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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홍콩은 이번이 3번째 방문이다. 2009년 인터넷매체 지원으로 홍콩전자전 탐방이 최초의 홍콩방문이었으며, 그 이후 2016년 2월에 아내와 함께 홍콩 사이쿵에 있는 지인 방문을 겸한 여행으로 방문한 것이 두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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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9 - [여행과 맛집] - [홍콩2016] 홍콩 여행을 더욱 편리하게 하려면 홍콩 현지 SIM 구입
2009년 첫 방문 후 7년 뒤 두 번째 방문, 이번 2024년 2월초 방문은 그로부터 8년 뒤가 된 것이다. 7, 8년만에 홍콩을 방문하니 그때와의 기억을 비교하게 되는데, 당시 찍어둔 사진과 이 블로그 글들이 없었더라면 조금은 심심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와 아내는 동반으로 두번째 방문이었지만, 이제 성인이 된 아들과 딸은 첫 홍콩여행이 되었고,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홍콩방문에 대한 기대가 나름 있어 보였다. 그리고 우리 4명의 가족 해외여행은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는 생각에는 모두 동의한 상태라 알차게 다녀오고 싶었다.
여행은 여행자체로도 즐거운 일이지만, 여행을 준비할 때도 즐겁다. 떠날 목적지를 정해놓고 뭔가를 준비하는 일은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매번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이번엔 어디에 가고 뭘 먹으며, 무엇을 보고 올 것이라는 생각에 많은 정보를 찾아보는 그 일 자체가 재미있다.
참고로, 홍콩을 지리적으로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이 보면 된다. 북쪽으로는 중국 심천(선전)이 있고, 왼쪽으로는 마카오가 있으며, 홍콩의 주요 관광지는 서울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쉬운데, 선전 시 아래쪽의 신계지와 구룡반도를 서울의 강북, 홍콩섬을 강남, 홍콩 디즈니랜드와 옹핑 천단대불이 있는 란타우섬을 인천 또는 강화도 지역, 동쪽의 사이쿵을 강동구 지역으로 보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르겠다. 홍콩 첵락콕 공항은 란타우섬과 연결된 츠례자오섬에 있다. 우리의 인천공항으로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카오쯤은 중국 칭다오쯤으로 보면...
짧은 4박 5일의 여행을 시간에 따라 한번 정리해 보았다. 이번 글에는 여행 준비 중심으로 적었다.
항공권 구입과 호텔 잡기
해외여행의 첫 번째 준비는 뭐니 뭐니 해도 일정과 항공권, 숙소일 것이다. 가족 모두의 일정이 가능해야 여행일정이 잡히고, 그에 따라 항공권과 숙박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 중의 기본이다. 원래 1월 초를 목표로 하였으나, 갑작스러운 딸의 수술 때문에 2월로 미뤘고, 2월엔 아들이 친구들과의 일본여행이 계획된 터라 그 일정을 존중해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잡은 일정은 2.3(토)~2.7(수)이었고, 귀국 이틀 뒤가 설연휴라 절묘한 타이밍에 여행계획을 짜게 되었다.
23년 가을부터 간다 못 간다 하던 여행이 12월에 윤곽이 잡혔고, 갑자기 3월 딸아이 수술일정이 1월로 옮겨지면서 여행계획은 무산되나 싶었지만, 이번에 못 가면 다시는 우리 4명이 갈 수 있을 기회는 없을 거라는 의견에 꼭 가는 방향으로 잡으려니 항공권부터 난항을 겪었다. 숙박은 어찌해도 될 거 같은데, 못가면 고민거리도 아니니까.
오래전에 가입한 '포에버 홍콩' 카페를 통해 학습이 시작되었고, 케세이퍼시픽, 홍콩익스프레스 등 홍콩 항공사 위주로 알아보기 시작했으나, 결국은 좋은 시간대에 '한국인'에게 가장 무난한 서비스는 모두 국적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결론이 났다. 문제라면, 딱 하나 비용이다. 온전한 비용을 지불하자면 1인당 60만 원선이니... 결국 네이버항공에서 일주일 넘게 살펴보던 1월 초에 대한항공 오전 출발, 오후 귀국 편으로 골랐다. 비용은 대략 4명이서 180만 원대. 그래도 200만 원 안 넘은 것을 위안 삼았다.
