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하면 반드시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항공권과 숙박이다. 항공권이 우선이라면 그 다음은 반드시 숙박이며, 보통은 호텔을 잡는다. 이번 교토 여행은 숙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7월 가족여행 때 성인 3명과 학생 1명의 조합으로 호텔을 구하려니 제약이 아주 많았고, 4인실을 구하려니 숙박조건이 까다로웠다. 결국 이런 까다로움은 숙박비 상승의 주범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엔 2명이다! 선택의 폭은 확 넓어진다.

호텔은 주로 Agoda, Hotels.com, Booking.com으로 찾아왔다. 호텔스컴바인, Expedia, Trivago 같이 국내 광고로도 유명한 에이전시들이 있다. 그냥 이것 저것 귀찮아서 익숙한 인터페이스로 하나를 찍었는데, Agoda였다.

지겹게 광고가 떴다. 교토를 검색하면 항상 특가상품이라며 소개한 호텔이 있었으니... 바로 교토역 부근 Daiwa Royal Hotel Grande, Kyoto(다이와 로얄 호텔 그란데, 교토)였다.

주소 : 15 Higashikujo Nishiiwamoto-cho, Minami-ku, Kyoto 601-8005    전화 : +81-75-950-6186

2018년 신축, 9층짜리 아담한 4성급 호텔이다. 디럭스 더블룸(트윈베드 2개)으로 세금포함 1박에 17만원선. 조식은 포함시키지 않았고, 취소 가능한 예약으로 했는데, 원래는 12만원 정도로 보여 예약했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봉사료 제외에, 카드 수수료까지 생각치 못한 금액이었다.

결국 12만원은 17만원으로 예상보다 1박에 5만원 정도가 더 붙었다. 여기에 새롭게 생긴 숙박세(Local Tax)는 호텔에서 따로 결제했다. 1박당 400엔(1인 200엔), 3박이니 12,000엔은 체크인할 때 냈다. 역시... 당장 보이는 싼 요금에 낚이면 이렇게 된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1박 17만원선의 이 호텔은 만족감이 높았다.

호텔은 교토역에서 5분도 안걸리는 역세권이다. 아반티 백화점이 있는 교토역 남쪽 하치죠(8조) 거리에 있으며, 가모강 방향 동쪽이다. 일단 올해 오픈한 신축 호텔이라는 점은 어떠한 비교보다 장점이다. 모든 내외부 시설들이 깨끗하고, 내부 비품, 어매니티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예약은 디럭스 더블룸 A타입으로 했다.(추가 요청 사항에 트윈베드 2개로 요청했다) 넓은 창문이 아주 마음에 든다. 바로 앞은 하치조 거리. 바로 교토역과 이어지는 철로가 보인다. 거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넓은 창문. 답답함이 없어 좋다. 다만, 프라이버시 보호에는 마이너스... 그래도 넓은 창문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한다. 암막커튼 하면 완전 어둠이다.

낮엔 이런 모습. 환한 빛이 큰 창으로 들어와서 조명을 켜지 않아도 방 전체가 밝다. 다만 밖에 지나가는 행인과 눈인사를 맞출 정도로 '도로' 친화적인 방이다. 특히나 2층은... 아침에 욕조에서 씻고 나올 때 주의.

바깥이 너무나(?) 시원하게 잘 보이는 창. 유리가 있는지 없는지도 구분이 되지 않는 깔끔한 창이다. 건너편 교각이 보이는 구조물이 철로다. 신칸센을 종종 볼 수 있다. 소음은 그렇게 신경쓰이는 정도는 아니다. 조금이라도 민감하다면 암막 커튼을.

홍콩 호텔에서 처음 봤던 무료 스마트폰! 일본내와 일부 국가로 무료 통화가 가능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있다. 테더링해서 쓸 수도 있다 되어 있으나, 우린 일본 USIM을 사왔기 때문에 쓰지 않았다.

