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장관계로 어제 서울에 있다가 오전에 대구로 내려오기 위해 열차표를 예매하려고 알아보았더니 몇 편의 열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매진되었거나 자유석만 남아 있었다. 추석연휴는 모레 토요일부터이지만, 예년에 비해 턱없이 짧은 기간 때문에 연휴가 시작되기 이틀전부터 귀성을 서두르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역 대합실에는 이미 많은 수의 사람들이 가방을 들고 귀성열차표를 구입하고 들뜬 마음으로 귀성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일관계로 서울로 향했다가 다시 내려가는 나같은 사람들이 표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결국 역방향 좌석으로 어렵게 표를 구했지만, 귀성객들의 고향 가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서울이라는 큰 도시에서 그나마 작은 위안을 찾으라면, ..
언제부터인가 블로그에 달린 댓글이나 문자메시지에 'ㅋ'라는 자음이 자주 등장했다. 물론 'ㅋ'라는 자음이 '큭큭' 또는 '크크'라는 '싱거운 웃음'의 표현이겠지만 여러상황에서 여러가지 의미를 준다. 'ㅋ'는 웃음의 의미이자 친근감의 표시이다. 대화할때야 표정을 보기때문에 웃음인지 화를 내는건지 구분이 가지만, 문자상으로 전달하는 것일때는 웃음과 분노 등의 감정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런 감정의 표현들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것이 이모티콘이지만, '^^, -,.- '같이 최소 2~4개의 키보딩을 해야 표현할 수 있지만, 'ㅋㅋ' 나 'ㅎㅎ' 등은 반복되는 자음을 연이어 키잉함으로써 자신의 표정을 단번에 나타낼 수 있다. 나처럼 이젠 좀 나이가 들어버린(?) 세대는 종종 이런 문자나 댓글이 낯설 수 있다. 나도..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도 바로서는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의 안목도 이젠 높아졌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신문사들은 알아야 한다. 동아일보 : 우남 별장 ‘홀대’… 김일성 별장 ‘우대’? 강원 화진포 1.5㎞거리 두 별장, 관람객도 없이 썰렁 - 하루 500여명 북적 이 前 대통령 유적 편의시설 부족 외면받아 김일성 별장엔 생애 소개… “자칫 미화 우려” 이철승씨 “김 주석 별장에 한때 DJ-盧전 대통령 사진 걸어” 비판 (기사 내용 중) 강원도 고성, 그리고 화진포해수욕장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해수욕장 한쪽 야트막한 산이 있는 해안선을 따라 김일성별장, 이승만별장, 이기붕별장이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위 그림은 강원도 고성군청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 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김일성별장은 화진포해수욕장과 동해바..
작년에도 그 이전에도 가을은 있었다. 더위를 몰아내는 가을은 아름답고 기분좋게 다가온다. 덥다가 갑자기 추워진다는 변덕같은 간사함보다는 그저 '바람 참 시원하구나'하는 생각이 가을이라는 정서에 더 잘 어울린다. 오늘은 처서다. 장소를 뜻하는 곳 '처(處)'자에 더위 '서(暑)'로 만들어진 24절기 중 하나이다. 더위가 떠나기 전 마지막 머무른다는 뜻이다. 여름과 가을이 교대를 하는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며칠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처서인 오늘 아침은 시원한 바람과 뭉게구름이 가득한 하늘때문에 가을이 정말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공기는 선선하지만 내리쬐는 햇볕은 그 어느때보나 강렬하다. 처서에 비가 오면 곡식이 준다는 옛말이 있는데, 그만큼 지금 이맘때 햇살은 곡물의 생장발율에 가..
토요일 오전에 조조할인으로 아내와 둘이서 정말 오랫만에 영화를 보러갔다. 아이들을 동생네에 1박 2일로 맡기고 한가한 오전을 맞았기 때문이었다. 영화 한편에 7천원이 아닌 4천원에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분은 좋았다. 집가까운 복합영화관이 롯데시네마였는데, 연휴때문인지 초중고생들과 부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인터넷과 주변에서 다들 '놈놈놈(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단기간에 몇백만명이 본 영화라서, 다른 개봉영화들은 제쳐두고 일단 이 영화로 선택하게 되었다.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라서 오전에 조조로 본다고 해도 점심을 마칠때쯤 나오게 되었다. 입장을 하려니 의외로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많았다. 많아봐야 초등학교 4,5학년 아이들쯤으로 보이는 자녀를 데리..
요즘들어 이 블로그에 포스팅하기기 쉽지 않습니다. 예전만큼 열정도 생기지 않고, 마음도 그냥 좀 가라앉아서 포스팅도 그리 시원치 않습니다. 밥맛도 없고 의욕도 많이 줄었습니다. 아무래도 더위 먹은거 같습니다. 하고싶은 말이 많이 줄었다고나 할까요? 다른 블로거들처럼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싶지 않습니다. 우리 경제가 어떻고, 정치가 어떻고, 사회가 이렇고 하는 문제는 너무나 자주 듣고, 이제 어떤 주제는 너무 식상하고, 오로지 화(禍)만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주장을 하는 블로그들이 불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마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일뿐입니다. 저도 그 화를 돋구는데 일조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우리사회는 정말 많은 에너지를 화로 변이시키고 있..
