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께서 오셨구려. 갑자기 밧데리라는 놈을 핑계삼아 오셨구려. 아무리 배불리 먹여도 하루를 못간다는 그 못된 '데리'는 이제 영영 빠이빠이가 되겠소. 매월 돈 내는 곳을 살짝 바꾸어 갈아타게 되었소. 이 분은 거금 3만원과 가입비 3만원, 6만원을 살짝 즈려밟고 오셨소. 와인색에 어울리는 자태는 도도하다 못해 귀엽기까지 하오. 130만 화소는 분명 둘째 녀석의 몫이고, 좀 있으면 쌩음악을 넣어달라 요청이 날아올 것이니 어서 공짜 음악을 찾아봐야겠구려. 6명에게는 요금이 할인이 된다는 대화능통 특수신공 모드를 탑재한 서비스로 갈아타셨으니, 이제 맘 편히 대화 하소서. 단, 부군에게 연락할 때는 짧게 하소서, 귀 아프나이다. 한줌에 쥘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것이 어디 있겠소만 아쉽게도 딸려온 '데리'는 ..
아침에 깜빡하고 핸드폰을 집에 놓고 온 것을 지하철을 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핸드폰을 가지고 올까 하며 생각도 했지만, 그냥 오늘 하루 핸드폰 없이 하루를 견뎌(?)보기로 작정했다. 처음엔 어디서 전화가 오지 않았을까 하는 조바심이 앞섰지만, 오후가 될수록 전화가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날 홀가분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이상하다. 핸드폰이 없는데 왜 이리 홀가분할까? 연락이 올 곳이야 뻔하지만, 적어도 하루에 2~3통화는 왔었고 1~2통화는 내가 전화를 걸었다. 난 시계를 하지 않고 다니기에 핸드폰은 곧 시계역할을 했다. 그 외엔 거의 전화 걸고 받을때 말고는 쓸데가 없는 기기이다. 하루에 몇 번씩이나 주머니에서 꺼내서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시간 보는 일과 문자 메..
문득 핸드폰을 집에 두고 왔을때 곰곰히 생각해 본 내용이다. 나에게 있어서 핸드폰은 어떤 존재인가? 핸드폰을 가지면서 시계를 버렸다. - 핸드폰에 나타나는 시계는 정확하다. 내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기지국에서 표준시간을 뿌려주기 때문에 핸드폰 시계는 정확하다. 핸드폰을 가지면서 다이어리의 주소록을 더이상 쓰지 않았다. - 이젠 집 전화나 어른 전화도 기억하기가 싫다. 핸드폰에 단축 다이얼이나 주소록에서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배터리 잔량이 빨간색으로 변해있거나 배터리 표시가 1 마디가 남아 있으면 불안하다. - 언제 전화가 올지 모르고, 언제 통화가 종료될지 모른다. 어서 충전해야지 하는 생각이 머리 가득 떠 다닌다. 때 되면 어떤 핸드폰으로 바꿀지 늘 머리속이 복잡하다. - 2년 쓰면 많이 쓴거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