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시작이었지만, 스토리의 시작은 아니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주인공 윤영(박해일)과 송현(문소리)이 군산 관광안내도 앞에 서있는 씬이다.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영화 '경주'의 감독 장률의 새로운 작품이다. 나는 장률 감독이 만든 작품 이전에 '군산'이라는 지명에 먼저 주목했다. 작년 겨울 처음으로 가 본 도시.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뜨는 도시였기에. 물론 이런 감성적인 접근말고 GM 군산공장 폐쇄 문제로 사회적인 이슈도 커진 도시이기도 하다. 감독 인터뷰를 보니 군산이라는 제목을 붙인 건 영화사란다. '이리', '경주'라는 국내 지명을 타이틀로 제작한 영화가 있어서인지 '군산'도 괜찮은 영화 제목 작명이었다는 이야기. 제목은..
난 '경주'라는 곳을 정말 좋아한다. 가까이 살 때 경주는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어서 큰 마음 먹지 않고도 언제든 찾곤 했었다. 그 곳에 가면 늘 마음이 푸근했었고, 쫓김이 없었다. 마치 거기가 고향인듯 편안했다. 다시 수도권으로 이사 오면서 1년 가까이 가보지 못했지만, 언제든 맘 먹으면 달려가던 아름다운 곳이 경주였다. 박해일, 신민아 주연의 '경주'라는 영화를 봤다. 사실 다른 어떤 것보다 '경주'라는 친밀한 지명 덕분에 본 영화였다. 영화 포스터는 박해일과 신민아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장면과 함께 '7년을 기다린 로맨틱 시간여행'이라는 부제가 걸려있다. (그러나 주인공은 대사를 통해 처음엔 8년 전이었다고 한다) 2시간 25분이라는 비교적 긴 러닝타임과 중국교포 3세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점..
오늘날의 '서울'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서라벌'에서 출발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서라벌'이 '셔블'로 바뀌었고, 다시 '서울'이 되었다는 것인데, 서울은 수도(중앙정부가 위치한 곳)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서라벌하면 신라를 떠올리는데, 서라벌은 신라 수도의 이름이었으며, 지금의 경주를 그때는 그렇게 불렀다. 서야벌, 서벌, 계림 등으로도 불렸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서라벌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진다. 그럼 언제부터 신라는 신라(新羅)라는 나라 이름을 썼을까? '신라(新羅)'라는 국호는 503년인 제22대 지증왕 4년에 만들어졌다. '덕업일신 망라사방(德業日新 網羅四方)'에서 따온 이름으로 새 신(新)자와 그물 라(羅)를 대표로 하여 국호를 정했다. '덕업이 날로 새로워지며, 사방을 망라한다'..
경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관광'이다. '천년고도'라는 수식어를 굳이 붙이지 않아도 경주는 관광도시다. 곳곳이 관광지이며 곳곳이 사적지다. 내게 경주는 푸근한 이미지가 남아 있는 관광지다. 늘 그곳에 가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같은 곳을 몇번씩 가봐도 실증이 나는 법이 없으니 나와 궁합이 잘 맞는 곳인것 같다. 재작년과 작년에 경주 관광기를 올린 적이 있지만, 경주의 사적지를 이용하는데 개별적으로 이용료를 내는 시스템이 불편하다고 한 적이 있었다. 작년에 경주시는 이를 개선하여 종합이용권 제도를 올해부터 실시한다고 밝힌바 있다.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면 몰라도 일반인들은 올해 들어 경주를 찾아 시내권역의 대릉원이나 첨성대, 안압지를 찾았으면 종합이용권을 접했을 수 있을 것이다. (사적지 종합이용..
날도 좋은 일요일이었다. 다음날이 석가탄신일로 마음도 푸근한 일요일이었다. 경주박물관을 가보고 싶다는 큰 아이의 의견을 따라서 오후에 경주로 떠났다. 영천을 지나는데 고속도로 상황판에 경주IC 부근이 밀린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그래서 바로 그전 IC인 건천IC에 내렸다. 국도를 타고 경주로 접근하는 길에 무열왕릉이 있다. 경주를 자주 찾긴했지만, 무열왕릉에 가본 것은 처음이었다. 무열왕은 신라 29대 왕으로 휘는 '춘추'이다. 무열왕은 백제를 병합하여 삼국통일을 앞둔 왕이었다. 무열왕 다음 30대 왕인 문무왕이 삼국통일을 이루었다. 무열왕릉 입구 오른쪽엔 무열왕릉비가 있는데, 비의 몸체는 비신(碑身)은 없고, 받침돌과 머릿돌만 남아 있으며, 받침돌 역시 새로 만들어 놓아, 원래 있었던 것은 머릿돌밖에 없..
온정쌈밥에서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다. 쌈밥집에서 바로 나오면 첨성대와 저 멀리에 계림이 보인다. 그리고 그 사이길에 웬 마차가 서 있다. 관광 체험 마차타기용이다. 계림숲 입구까지 왕복해서 다녀오는 것이라고 한다. 요금은 3천원. 쌈밥집에서 나와서 바로 앞쪽에 보이는 첨성대를 들렀다. 첨성대는 선덕여왕때 만들어진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관측대라고 한다. 관측대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긴 하다. 경주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의 하나가 바로 첨성대이다. 첨성대는 입장료를 내는 안쪽 지역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밖에서 보인다. 굳이 입장료를 받는 이유가 궁색하다. 비록 입장료는 몇백원이지만, 경주시에서 첨성대만 보호하는 선에서 입장료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몇백원이지만 돈내고 들어갔다가 볼 것 없이 금방 나오면 기분..
지붕없는 신라박물관 경주 신라고도 경주는 학창시절 수학여행이나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여행을 안 가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들러보는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이다. 난 경주를 아주 좋아한다. 이상하게 경주가 좋다. 대구에 살았을 때는 몇번씩 경주를 방문했었다.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도 좋고, 그냥 산과 들만 바라봐도 마음이 푸근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6월 6일 현충일, 휴일이지만 수요일이라 집(서울)에 돌아가서 하루만에 내려오기도 그렇고 해서 간단하게 가방에 짐싸서 하룻동안 경주를 둘러보기로 작정하고 아침에 집을 나섰다 대구에서 (고속버스나 시외버스)차를 타면 1시간이면 충분하게 도착할 수 있을만큼 대구와 경주는 가깝다. 경주에 가기 위해서는 동대구역 부근에 있는 동부시외버스정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