그다음은 호텔인데, 위치를 먼저 알아봤다. 홍콩여행은 대부분 '구룡반도'와 '홍콩섬'으로 숙박위치를 먼저 결정한 다음 호텔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전 두 번의 여행 모두 홍콩섬에서 숙박했고, 지인의 숙소만 구룡의 북동쪽인 사이쿵의 아파트에서 보냈기 때문에, 이번엔 아예 구룡(권룽)으로 가보기로 했다. 원래 4박 5일 일정 중 2박은 홍콩섬, 2박은 구룡(주로 침사추이)으로 하려 했으나, 안락하고 알찬 여행은 중간 호텔 이동을 빼는 것이 최고라는 결정으로 한 호텔에서 4박을 하는 모험을 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그 모험은 이번엔 성공한 것 같다.
홍콩 호텔은 평소에 국내외 호텔을 결정할 때 자주 이용하던 아고다(Agoda)를 통해 예약을 했고, 구룡의 주요 관광지가 몰려있는 침사추이 중심으로 알아봤다. 포홍 카페와 블로그 글들을 중심으로 리뷰들을 분석했고, 결과적으로 선택한 곳은 'Royal Garden'으로 결정했다. 5성급이지만, 성인 4명이 2개의 디럭스룸으로 1일 35만 원 수준으로 평가도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shopback으로 캐시백적립도 되면서 130만 원 초반에 계약했다. 일정변경불가, 취소불가, 시티뷰 조건이지만 일정은 결정된 상태라 비용을 줄이는 계약조건을 받아들였다.
로얄가든 호텔은 이어지는 여행기에서 좀 더 자세히 소개하겠다.
여행준비-환전, 방문지와 티켓팅, SIM 구입 등
일정, 항공, 숙박이 결정되었으니 이제는 어딜 가고, 뭘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아주 기본적인 것들만 알아보면, 먹을거리(식당, 편의점/마트, 현지음식, 한국음식 등), 여행 경비(결제수단과 환전 등), 교통편(버스, 지하철, 페리 등), 방문지 티켓(입장권, 이용료 등), 통신서비스 방법(로밍, SIM, e-SIM 등) 등이다.
여행용 선불카드와 토스카드
먼저 알아본 것은 결제수단 즉 환전이나 결제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가장 마지막 해외여행은 2018년 말 일본이었는데, 현금으로 환전하고 일부 결제 건에 대해 신용카드 이용이 전부였다. 그런데 세월이 이렇게 좋아진 것인지 몰랐는데, 여행전용으로 만들어진 선불카드(체크카드, VISA/MASTER 브랜드 이용)가 유행인 것을 알았다. 거기에 최근 가장 잘 이용 중인 토스(Toss)가 11월에 해외계좌 및 환전서비스를 파격적인 조건에 내놓으면서 결제수단의 선택권이 아주 넓어졌다.
현금은 일부 환전하고, 주로 카드결제에는 선불카드를 이용하고, 보완수단으로 신용카드를 가져가는 방법이었다. 여행전용선불카드는 트래블월렛과 트래블로그가 경쟁 중이었고, 여기에 토스체크카드가 환전수수료 없는 서비스로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일단 나는 다양한 은행의 계좌 연결이 가능한 트래블월렛카드(VISA)를 발급받았고, 기존에 사용 중인 토스카드(MASTER)도 외환계좌를 만들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아내는 내가 신규 발급받은 트래블월렛카드를 사용했고, 나는 토스카드와 현금을 사용했다.
현금은 3,000 홍콩달러 (약 51만 원), 2개의 선불카드는 각각 1,500/3,000 홍콩달러를 충전했고, 소진되었을 때 일부를 추가로 실시간 충전해서 사용했다. 가져간 해외결제 가능한 신용카드는 호텔 보증금(디파짓)에만 사용했을 뿐,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그 외에는 홍콩 가면 기본인 옥토퍼스카드를 사용했다. 옥토퍼스카드는 현지에서 현금으로만 충전 가능하다. 아마도 다음부터는 토스카드와 옥토퍼스카드, 사용하던 신용카드만 가져갈 것 같다.
