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와서 날이 따뜻해지면서 아파트 비둘기들의 활동이 전에 비해 왕성해졌다. 비둘기 습성상 무리 생활을 하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먹이를 찾는 모습은 요즘 아파트들의 흔한 모습이다. 또 심심치 않게 중간층(5~10층)으로는 베란다 안전망이나 실외기에 자주 날아들어 쉬어가곤 한다. 그냥 이렇게 잠시 쉬어가는 것이야 뭐라고 하지 않지만, 문제는 이 아이들의 배설물이 문제다. 뒤처리는 오로지 사람의 몫이 되다 보니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웃이 아니라 싸지르고 도망가는 미운털 박힌 조류가 되었다. 가끔 확장된 베란다에서 바로 눈앞에서 서로 신경전 벌이는 일까지 있을 정도로 이 녀석들은 사람들을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파트 중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건물 외벽 쪽으로 설계된 곳들이 많을 것이다. 오래된 아파트들은..
국내에서는 1월 말에서 2월 초, 지금까지, IT업계를 중심으로 클럽하우스(Clubhouse) 열풍이 불고 있다. 아이폰(iOS)만 지원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이고 초대 기반의 서비스여서 제한적인 면이 있지만, 그 이상의 열풍을 몰고 있다. 주류 미디어까지 클럽하우스에 대해 소개하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알렸다. 클럽하우스는 Alpha Exploration이라는 기업이 2020년 3월 론칭한(https://www.joinclubhouse.com/welcoming-more-voices) 소셜 네트워킹 채팅 서비스다. 2020년 5월 실리콘밸리 VC 안드레센 호로위츠로부터 1천만 달러 시리즈 A 투자를 받으면서 조명받기 시작했고, 2020년 12월까지 조용하게 60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초대를..
다이소의 싸구려 충전 케이블을 너무나 믿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iPhone과 iPad 그리고 노트5, 노트북까지 모바일 기기를 여러 대 가지고 있다. 노트북은 전용 충전기가 있으니 그렇다 치고, 나머지 기기들은 Apple의 라이트닝(lightning) 케이블과 USB 충전 케이블로 충전을 해야 한다. 다이소에서 저렴한 충전 케이블들을 판매하기 전에는 라이트닝 케이블은 최소 몇천 원 이상이었다. MFi라는 Apple만의 고집스러운 집착으로 충전 케이블에도 인증칩을 넣었기에 중국산 짝퉁들이 그나마 국내로 흘러들어와 1만 원대 이상이던 케이블 가격을 진정시켰다. 안드로이폰용 microUSB(흔히 5핀 케이블이라 불림)는 다이소에서 1천 원에 판매되었고, 아이폰용 라이트닝(8핀 케이블로 불림)은 2천 원이 ..
딸아이 노트북은 2017년형 삼성 노트북9 시리즈 제품인데, 3년 동안 사용하더니 디스크 용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이번에 SSD를 512GB로 바꿔줬다. 요즘 노트북용 디스크는 슬림한 카드타입의 M.2 인터페이스의 SSD다. * M.2는 '엠닷투'라고 읽는다. '엠점이'라고 읽지 않는다. :) 256GB SSD 모델은 삼성전자에서 만든 MZ-NTY2560이다. 위 사진에 보듯이 슬롯 타입은 노치가 양쪽으로 나있는 B&M Key타입(m.SATA)이다. 최근에 나오는 고용량 제품들은 오른쪽 노치의 M타입(NVME)이 많다. M.2는 다양한 크기로 나오는데, 기기의 폭과 길이로 구분한다. 폭은 12mm, 16mm, 22mm, 30mm로 구분되고, 길이는 16mm, 26mm, 30mm, 42mm, 60mm, 80..
나이가 들면 쓴 맛에 익숙해지고, 쓴 맛을 안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나이테를 짐작케 하는 척도일 수도 있다. 소주가 그렇고 맥주가 그렇다. 쓰다. 저 쓴 것을 왜 마시는지 누구나 몰랐던 때가 있었다. 아니, 반대로 술이 달다는 사람도 있는데, 정말 맛이 달아서 달 수도 있지만, 입에 딱 붙는다는 그 표현으로 술이 달다는 사람도 있다. 어쨌거나 술 중에는 당분이 들어 있어서 달기도 하다. 순전히 쓰기만 하다면 그게 술일까? 맥주에는 홉(hop)이라는 원료가 들어 있어서 쓴 맛을 낸다. 물과 맥아(malt), 홉 그리고 효모로 맥주를 만든다. 독일 맥주순수령에 따르면 물과 홉, 맥아만 들어간 것만 맥주로 정의하기도 한다. 쓴 맥주는 홉의 비율이 높다고 보면 된다. 맥아가 단맛을 내는 역할이라면, 홉은 쓴맛..
