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학창시절 내게 컴퓨터라는 용어는 아주 낯설었다. 80년대 초반 초등학생(당시 국민학교) 때에는 컴퓨터라는 것은 연구소 같은 곳에만 있으며 크기도 크고 아주 비싸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만화영화속에 나오는 컴퓨터는 거대한 화면과 비행기 조종실에 있는 버튼같은 것들이 나열되어 있으며, 조종간 같은 것이 달려있는 그런 장치라고 생각했다. 실제 컴퓨터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상상속에서만 그려지던 모습이 전부였다. 사실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기억하기론 당시엔 '컴퓨터'라고 하지도 않고, '콤퓨타'라고 불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참 촌스러운 이름이었지만, 어쨋든 컴퓨터는 빠른 계산을 위해 사용한다는 정도로만 인지되어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던 해에 동네 친구 한 명이 집에 컴퓨터 게..
너무나 오랫만에 LP판을 보았다. 부모님댁 오디오장안에 보관중인 LP판을 보게 되었다. 부모님댁에 있는 LP판은 모두 내가 모아둔 것들이었다. 본격적으로 LP판을 구입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3년전이다. 어릴적부터 조부모님과 삼촌과 함께 살면서 LP판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흔히 그 당시에는 '전축'이라고 부르며 검은색 원반을 돌아가는 테이블 위에 놓으면 음악이 나오던 신기한 물건이었다. 삼촌이 LP판을 소중하게 다루는 것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늘 LP판은 중요한 물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가끔씩 전축 바늘이 고장나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도, LP판이 튀어 의도하지 않은 상태로 구간반복이 되는 것도 알고 있었다. LP판이 Long Playing에서 유래..
축구 이야기, 군대 이야기는 여자들이 정말 듣기 싫어하는 대화주제라고들 한다. 아무래도 남자들만의 세계인 군대에 대한 이야기는 군대생활상을 잘 모르는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공감가는 부분들이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내무반 생활 등은 코메디 소재로도 사용되었고, 많이들 들어서 그나마 좀 알고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소재들은 훈련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유격훈련, 행군, 화생방 훈련 등이 있을 것이고, 얼차려 이야기나 특이한 전우들에 대한 이야기들일 것이다. 힘들어서 그런지 제대하면 군대가 있는 방향으로 오줌도 누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물론 난 오히려 제대하고도 군생활한 곳으로 자주 놀러 갔었다. 이해를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가 군생활을 한 곳은 유명 관광지가 있는 지역이었다. 바로 설악산과..
27살 PC Magazine(PC Mag)의 잡지책 간행이 2009년 1월호가 마지막이 된다. 1982년 1월 창간호가 출간된 이후 만 27년만에 종이로 인쇄하는 잡지책 간행이 중단되고 온라인 PC Magazine은 계속해서 서비스가 유지된다. 온라인 PC Magazine : http://www.pcmag.com PC Magazine을 운영하는 Jiff-Davis Publishing Holdings Inc.가 27년동안 전세계 PC 및 IT 소식을 전해온 인쇄판 잡지의 간행을 내년 2월부터 중단할 것이라고 20일 뉴욕 타임즈가 보도했다. 격주로 발행되던 PC Magazine은 전세계 PC 마니아들과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잡지였다. 새로운 PC와 관련된 소식을 전하는 창구로 PC Magazine을 최고로 쳐..
1987년 11월 1일. 그러니까 정확하게 11년전 오늘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가수 유재하. 재작년 이맘때에도 [노래 이야기] 카테고리에 그의 노래로 포스팅을 했었다. 2006/11/03 - [노래 이야기] - 가리워진 길 - 유재하 그의 데뷔앨범이자 유작이 된 1집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는 우리 세대에게는 명반으로 각인되어 있다. 첫 곡인 '우리들의 사랑'부터 연주곡인 'Minuet', 마지막곡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 '사랑하기 때문에'까지 모든 곡의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았으며, 앨범 연주 중 피아노, 신디사이저, 기타까지 맡아서 다른 가수와는 다른 진정 자신만의 앨범을 만들었다. 그렇게 힘들게 만든 앨범 발매 3개월도 채 지나지않아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사랑하기 때문에' 앨범은 음악도 유재하..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안에서 비키니폰으로 찍은 내 자전거) 얼마전 24단 기어가 달린 자전거가 생겼다. 지난주 자전거 대리점에서 기어를 수리하여 자전거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내가 자전거를 처음 탄 것은 아주 어릴적이었고,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내가 초등학교 다니기 훨씬 전에, 유난히 세발자전거를 좋아해서 자전거를 끌고 나가서 저녁 늦게까지 타고 다니다가 집에 들어오곤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다닐때엔 할아버지 자전거를 어설프게 타면서 두발 자전거를 배웠다. 자전거가 내 키에 비해 워낙 컸기에 안장에 앉지 못하고 엉거주춤하게 자전거 몸통 사이에 다리를 끼워 옆으로 몸이 툭 튀어 나온 상태에서 타는 모양새인데, 아마도 어릴적 나같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그 모습이 상상이 될 것이다. 두발자전거는 ..