유용하게 활용한 클룩(KLOOK) 예약
이번 홍콩여행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서비스다. 2018년 일본여행 때는 없었는데, 최근엔 와그나 클룩이 여행 예약 플랫폼의 대세가 되어 있었다. 입장권, SIM, 액티비티 등 유명 현지 관광지의 티켓팅 예약을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홍콩여행에서는 와그보다 클룩언급이 훨씬 많아 계속해서 클룩의 예약 서비스를 살펴보게 되었다.
홍콩의 예약서비스는 알고 있는 것만 몇 개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빅토리아피크의 피크트램 이용권, 디즈니랜드 이용권, 옹핑케이블카, AEL 공항철도 티켓, 옥토퍼스카드 예약, 마카오페리 예약 등이다. 그 외에도 ICC의 Sky100 전망대 이용권, 나이트 크루즈, 빅버스 시티투어, 박물관, 뮤지엄, 오션파크 등의 현지 액티비티(관광) 예약, 입장권, 승차권을 판매한다.
이들 예약 서비스는 이번 홍콩의 각종 유명 관광지에서는 아주 잘 사용했다. 바우처는 이메일, QR코드 등으로 제공받았고, 이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일부 액티비티 서비스에서는 클룩 전용 대기줄도 있었다. 워낙 많이 이용하다 보니 아예 전용 대기줄을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이번 여행에서 클룩을 통해 이용한 서비스는, 홍콩 투어리스트 옥토퍼스 카드 2장(31,350원), 피크트램 & 스카이테라스 428 티켓 4장(84,740원), 클룩홍콩패스 2가지 어트랙션 패스 4인(264,800원)-'옹핑케이블카 왕복, Sky100 전망대(식사포함)', 홍콩/마카오 5일 4G SIM 카드(공항유심센터 방문, 8,000원)를 이용했고, 대부분의 서비스에 만족했다.
특히 클룩패스 2 어트랙션 패스 1인 66,000원의 경우, 반드시 가려고 했던 옹핑케이블(천단대불)과 ICC건물의 Sky100 전망대 관람을 실제 티켓가격을 합하면 1인 9만 원 가까이 되는 금액이었는데, 확실히 비용을 아끼게 되었다. 물론 Sky100의 경우 날짜 확정조건이어서 제약이 따랐지만, 2개의 어트랙션 중 첫 번째 애트랙션 사용 시점부터 적용되고, 그전에는 환불이 가능한 조건이라는 점에서 큰 부담이 없었다. Sky100의 경우 홍콩 입국 당일 저녁에 사용했고, 옹핑케이블카는 오픈 일정이어서 언제든 가도 되는 상황이었고, 여행 4일째 방문했다.
전반적으로 클룩 이용경험은 훌륭했고, 다음에 다시 이용할 의사 확실하다.
SIM카드와 로밍
해외여행에서 필수는 통신서비스다. 모든 여행의 기본은 스마트폰이다 보니 로밍 또는 현지 SIM은 필수가 된 지 오래다. 나는 KT 최상위 요금제 사용자라 데이터로밍 무제한 서비스를 받아 따로 SIM 살 필요가 없었고, 아내와 아이들은 e-SIM을 사용할 수 없는 안드로이드폰(S20 이하 단말)이라 어쩔 수 없이 물리 SIM을 살 수밖에 없었다. 최신 단말은 e-SIM으로 실시간 구입과 사용 가능하다.
지난 2018년 일본 여행에서도 사용한 나무커머스의 SIM을 구입했다. 현지 통신서비스도 무난했고, 서비스 개시에 대한 응대도 나름 괜찮았던 기억이 있어서다. 이번 홍콩 여행에서는 5일 하루 1GB, 이후 3Mbps 속도 무제한으로 12,000원대 SIM으로 3개를 구입했다. 아내의 경우 하루 1GB도 다 쓰지 못했다. 물론 아이들은 아주 잘 썼고, 속도도 무난했다.
