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얘기는 며칠부터 뉴스에 단골로 나왔었다. '내일은 비가 내린다. 내릴거다. 내리겠지...' 등등 자꾸 변하더니, 오늘 여기 대구에는 비는 안오고 땡볕만 계속되고 있다. 아까 포털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랬다. 강원 영서지역과 경기 일부에서는 물난리가 난 모양인데, 같은 시간 대구는 찜통 더위에 약간의 바람만 불었다. 먹구름이 끼었다가 다시 없어졌다가만 반복했다. (기상청 속보) 덕분에 기상청만 양치기소년꼴이 나버렸는데, 이 정도면 기상청 탓만 하기엔 무리가 있을 거 같다. 중부 이남권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린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지 않겠나 싶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긴급 요청을 하나 했다. 나 : '지금 거기 날씨 어떠냐?' 친구 : '장대비가 ..
1999년말 근무하던 회사가 서울로 이전하면서 이듬해 초에 대구에서 서울로 이사를 했다. 결혼해서 신혼살림을 하던 대구의 전세집 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서 이사를 한번 미루고 2000년 1월에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서울에 대한 첫인상은 그해 추웠던 겨울날씨와 함께 기억되었다. 차갑고 냉정한 느낌 그대로 였다.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를 하면 대부분 서울살이에 대해 적응하는 기간이 있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겠지만, 서울살이가 더 낯설고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다. 벌써 8년이 지났다. 8년의 시간은 서울을 낯선 이방인의 도시에서 어느새 내 생활의 일부가 되기엔 충분했다. 이젠 낯설음보다는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는데, 12월 1일이 시작되면서 다시 대구로 이사를 왔다. 오히려 더 오래 살았던 대구가..
오늘 서울 날씨는 심술쟁이였다. 비오다가, 맑았다가 다시 천둥 번개에, 폭우까지 아주 다양하게 변했다. 163Km. 오늘 하루 차를 통해 이동한 거리다. 아침에 일산 백석동에서 오후 분당과 성남 상대원동에 이어 다시 집으로 온 전체 거리다. 그러고 보니 서울을 중앙으로 두면, 서북쪽에서 동남쪽에서 다시 서쪽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천둥과 번개로 정체구간이 늘었다. 오랫만에 보는 번개는 반갑기까지 하다. 번쩍하고 건너편 아파트 피뢰침으로 떨어진다. 몇 초후에 소리가 들린다. 빛의 속도가 소리의 속도보다는 빠르다는 사실을 갑자기 상기시켜본다. 오늘 하루는 서울이 얼마나 큰 도시인지 확인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