또 가지고 나가면 분실의 위험도 있고 해서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구글지도로 내비게이션으로 썼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내 폰에 배터리도 아니고 데이터도 내 것이 아니니...

그리고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머신! 캡슐커피는 매일 매일 보충되며 4개가 기본이다. 진한 맛, 순한 맛 두가지 종류 2개씩! 양이 부족하다 느껴지면 캡슐 2개를 이어 받으면 된다. 크리머에 설탕도 있으니 취향에 맞추면 되겠다. 커피를 즐기는 나로서는 3일 아침마다 반가운 선물이었다.

제공된 차(tea)를 못 마셔본 것은 살짝 아쉽다. 아이스버킷과 전기포트는 어느 호텔에나 있는 것이지만, 역시나 신축호텔의 비품이므로 깨끗하고 사용하는 내내 기분이 좋다. 호텔 생수 2병도 매일 매일 보충된다.

또 하나 괜찮았던 것은 공기청정기였다. 요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대기질을 생각하면 이런 청정기 자체가 반갑다. 또 가볍게 야식이라도 먹으면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데도 공기청정기의 역할은 고맙기만 하다.

침대등은 은은하기도 하지만 몇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룸내의 조명 조절과 콘센트가 있고, 또 하나! 바로 USB포트가 있어서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는데 아주 좋다. 침대 두 개에 하나씩 달려 있고, 화장대에도, 심지어 화장실 변기 옆에도 있다. 모두 2A짜리여서 급속 충전이 가능한 포트들이다. 잔잔한 감동이... 매일 함께 한 보조 배터리의 충전과 스마트폰 충전은 바로 여기를 통해서 했다.

은은한 조명도 지친 여행객의 정서안정에 작은 도움을 준다. 왠지 잠이 잘 올 것 같은... 근데 호텔배게 이건 어디나 비슷하지만 불편하다. 작은 목베개까지 한 침대에 3개씩이나 제공된다.

호텔에 돌아오면 이렇게 한국 라디오앱을 켜서 음악을 듣는다. 충전은 침대에 나와 있는 USB를 통해서. 이렇게 해놓으니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구분이 안되는 경우도. 실시간 TV는 안되지만 라디오는 국경을 넘어 여행자의 휴식을 돕는다.

모르는 일본어로만 나오는 호텔 TV는 이렇게 아이폰 Netflix앱으로 화려한 변신을 했다. 가까운 요도바시 카메라에 가서 HDMI 케이블 하나 구입하고 미리 가져온 HDMI 젠더에 아이폰을 연결하고 편안하게 누워서 Netflix 시리즈를 보거나 그날 찍은 사진을 슬라이드쇼로 보기도 했다.

시설이 워낙 깔끔하니 욕실도 좋다. 욕조는 깊고, 물도 잘 나왔다. 샤워기도 있어서 간단하게 샤워도 가능하고, 욕조에 물 받아두고 하루의 휴식을 풀 수 있는 환경도 된다. 수건도 넉넉한 편이고 무엇보다 욕실커튼이 없어 더 깔끔하다. 물이 화장실 바닥으로 흘러내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배수 시설이 마음에 든다.

비데는 기본이지만, 오른쪽 USB포트는 배려다. 변비야 꼼짝 마. 이젠 옆에 스마트폰 충전되는 USB포트가 있으니까! 세면대 아래 전자저울(체중계)이 있는데, 우리가 사용한 룸의 기기만 이상한지 체중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다. 이상한 놈.

이런 어매니티도 있다. 찾아보시라... 첨엔 뭔지 몰라 구글의 힘까지 빌려서 사용법을 알아냈다. 세심한 놈.

다이와 로얄 호텔 그란데가 좋은 점 중 하나는 굳이 비싼 호텔조식을 먹지 않아도 아침식사 해결하기가 아주 쉽다는 것이다. (호텔의 단점인가?) 호텔 바로 옆에 큰 세븐일레븐이 있다. 우리 부부는 3일의 숙박기간 내내 세븐일레븐 조식을 애용했다.