사진의 홍콩/마카오 매일 2GB SIM은 같이 가져간 iPad Pro Cellular 버전을 위한 데이터 전용 SIM인데, 클룩으로 예약해서, 인천공항에서 당일 수령한 상품이다. 8,000원이며, 지정된 장소(Book Store) 창구에서 받았다. 당일 구매해도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각국의 통신서비스 상품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사전 예약을 권장한다.
데이터 SIM으로 현지에서 필요할 경우 보이스톡(카카오톡)으로 음성통화했고, Google Map, Citymapper, 카카오톡을 아주 즐겨 사용했다. 호텔과 유명 관광지, 주요 스폿에는 무료 Wi-Fi가 정말 잘 되었고, 속도도 아주 만족할만했다. 홍콩은 그런 점에서 관광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KT 로밍의 경우도 현지에서 데이터 서비스가 느리다고 느낀 적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안정적이었고, 만족했다. 현지 통신사인 3(쓰리)의 망을 임차했고, 음영지역이나 네트워크 연결 문제없이 잘 되었다. 첵랍콕 공항에는 무료 Wi-Fi가 아주 훌륭하니 통신이 안 될 때는 공항 무료 Wi-Fi 사용하시길.
기타(여행자 보험과 지도앱)
환전하면서 KB에서 여행자 보험을 들어줘서 다행이었는데, 아내와 아이들은 여행자 보험을 가입하지 않아, 인천공항 삼성화재에서 했다. 3명 5일간 기본으로 약 8만 원 정도에 가입했다. 사실 인터넷으로 알아봤으면 1인 최대 1만 원이었으면 충분했을 텐데... 아쉽긴 하지만 미리 못 챙긴 내 잘못이지. 하여튼 여행자보험은 비교적 저렴하니 꼭 가입하고 나가는 것이 좋다. 인터넷을 통해 사전 가입하는 것을 추천.
혜택 기준으로 최소의 조건이라도, 현지에서의 상해나 병, 분실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이므로 비용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1인 3만 원이면 현지에서 식사 한 끼 값 정도인데, 여행 5일간의 다양한 비상상황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다.
준비사항이 보험만은 아니다. 여행 가방(캐리어)도 잘 살펴보시라. 특히 오랜만에 해외여행이라면 무거운 짐을 싣고 가는 캐리어 바퀴 잘 살펴보고 가면 좋다. 이번 여행에서 큰 가방의 바퀴가 깨어지는 바람에 끙끙대며 가방을 옮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American Tourist도 어쩔 수 없는 여행가방일 뿐인가 보다. 구입 8년이 되니 플라스틱 바퀴도 수명을 다 했다.(귀국해서 부품구입 후 자가 수리했다. 수리기는 별도 포스팅)
여권분실을 가정한 여권사진 1매와 여권사본(복사본)은 하나씩 챙겨가면, 만의 하나 여권분실 시 재발급 때 편리하다. 발급비용은 기본적으로 여행자 보험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
해외에 여러 번 나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번엔 특히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설치되어 있었던 앱 하나를 잘 사용했다. Citymapper라는 앱이며, 전 세계 유명한 여행지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며, 한글로 제공된다. 홍콩도 포함되어 있으니 목적지로 움직일 때 사용하면 유용하다. 하단에 광고가 있는 무료 서비스지만 그렇게 방해되지 않으니 그냥 무료로 써도 불편하지 않다.
홍콩의 MTR, 버스, 택시, 도보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한 경로 제공과 실시간 경로를 제공한다. 단점이 있다면... 이동하면서 계속 켜놓고 있으면 GPS와 셀룰러를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녹는다. 보조배터리는 필수.
다들 Google Map은 알고 있으니 따로 소개하지 않겠지만, 우리나라는 로컬 지도 서비스가 강점이라 상대적으로 잘 쓰지 않지만, 해외에선 Google Map만큼 유용한 앱도 드물다. 특히 주변 식당이나 관광지의 평점과 리뷰는 세계인들의 집단지성의 집합체라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웬만한 식당의 평점은 4.0 이상을 고르시길. 한국어 리뷰도 많고, 번역된 리뷰도 도움이 많이 되므로, 여행 전 미리 찾아보고 저장(마킹)해 두면 나중에 지도상으로도 찾기 쉽다.
여행의 또 다른 재미, 여행준비로 한 달 전부터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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