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근처 오클랜드(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인터랙션 디자이너 Joshua Kaufman(조슈아 카오프만)은 지난 3월 21일 새로 이사간 아파트에서 MacBook 노트북과 가방, 전자책 리더, 진 한 병을 도난 당했다. 누군가가 그의 아파트에 침입하여 훔쳐간 것이다. Kaufman은 바로 Oakland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Hidden으로 캡처된 범인 사진


Kaufman은 MacBook에 이미 설치되어 있던 'Hidden'(http://hiddenapp.com/)이라는 도난 감시 소프트웨어를 동작시켰다. 요즘 노트북에도 대부분 설치되어 있는 웹캠 카메라는 MacBook에도 설치되어 있다. 바로 iSight 카메라인데, 이 도난 감시 소프트웨어는 iSight를 통해 스냅 사진을 촬영하고 전송 받을 수 있다.

그는 4월 25일까지 이렇게 수집된 사진을 경찰에 넘겨 조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Oakland 경찰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5월 27일 tumblr에 계정을 만들어 사건의 개요와 수집된 사진을 공개했다. 증거사진을 공개함으로써 미디어의 힘을 빌려보겠다는 의도였다.


http://thisguyhasmymacbook.tumblr.com/

그러나 개설 1주일 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자, Twitter에 글을 올렸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retweet 되었다. 이게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5월 31일 목요일 오후, 한 뉴스 미디어(Good Morning America)는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Oakland 경찰서와 접촉한 것이다.

그러자 해당 경찰서는 Kaufman에게 직접 연락하여 이 사건에 즉시 조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경찰 2명이 범인을 체포했다. 범인은 27세의 Muthanna Alde-Bashi(무타나 알데바쉬)로 택시기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나중에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Oakland 경찰서는 수사관 3명이 한 달에 약 2,400여 건의 도난사건을 담당하다 보니 Kaufman의 신고에 크게 관심을 둘 수 없었다고 한다. 사건이 해결되고 난 뒤에 거듭 Kaufman에게 사과를 전했다고 한다.

Hidden으로 캡처한 MacBook 화면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는 Kaufman이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한 사진 덕분이었다. 범인이 사용한 이메일 주소를 통해 택시 운전사라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쉽게 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범인이 사용하는 Gmail 계정이 업무용이라는 느낌이 들어 검색을 통해 그것이 Berkeley 근처에 있는 택시회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범인은 훔친 MacBook을 계속해서 사용했다. 캡처된 사진을 통해 보면, 범인은 침실에서도 사용했고, 쇼파에서 잠을 자는 모습, 운전하는 모습 등의 다양하게 잡혔다. 이를 근거로 Oakland 경찰은 범인을 체포한 것이다. 범인은 현재 2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감옥에서 풀려났다고 한다.

첨단 기술, SNS 그리고 미디어의 힘 

이 사건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첨단 제품들, 특히 IT 기기들은 네트워크 사용이 일반화되었고, 노트북은 웹캠 장착이 기본이 되었다. 여기에 다양한 추적 감시 기능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심리적으로 도난을 예방하거나 추적 감시할 수 있게 되었다.

2010/08/18 - 해리튼 고등학교 스파이 웹캠 논란, 범죄혐의는 없었다고 발표
2010/02/19 - 학교가 나눠준 노트북 웹캠은 스파이캠이었다

때로는 위 포스팅에서처럼 악용 혹은 오용의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처럼 소프트웨어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경우도 있다. Hidden의 제작사인 영국 Flipcode는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도 대폭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 같다.

Hidden은 연간 베이스의 서비스로 1대에 연 15 달러의 저렴한 서비스다. 기본 감시 프로그램을 노트북에 설치하면 끝이다. 도난을 당하게 되면 Hidden이 제공하는 웹사이트에서 여러가지 기능을 이용하여 도난품에 대한 감시와 추적을 할 수 있다.


Hidden 외에 이번 MacBook 도난 사건의 또 다른 주인공은 Twitter와 Facebook 같은 SNS와 기존 방송 미디어다. MacBook에 추적 감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 경찰이라는 공권력을 이용했기에 되찾을 수 있었다.

처음 도난을 신고했을 때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 문제를 크게 이슈화시킨 통로는 Twitter였고, 결정적으로 기존 방송 미디어가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사람들로부터 이러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 과연 잃어버린 MacBook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무작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쾌거라고 띄우기 전에, 기존 미디어가 범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경찰서에 유무형의 영향력(대중의 관심)을 행사했고, 결국은 사건을 해결하게 되었다는 점을 꼭 되새겨야 한다. 결국 SNS와 방송 미디어의 힘이 공동으로 활용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감시 추적 소프트웨어와 SNS라는 첨단 기술과 서비스의 도움으로 범죄 사건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IT 기술의 밝은 면을 많이 부각시켰다. 또한 많은 사람의 관심이 결국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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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raystyle.net BlogIcon Ray 2011.06.02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워우.. 대..대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