영화의 시작이었지만, 스토리의 시작은 아니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주인공 윤영(박해일)과 송현(문소리)이 군산 관광안내도 앞에 서있는 씬이다.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영화 '경주'의 감독 장률의 새로운 작품이다. 나는 장률 감독이 만든 작품 이전에 '군산'이라는 지명에 먼저 주목했다. 작년 겨울 처음으로 가 본 도시.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뜨는 도시였기에. 물론 이런 감성적인 접근말고 GM 군산공장 폐쇄 문제로 사회적인 이슈도 커진 도시이기도 하다. 감독 인터뷰를 보니 군산이라는 제목을 붙인 건 영화사란다. '이리', '경주'라는 국내 지명을 타이틀로 제작한 영화가 있어서인지 '군산'도 괜찮은 영화 제목 작명이었다는 이야기. 제목은..
니조성 관람까지 마치고 난 저녁 시간. 이제 내일 아침이면 떠나야 한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우리 부부는 호텔 근처 선술집(이자카야)을 찾았다. 아내가 술을 못 마시지만, 그래도 맛있는 거라도 먹자고 알아봤다. 먹을거리야 교토역사만 뒤져도 많이 나온다. 동양정이나 스시노무사시, 이세탄백화점 10층 교토라멘코지(라멘거리), 지하의 Porta, Avanti 백화점 지하에도 있고, Asty Road에도 있다. 그렇지만, 정말 일본인들이 가는 이자카야를 한번 찾아보자. 그리고 교토역에서 멀지 않고 번화하지 않은 곳으로 찾아가보자. 여행객들로 붐비는 그런 곳 말고, 그냥 수수하고 정말 일본 직장인들이 회사 마치고 간단히 한잔하고 돌아가는 그런 곳을 말이다. 방법은 역시나 Google Map이었고, 호텔근처 반경 3..
원래는 천황의 어소였던 교토고쇼를 방문한 다음 갈 곳이 니조성(二条城)이었다. 그래서 산주산겐도 관람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교토고쇼를 갔으나... 월요일인 12월 3일은 휴관일. 그래서 입구 앞에 있는 오래된 은행나무 아래서 인증샷만 찍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니조성은 걸어서도 그리 멀지 않았기에... 니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1603년 지어진 성곽으로 1867년 15대 쇼군 요시노부가 천황에게 정권을 반납(대정봉환, 메이지유신)하면서 막부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메이지시대로 넘어가게 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오랜 전국시대를 거쳐 일본을 통일하고 260년 동안 평화와 번영을 시대를 이룩한 쇼군이었다. 오사카성 전투로 토요토미 시대의 막을 내리게 만든 장본인이었으며, 에도(도쿄..
교토역에서 가깝고 또 교토 국립박물관 바로 앞에 있는 삼십삼간당(三十三間堂,산주산겐도). 사실 교토역 기준으로 본다면 동복사(도후쿠지)보다 더 가깝다. 100번을 타고 은각사로 가는 경로도 지나간다. 홈페이지 : http://www.sanjusangendo.jp 산주산겐도는 천개의 불상으로 유명한데, 1열에 100개의 불상이 있으며, 10열을 차지하고 있으니 1천개의 불상이 한번에 들어서 있는 사찰이다. 흔히 천불(千佛)하면 작은 크기의 불상을 많이 모셔둔 것으로 상상하지만, 여긴 다르다. 실제 사람 크기의 불상이 1천개가 들어 있으니(등신입상), 사람 1천명이 서 있는 불당이라고 생각하면 그 장엄함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산주산겐도는 공식명칭이 '연화왕원 삼십삼간당(蓮華王院 三十三間堂)'으로 일본어..
동복사(東福寺,도후쿠지)는 일본 최대의 선종사찰로, 임제종 도후쿠지파의 총본산이기도 하다. 교토의 남동쪽에 위치하였으며 가마쿠라시대인 1236년 구조 미치에에 의해 건립되었다. 그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5세기에 재건되었다. 가마쿠라시대의 전형적인 선종사찰의 건축과 배치로도 유명하다. 7당 가람 체제를 가진 동복사는 삼문, 법당, 방장(주지스님 방), 고리(종무소), 선당, 동사(화장실), 욕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국보로 지정된 삼문(三門)은 일본 사찰 삼문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사찰이 지어지고 세차례의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425년에 재건된 삼문이다. 지은원의 삼문이 가장 큰 삼문이라면 동복사의 삼문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삼문이다. 일본 선종 사찰의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삼문이 모두 교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