지금은 케이블 TV 때문에 공중파 VHF/UHF 안테나를 이용하는 가구는 잘 없다. 아직까지 공중에 날아다니는 전파를 잡아 TV를 보는 가구는 산골마을처럼 유선이나 케이블 방송망이 미치지 않은 곳이나 사용할까 도심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공중으로 TV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특히나 국가공영방송인 KBS는 난시청지역 해소를 위해 TV시청 가구를 대상으로 꼬박꼬박 시청료도 받아가고 있으며, 그 돈의 일부는 이처럼 공중파를 송출하는데 사용한다. TV 안테나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유선방송사의 등장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였다. TV 성능은 좋아지고 채널은 늘어나고, 지난 밤에 봤던 드라마를 다시 송출하는 지역 유선 방송사의 등장으로 공중파를 잡아서 TV를 보던 가구가 줄기..
장맛비 얘기는 며칠부터 뉴스에 단골로 나왔었다. '내일은 비가 내린다. 내릴거다. 내리겠지...' 등등 자꾸 변하더니, 오늘 여기 대구에는 비는 안오고 땡볕만 계속되고 있다. 아까 포털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랬다. 강원 영서지역과 경기 일부에서는 물난리가 난 모양인데, 같은 시간 대구는 찜통 더위에 약간의 바람만 불었다. 먹구름이 끼었다가 다시 없어졌다가만 반복했다. (기상청 속보) 덕분에 기상청만 양치기소년꼴이 나버렸는데, 이 정도면 기상청 탓만 하기엔 무리가 있을 거 같다. 중부 이남권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린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지 않겠나 싶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긴급 요청을 하나 했다. 나 : '지금 거기 날씨 어떠냐?' 친구 : '장대비가 ..
살다보면 정말 여러가지 상황을 마주치게 된다. 그 중엔 다른 사람에게 약속과 함께 스스로에게 다짐할 경우도 많다. 하고 후회하는 행동이 있고,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행동이 있다. 약속은 누군가가 누군가에게(설령 자신에게도) 말로서 행하는 최선의 진심이다. 때로 약속을 너무나 쉽게 하는 경향들이 있지만, 그래도 신성시 되어야 할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약속이라는 것이다.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을 가장 존경한다. 물론 그 존경의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약속을 내뱉고 지키는 자만이 약속이란 말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떳떳해야 한다. 약속은 떳떳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당함이며, 약속을 지켰다는 것만으로도 큰 칭찬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늘 이유가 따라다닌다. 이러이러하므로,..
사실 맛집 블로그는 도처에 깔려 있다. 맛집 소개 자체를 테마로 하는 블로그들은 수두룩하다. 전문가 뺨치는 수준에서 아주 감각적인 소개를 하는 블로그까지 아주 많다. 또한 맛집의 특성상 구전(口傳)에 의한 것이 많아서인지, 다양하게 중복되는 맛집 방문기들은 입맛의 선호도를 잘 구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내블로그도 포털에서 검색하면 '맛집 방문기' 카테고리가 있어서인지, 부끄럽게도 맛집 소개도 하는 블로거인양 나와 있어서 여간 쑥쓰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맛집에 대해 잘 아는 바가 없다. 회사에서 모시는 분이 맛나는 음식에 대해 많이 알고 계셔서 따라서 몇 번 간 것이 전부였고, 나머지 맛집이라는 곳들도 '지극히' 주관적이면서 남들이 괜찮다고 하는 곳들을 찾아 봤었다. 그래봐야 아직까지 19개 밖에..
맥주는 여름의 술이다. 우리나라에서 6월부터 10월까지 판매되는 맥주의 양은 1년에 판매되는 맥주 판매량의 7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소주나 양주같은 다른 어느 술보다 더위를 식히는 청량감을 주는 효과가 크기때문에 누구나 여름의 대표적인 술로 맥주를 꼽는데는 주저함이 없다. 나는 다른 주류보다 맥주를 즐긴다. 대학시절 처음 맛 본 이후로 지금까지 맥주를 즐겨 마시고 있다. 소주나 막걸리 같은 술은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맥주는 부담을 갖지 않는 주류이다. (국산 흑맥주 스타우트 PET 버전) PET 맥주보다는 병맥주가 더 맛있고, 그보다는 생맥주가 더 맛있다. 하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맥주는 할인점의 PET 맥주라서 상대적으로 병맥주는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작년에 재작년부터 맛보기 ..
내 또래(30대 후반)라면 은하철도 999 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추억이 가득할 것이다. 80년과 96년에 MBC를 통해 매주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었던 만화영화는 당시 또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던 환타지 만화였다. (1일 역장 행사에 나온 마츠모토 레이지, 출처 : Flickr yuki80) '하록선장'과 '우주전함 야마토'를 만든 일본의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본명 마츠모토 아키라)에 의해 탄생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만화다. 처음에 만화로 만들어졌다가 다시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여 1978년 일본 후지 TV를 통해 방영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몇년 뒤 1980년에 MBC가 수입하여 원작 주인공인 12살 '호시노 테츠로'를 '철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영원히 살 수 있는 기계몸을 가지기..
