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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흥미있는 AP의 뉴스를 하나 읽었다. 'Want to read all about it online? It may cost you'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최근 활발하게 논의중인 미국의 온라인 뉴스 유료화 움직임에 대한 기사다.

올해는 신문사의 운명과 관련된 기사들이 많았다. 특히 지면광고수주 및 구독자의 감소로 인하여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들이 대부분이었고, 몇몇 신문사들은 문을 닫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신문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이야기들 뿐이었다.

2009/01/03 - 미국 신문과 잡지의 인쇄 중단 잇달아

2009/02/04 - 미국 신문사들의 생존의 몸부림, Newspaper Project

신문과 광고는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독자 구독료 기반의 신문사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구독료는 신문을 발행하기 위한 재료비 수준도 못미치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뉴스는 종이신문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이 소비되면서 신문 구독자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미디어 재벌이라 불리는 News Corp.의 Rupert Murdoch(루퍼트 머독) 회장도 위기감을 느끼면서 신문산업의 앞날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는 종이신문의 미래 자체에 대해서는 암울하게 보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뉴스 댓가(구독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2009/08/07 - 미디어 재벌의 고민, 온라인 뉴스 유료화 선언

최근 API(American Press Institute)가 미국과 캐나다 신문사 임원 118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를 고민하고 있다는 신문사가 58%로 나타났고, 그중에 22%는 올해안으로 유료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사실상 신문사의 운명을 건 모험을 빨리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결과다. 온라인 뉴스의 뉴료화는 신문사에겐 큰 모험이다. 신문지면광고 매출의 10분의 1수준밖에 되지 않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뉴스닷컴) 광고매출로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경기침체속에 광고매출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독자들로부터 구독료를 받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작년 신문지면 광고 매출은 35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3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신문사들의 경영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면 신문사의 온라인 광고는 작년에 31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려서 신문지면 광고의 1/10 수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지면광고는 127억 달러나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에 신문사 온라인 광고는 10억 달러만 늘어났을 뿐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신문사들의 온라인 뉴스에 대한 과금은 어쩔 수 없어보이는 측면이 있다. 지면광고는 계속 줄어들고 온라인 광고는 신문사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고 외에 구독료를 받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독점적이지 못한 시장 구조도 그렇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신문사닷컴이 온라인 Wall Street Journal의 1백만 유료 가입자 유치를 달성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일 어설프게 유료화를 단행할 경우 일부의 유료 가입자를 모을 수는 있겠지만, 대다수의 무료 뉴스를 찾던 트래픽의 감소로 광고에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의 유료 독자만이 찾는 신문이 된다면 신뢰도나 언론으로서의 역할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News Corp.의 WSJ처럼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은 신문사들이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은 큰 걸림돌이다. 온라인 독자들은 유료 뉴스의 대안을 찾아다닐 것이며, 무료 뉴스가 남아 있는 한 유료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온라인 뉴스 유료화는 누구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신문사들의 딜레마인 셈이다. API의 조사에서도 58%가 유료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42%의 신문사들은 여전히 온라인 뉴스 유료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Google을 비롯하여 대형 IT업체들이 소액결제 시스템을 갖추어 신문사들의 콘텐츠 유료화의 지원에 나섰고, 이미 1천여개가 넘는 신문과 잡지사들이 연합하여 공동 과금시스템을 구축한 Journalism Online LLC. 등도 있기에 온라인 뉴스의 과금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

약 15년 이상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온라인 뉴스들이 일시에 유료화된다는 가정을 한다면 과연 얼만큼의 독자들이 이를 받아들일까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따라서 신문사들도 나름대로의 전략이 필요한데, 전면적인 유료화보다는 종이신문과 온라인 뉴스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프리미엄 뉴스를 기반으로 유료화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나 제공하는 똑같은 뉴스만으로는 유료화에 실패할 확률이 아주 높다.

어쩔 수 없는 유료화보다는 차별적인 요소를 가지고 경쟁에 나선다면 온라인 뉴스 유료화에 대한 저항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저항뿐만 아니라 뉴스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려는 신문과 잡지사의 노력은 유료 독자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2008년과 올해는 신문사들의 생존에 대한 문제가 계속 이슈가 되고 있다. 이미 문을 닫은 곳도 있으며, 몸집을 줄인 곳도 있다. 부수의 감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고 온라인이나 다른 사업으로 수익을 내려는 신문 잡지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변화없이 단순한 온라인 뉴스의 과금만으로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발판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올해 가을과 겨울은 신문사들의 생존을 위한 실험무대가 될 것이다. 출발은 일부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에서 시작할 것이며, 성공여부에 따라 더 많은 신문사들이 동참하게 될 것이다. 사실 더이상 이대로 버틸 수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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