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기름에 불을 붙이듯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이탈까지 가져온다면 KT가 얻는 것은 거의 없다.
나도 개인적으로 KT 메가패스의 오랜 고객이다. 잠시 하나로 상품을 쓴 적이 있었지만, 초고속인터넷은 메가패스를 계속 이용했었는데(단말 3대 이상 사용중이다), 만일 이런 정책으로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과금을 한다면 미련없이 다른 통신사로 바꿔버릴 생각이다. 이참에 아예 전화서비스도 같이 바꿀 생각이다.
나는 지금의 초고속인터넷 비용으로도 충분히 그 사용댓가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KT는 공유기를 핑계로 수익을 올리려는 얄팍한 행동은 당장 중지해야 한다. 잠깐만이라도 생각해보면 어떤 것이 이익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 단말기는 점점 늘고 있다. KT는 단말기 숫자로 장사하려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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