아침밥으로 충분한 김밥과 장국, 주먹밥, 라면, 샌드위치도 있다. 일본인들은 장국이나 컵라면 표지에 있는 내용물 거의 그대로 들어 있는 상품을 만든다. 풍부해 보이는 내용물 사진이 있다면 거의 그대로 들어 있다. 정말 본받을만한 장인정신이다.

장국맛은 예술이다. 첫 날 그렇게 먹어본 우리는 3일 내내 조식을 옆에 있는 세븐일레븐과 전 날 근처 돈키호테에서 산 장국, 신라면 컵라면을 사먹었다. 하나같이 편의점에서 받은 젓가락엔 이쑤시개가 들어있어서 신기했다.

일본 편의점은 그냥 편의점이 아니다. 식당, 마트, 잡화점을 대신한다 해도 거짓말이 아니다. 주차장 있는 편의점은 이곳 주민들도 장보러 멀리 가지 않고 편의점에 들른다는 뜻이다. 종종 이곳에서 아침이나 저녁식사로 도시락을 사서 가는, 옆 신축 공사장 인부들도 보였다. 보이지 않지만 건물의 오른쪽이 바로 호텔이다.

편의점을 자주 들르면 동전이 자꾸 쌓인다. 물론 동전을 자주 소비하는 곳도 편의점이다. 여기서 잠깐! 우리와는 다른 일본의 동전은 총 6가지 종류가 있다. 1엔, 5엔, 10엔, 50엔, 100엔, 500엔이 있다. 동전의 가치는 0을 하나씩 더 붙이면 와 닿는다. 은색은 큰 돈, 구리색은 작은 돈, 가벼운 돈은 10원짜리.

계산할 때마다 헷갈리는 동전은 점점 익숙해질 때쯤 귀국을 하게 된다. 마치 시차를 극복할 때 쯤 귀국해야 하는 것처럼...

3분 거리(호텔에서 신호등 하나 건너)에 있는 아반티 백화점 2층엔 돈키호테가, 지하로는 교토역으로 이어지는 지하도가 있다. 바로 옆엔 케이한 교토 그란데 호텔이 있다. 지난 7월에 왔을 때 우리 가족이 묵은 숙소였다.

이게 뭘까?

바로 호텔 입구 자동문이다. 첫 날 정신없이 호텔에 체크인했다가 다음 날 아침 밖으로 나서려다 정말 순간적으로 문을 찾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로비 바깥쪽에서 찍은 사진이긴 하지만, 안에서 밖으로 나가려 해도 사진과 같은 나무벽(?)만 보일 뿐이다. 고약한 것.

쓰다보니 호텔 홍보처럼 되어 버렸는데, 내 돈 내고 내가 직접 Agoda에서 예약한 호텔의 숙박기였다. 그 흔한 호텔로비 사진은 올리지 않겠다. 손님이 너무 없어 보이는 썰렁함이 좋기도 했지만, 특색은 없는 공간이었다. 단지 입구 문만 빼고 말이다.

다이와 로얄 호텔 그란데 교토는 신축호텔로 모든 시설이 깔끔하고 현대식이다. 층마다 작긴 하지만 피트니스 시설(자전거, 러닝머신)도 있고, 교토역 접근성도 아주 우수한 편이다. 그 바로 옆에 세븐일레븐이 있고, 좀 더 교토역쪽으로 가면 돈키호테도 있고, 그 남쪽 골목으로 가면 저렴한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들도 있다.

뭐하나 부족함이 없어보이는 이 호텔은 교토 여행의 좋은 기억에 남을 장소인 것 같다. 다음에 교토에 온다면 제일 먼저 고려해볼 호텔이며, 교토를 방문할 여행객들에게 추천할만한 호텔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