2000년 우리나라를 떠나 더 큰 배움을 얻고자 미국으로 건너간 친한 친구이자 이제는 친한 동생이 된 성훈이가 돌아왔다. 내년 1월 1일부터 세계 유수 대학으로 손꼽히는 홍콩과학기술대학 조교수로 임용이 결정되어 학자로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친구이기에, 이 친구의 앞날이 곧 나의 앞날처럼 느껴진다. 연합뉴스 : 지방실업고 출신이 홍콩과기대 조교수로 남들이 말하는 좋은 학벌과 좋은 환경에서 오늘의 네가 나온 것이 아니라, 순전히 스스로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낸 성훈이를 옆에서 10년 넘게 보아온 나는 정말 감개무량하다. 1995년 같이 창업을 했을 때만 해도 그저 기술과 굳은 의지 하나로 회사를 이끌었는데, 그의 노력과 열정 덕분에 회사는 급속하게 발전하였다...
점심때 잠시 누굴 만날 일이 있어서 대구 서구 비산네거리쪽으로 갈 일이 있었다.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나왔다가 한 가게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간판도 연락처도 없는 자전거방이었다. 자세히 보면 자전거 부품으로 가득차 있다. 흡사 창고같이 생긴 이곳은 자전거의 무덤같았다. 폐차장같이 폐자전거장(?)이었다. 밖엔 고치다 만 자전거 바퀴가 나와 있고, 입구쪽엔 각종 타이어가 걸려있다. 지나가다 타이어에 공기라도 넣으라고 펌프도 준비되어 있다. 셔터는 약간 내려져 있는데, 아마도 위에서부터 부품이 쏟아지지 않도록 막아놓은 용도로도 쓰이는듯하다. 아님, 닫을때 쉽게 작동이 되게하기 위해 저렇게 해 놓았을수도... 참, 아쉽지만 내부 촬영을 하지 못했다. 주인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께서 입구쪽에 앉아계시는데, 차마 사진..
6월 30일이면 달(月)로 따지면 1년의 절반을 넘기는 날이다. 365일 중 181일째 날이어야 하지만 올해가 윤년인 관계로 오늘은 182일째 날이다. 올해 남은 날은 184일이다. 6월이 지나간다고 나와 내주변에 특별히 바뀌는 것은 없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는 이를 기점으로 여러가지 변화들이 생긴다. 상반기, 하반기로 나누어 오늘이 상반기 마지막 날이며, 분기로 따져도 2분기 마지막 날이다. 1년의 절반이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각종 결산들이 많고, 1년 사업의 중간 점검이 있다. 자동차세 연간 2납 중, 전반기 세금 납부마감일이 오늘이고, 각종 행정적인 절차의 고지 마지막날이 많다. 절반이라는 의미가 우리 생활 여러곳에서 사용되지만, 1월 1일에 이어 한 해의 중간이라는 점에서 뭔가 결심을 가다듬을 기..
아침에 출근을 위해 아파트 주차장으로 갔다. 차에 시동을 걸고 주차선밖으로 차를 후진하여 나오는데, 아파트 관리인으로 보이는 경비아저씨가 나를 보고 인사를 한다. 빙그레 웃으시면서 인사를 한다. 난 그 아저씨를 잘 모르지만, 그 분은 내가 아파트 입주민이라는 생각에(내 차에 스티커가 붙어있으니까) 반갑게 아침인사를 했을 것이다. 참 기분이 좋았다. 비록 같은 입주민은 아니고 경비를 맡고 계시지만 아파트를 잘 지키고 있으며, 입주민을 보호하고 있다는 느낌을 단번에 받을 수 있었다. 보통 주차를 하거나 출차를 할때 경비아저씨들은 물끄러미 지켜보기만 한다. 혹시나 다른 차를 긁거나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일종의 감시의 눈길을 받는다. 기분 나쁜 것도 아니고 그분들의 고유업무일뿐이니 별 생각없이 ..
요즘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영어조기교육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영어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남들만큼은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영어교육은 어느덧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저녁을 먹고 나선 동네마실길에 새로 생긴 건물에 영어 학원이 두개나 들어선 것을 목격했다. 하나는 기초를 다지는 학원이었고 하나는 나름 레벨이 있는 학원이었다. 어떤 초등학교에선 원어민 강사가 영어를 가르친다고 하는데, 그렇지 못한 학교에선 학부모들이 나서서 아이들 영어교육에 열의를 쏟아붙고 있는 상황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태권도, 미술 음악, 피아노 같은 예체능 위주의 학원에서 어느순간부터 영어학원이 등장했다. 대체 저 어린 나이에 예체능에 이어 외국어를 이렇게 일찍 배워야 한..