"아마 어린 것이래두 집안 꼴이 안될걸 알구 그랬든가 부지요?" 끄응! 소년이 자리에서 저도 모를 신음 소리를 지르며 돌아 누웠다. "쟤가 여적 안자나?" "아니, 벌써 아까 잠들었어요. ...얘, 잠고대 말구 자라!" (생략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설 '소나기' 마지막 부분) 뉴시스 : 황순원 소설 '소나기' 원제목은 '소녀(少女)'...원본 발굴 황순원의 '소나기'라는 소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윤초시네 대를 이을 마지막 손녀인 '소녀'와 시골 소년의 사랑이야기는 늘 가슴 한켠에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소년과 소녀의 짧지만 여운이 긴 애뜻한 '정'과 소녀의 죽음이라는 '이별', 그리고 '소나기'라는 둘만의 공감대가 잘 어울린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인터넷뉴스에 토막으로 실린 기사였지만, 학창..
지금은 케이블 TV 때문에 공중파 VHF/UHF 안테나를 이용하는 가구는 잘 없다. 아직까지 공중에 날아다니는 전파를 잡아 TV를 보는 가구는 산골마을처럼 유선이나 케이블 방송망이 미치지 않은 곳이나 사용할까 도심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공중으로 TV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특히나 국가공영방송인 KBS는 난시청지역 해소를 위해 TV시청 가구를 대상으로 꼬박꼬박 시청료도 받아가고 있으며, 그 돈의 일부는 이처럼 공중파를 송출하는데 사용한다. TV 안테나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유선방송사의 등장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였다. TV 성능은 좋아지고 채널은 늘어나고, 지난 밤에 봤던 드라마를 다시 송출하는 지역 유선 방송사의 등장으로 공중파를 잡아서 TV를 보던 가구가 줄기..
내 또래(30대 후반)라면 은하철도 999 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추억이 가득할 것이다. 80년과 96년에 MBC를 통해 매주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었던 만화영화는 당시 또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던 환타지 만화였다. (1일 역장 행사에 나온 마츠모토 레이지, 출처 : Flickr yuki80) '하록선장'과 '우주전함 야마토'를 만든 일본의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본명 마츠모토 아키라)에 의해 탄생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만화다. 처음에 만화로 만들어졌다가 다시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여 1978년 일본 후지 TV를 통해 방영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몇년 뒤 1980년에 MBC가 수입하여 원작 주인공인 12살 '호시노 테츠로'를 '철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영원히 살 수 있는 기계몸을 가지기..
문득 MSN 메신저 하단의 광고를 보고 무심결에 눌렀다. (저 배너 누르면 club 5678로 간다 ;P 클럽5678은 (주)인포렉스가 제공하는 채팅전문 사이트이다. 그 뒤는 상상에 맡긴다.) 클럽5678을 이야기 하자는 것은 아니고, 옛 생각이 떠 올랐다. 펜팔(Penpal)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펜팔이 유행했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의 편지질! 그것이 펜팔이었다. 때로는 해외 펜팔도 있었고, 대부분은 국내 또래 끼리, 아니면 '주로' 연하녀, 연상남을 상대로 하는 펜팔이었다. 물론 '누나' '남동생'을 구하는 펜팔도 있었으니, 대상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같기도 하다. 주로 펜팔상대는 잡지책의 한 공간이나, 조그만 노래책(기타를 치기 위한 악보와 가사가 있었던 500원에서 1000원쯤 했던 책)뒷 ..
어제 낮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다가 오래전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미국에서 1983년과 1984년 미국 NBC 방송을 통해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미니시리즈 'V'는 국내에서는 1985년 KBS를 통해 방송이 되었다. 당시 'V'에 대한 반응은 의외로 컸다. 외계인을 상대로 자유를 쟁취하자는 뜻의 빨간 라커로 V자 그리기는 대 유행이었다. 어느날 외계인(방문자)들이 커다란 비행접시를 타고 지구로 온다. 이들은 자신들의 별에 자연환경을 살리기 위해 지구의 물질이 필요한데, 이를 가져가고 앞선 과학 문명을 전해 주겠다고 한다. 이들의 생김새는 놀랍게도 인간과 거의 똑같다. 친숙한 외모로 사람들을 현혹 시키고 있었으나, 알고보니 그들은 파충류! 결국 지구에 온 것은 지구인들을 장기적인 먹이(식량)로 보고 이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